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SG증권발 하한가 사태에 금융당국 책임 면하기 어렵다

2023. 5. 1. 04:03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파장이 커지면서 검찰과 금융당국이 최근 합동수사팀을 꾸려 엄정 수사에 나서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금융시장 감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한 방송사의 제보를 통해 4월 초 이번 사태 징후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4월 말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진 것을 고려할 때 금융위가 신속히 대응했으면 투자자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서유석 금융투자협회 회장이 지난 28일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금융감독원 주최로 열린 증권업계 사장단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SG증권발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파장이 커지면서 검찰과 금융당국이 최근 합동수사팀을 꾸려 엄정 수사에 나서기로 한 것은 늦었지만 다행이다. 많은 개미 투자자들이 주가조작 세력들의 꾀임에 빠져 큰 피해를 입었고 시장의 신뢰가 무너진 일이기에 엄정한 수사와 처벌이 이어져야 한다. 하지만 사후 처벌보다 중요한 게 사전 예방이란 점에서 이번 사태에 대한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의 늑장 대응 여부도 철저히 따질 필요가 있다.

금융시장 감독을 총괄하는 금융위원회는 한 방송사의 제보를 통해 4월 초 이번 사태 징후를 처음 인지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 기관이 방송사보다 시장 정보를 늦게 안 것은 문제다. 더욱이 하한가 폭탄을 맞은 8개 종목들에 대한 ‘작전설’이 지난해 하반기부터 잇따랐는데도 이를 놓쳤거나 무시한 것은 책임을 방기한 것이나 다름없다. 인지 후 조처에도 뒷말이 무성하다. 금융위는 “초기 인지 때부터 금융감독원, 검찰과 함께 공조 수사를 해왔다”고 했으나 금감원 측에서는 “최근까지 금융위로부터 업무 협조 요청을 받은 바 없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온다. 4월 말 주가 폭락 사태가 벌어진 것을 고려할 때 금융위가 신속히 대응했으면 투자자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었을 것이다. 시장 교란 행위를 1차적으로 예방해야 하는 거래소 역시 책임을 피할 수는 없다. 거래소는 대성홀딩스 선광 삼천리 등 주가조작에 동원된 8개사에 대해 최근 3년간 한 번도 시세 조종, 부정 거래 등에 대한 조회 공시 요구를 하지 않았다. 매출도 적고 실적도 저조한 종목들이 수백% 올랐다면 이상 거래로 보고 당국에 알렸어야 하는 것 아닌가.

금융당국은 지난해 10월 강원도 레고랜드 사태, 11월 흥국생명 신종자본증권 조기 상환 포기 때에도 초기에 문제를 알고도 ‘지방자치단체 일이다’ ‘별일 아니다’ 식으로 방관했다가 자금 경색을 겪는 등 홍역을 치렀다. 반면교사로 삼고 금융 이상 징후에 대한 철저한 대비와 점검을 해야 할 당국이 반년도 안돼 실수를 반복하고 있다. ‘대출이자 억제’ 등 관치는 신속히 진행하면서 정작 본연의 감독 임무에는 소홀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주가조작 예방을 위한 시스템 구축과 더불어 금융당국의 진정한 각성이 필요하다. 그게 스스로 깎아 내린 신뢰를 조금이라도 회복하는 길이다.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