"한·미 NCG는 획기적 성과…日보다 앞선 아시아 최초" [日전문가가 본 尹방미]

이영희 2023. 5. 1. 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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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카다 야스요(阪田恭代) 일본간다외국어대 교수는 이번 한·미 정상회담으로 창설된 한·미 '핵협의그룹(NCG)'에 대해 "획기적 성과"로 평가했다. 사카다 교수는 지난 28일 이뤄진 전화 인터뷰에서 이번 정상회담을 통해 "핵 문제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한·미·일이 협력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현지시간) 워싱턴DC 백악관 오벌 오피스에서 열린 한미 정상 소인수회담에 나란히 참석하고 있다. 대통령실 홈페이지=뉴스1

Q : 이번 한·미 정상회담을 어떻게 봤나
A : 한·미 동맹 70주년을 맞아 동맹 관계가 앞으로도 굳건히 이어진다는 강한 메시지를 미국과 한국 국민들에게 전달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본다. 구체적인 어젠다로는 아시아 국가로는 최초로 미국과 핵 확장 억제를 논의하는 공식적인 제도를 만들었다는 것이 획기적인 성과다. 한·일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지만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도 윤 대통령이 '관행을 깨부수는(가타야부리·型破り)' 인물이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Q : 한국이 일본보다 먼저 NCG를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A :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경계의식은 일본보다는 한국이 높다. 한국 국내에서 '독자 핵무장론'까지 나오는 상황이지만 한국 정부로서는 미국의 핵우산이 가장 현실적인 방안이라고 판단했을 것으로 본다. 하지만 현재 그대로가 아닌 보다 가시화된 형태로 미국의 약속을 받아내야 하는 절실함이 있었다. 미국도 이 문제에 있어 한국을 조금 더 안심시킬 필요가 있었고 이것이 협의체 구성으로 이어졌다. 미국 나름의 호응이라고 할 수 있다.

Q : 실제로는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주장도 있는데
NCG는 한국이 바라던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의 '핵 공유(nuclear sharing)'까지는 미치지 못하지만 나토의 '핵계획 그룹(muclear planning group)'과 비슷한 수준의 협의체로 의미가 있다. 종래와 다른 점은 한국이 미국의 핵 전략·정책에 대해 함께 논의하고,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구조가 생겨났다는 것이다.

Q : 경제적인 측면에서 이번 회담을 평가한다면
A : 한국에서 관심이 많았던 반도체과학법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조건 완화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하지만 이 문제는 한국 뿐 아니라 일본, 네덜란드 기업 등 사실상 전세계에 적용된다. 미국이 한국에만 특례 조치를 적용하는 건 사실상 어려운 일로 보인다.

Q : 3월 한·일 정상회담이 이번 한·미 회담에 영향을 줬다고 보나
A : 한·일 정상회담이 없었어도 동맹 70주년을 맞은 해인 만큼 윤 대통령의 방미는 성사됐을 것이다. 단 한국 정부로서는 '한·일 정상회담(3월)-한·미 정상회담(4월)-주요7개국(G7) 정상회의(5월)'까지를 '한 세트'로 추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물론 미국을 위해서가 아닌 한국을 위해 한 일이지만 미국이 한·일 관계 개선을 바래왔던만큼, 이번 회담에서 미국에 하나의 선물이 됐다. 바이든 대통령도 윤 대통령의 한·일 관계 개선을 '용기있는 결단'으로 높이 평가했다.

Q : 앞으로 한·미·일 관계 전망은
A : 3월에 한·일 정상회담이 열린 이후 양국의 전략·안보 협력의 공간이 넓어졌다. 우크라이나 문제 등 세계 레벨에서의 협력, 인도태평양파트너십으로서의 협력 등을 할 여지가 생겨났다. 이미 몇몇 언론에서 보도가 나온 대로 미국은 한·미·일이 함께 하는 핵 협의체를 검토 중이다. 미·일의 경우는 북한 문제 뿐 아니라 대중국·러시아에 대한 억지도 고려해야하기 때문에 차원이 조금 다르다. 그 안에서 어떤 형태로 한·미·일이 협력할 것인가가 향후 중요한 과제다. 한국과 일본의 수출 관리 문제가 일단락된 만큼, 경제 안보 측면에서의 다양한 협력도 가능해질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한국과 일본이 보다 큰 의미에서 '핵불(不)확산'이나, 기시다 정권이 내세우고 있는 '핵무기가 없는 세계 실현' 등을 향한 움직임에도 파트너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사카다 야스요 교수는=간다외국어대 교수. 한국 연세대·미국 조지워싱턴대 객원연구원 역임. 전문 분야는 한반도 안전보장, 한·미, 한·미·일 협력.

도쿄=이영희 특파원 misqui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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