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당] 하루 8시간 노동제

고승욱 2023. 5. 1. 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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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시간 일하고, 8시간 놀고, 8시간 쉬자.'

특히 그가 주창한 하루 8시간 노동제는 세계 노동운동의 핵심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전면 파업이 시작됐다.

지금 우리는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는 주 40시간 노동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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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승욱 논설위원


‘8시간 일하고, 8시간 놀고, 8시간 쉬자.’

사회주의라는 말을 처음 사용한 영국의 로버트 오웬이 1817년 만든 슬로건이다. 산업혁명 당시에는 하루 16시간 주 6일 근무가 기본이었다. 20살부터 방적공장을 경영한 오웬은 산업 발전에서 비롯된 온갖 부조리를 도덕적 가치로 무장한 인간의 연대로 제어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주장은 훗날 공상적 사회주의라는 이름이 붙었지만 그가 협동조합이라고 한 노동자 연대는 현대 노동조합의 토대가 됐다.

특히 그가 주창한 하루 8시간 노동제는 세계 노동운동의 핵심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1848년 프랑스 2월혁명에서 12시간 노동 구호가 등장했을 정도로 장시간 노동에 관대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생산성이 높아지자 상황이 달라졌다. 1840년대 호주에서 8시간 노동을 실행한 기업이 처음 나왔고, 1866년 국제노동자단체인 제1인터내셔널은 8시간 노동을 전면에 내세웠다. 이후 전 세계에서 파업과 시위가 잇따랐다.

그러다 미국 시카고에서 일이 터졌다. 1886년 5월 1일 8시간 노동을 요구하는 전면 파업이 시작됐다. 3일 만에 경찰이 발포했고, 다음 날 누군가 경찰에 폭탄을 던졌다. 이어진 경찰의 사격으로 수십명이 그 자리에서 숨졌다. 현장에서 체포된 노동자 8명에게는 사형이 선고됐다. 노동절(May Day)의 유래가 된 헤이마켓 사건이다. 이를 계기로 제2인터내셔널은 8시간 노동제를 공식화했다. 20세기에는 국제노동기구(ILO)의 1호 조약 채택으로 8시간 노동제는 글로벌 스탠더드로 정착됐다.

지금 우리는 하루 8시간 주 5일 일하는 주 40시간 노동제다. 과거에는 100시간 넘게 일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 하지만 노동시간을 둘러싼 갈등은 여전하다. 근무시간 계산은 언제부턴가 하루에서 주 단위로 바뀌었다. 주 64시간 근무도 가능하고, 탄력근로제 단위기간을 6개월로 늘린 법도 2019년 통과됐다. 정권이 바뀐 뒤에는 주 69시간이라는 말이 나왔다가 쑥 들어갔다. 노동개혁은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다시 생각하는 노동절 아침이다.

고승욱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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