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 웃지 못한 ‘대기록’…토트넘, 리버풀에 3-4 패배 ‘6위 추락’
EPL 통산 11번째·토트넘 2번째 대기록
토트넘은 리버풀에 3-4 패배 '6위 추락'
손흥민이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썼다. EPL 역사상 11번째 대기록이다. 그러나 소속팀 토트넘의 패배로 빛이 바랬다. 전반 15분 만에 3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무너진 격차를 극적으로 좁혔지만, 추가시간 통한의 실점을 허용했다. 팀 순위는 6위로 추락했다.
토트넘은 1일 오전 0시 30분(한국시간) 영국 리버풀의 안필드에서 열린 2022~23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난타전 끝에 리버풀에 3-4로 졌다.
이날 패배로 최근 4경기에서 1무 3패에 그친 토트넘은 승점 54(16승 6무 12패)로 6위까지 내려앉았다. 7위 애스턴 빌라와는 승점이 같고, 8위 브라이턴 앤 호브 알비온(승점 53)은 토트넘보다 3경기나 덜 치른 상황이라 순위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커졌다.
특히 토트넘은 불과 일주일 전 뉴캐슬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6실점 참패를 당한 것을 비롯해 최근 4경기에서 무려 14실점을 허용해 수비가 완전히 무너졌다. EPL 역사상 4번째로 전반 15분 만에 가장 많은 실점(13골)을 허용한 팀이라는 굴욕적인 기록도 더했다.
손흥민은 후반 33분 EPL 역사상 11번째이자 토트넘 구단 역사상 2번째로 7시즌 연속 두 자릿수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전에 이어 2경기 연속골도 터뜨렸다. 그러나 팀의 패배로 끝내 웃지는 못했다.
최근 안토니오 콘테 감독에 이어 크리스티안 스텔리니 감독 대행마저 경질돼 ‘대행의 대행’ 체제 촌극을 이어가고 있는 토트넘은 오는 6일 오후 11시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EPL 35라운드 홈경기에서 분위기 반전에 도전한다. 손흥민도 팰리스전을 통해 3경기 연속골 사냥에 나선다.
라이언 메이슨 감독대행이 이끈 토트넘은 케인을 중심으로 손흥민과 데얀 쿨루셉스키가 좌우 측면에 포진하는 3-4-3 전형을 가동했다. 이반 페리시치와 페드로 포로가 윙백에 포진했고 피에르 에밀 호이비에르와 올리버 스킵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벤 데이비스와 에릭 다이어, 크리스티안 로메로가 수비라인을, 프레이저 포스터가 골문을 각각 지켰다.
토트넘은 전반 5분 만에 연속 실점을 허용하며 일찌감치 무너졌다. 전반 3분 트렌트 알렉산더 아놀드의 크로스가 커티스 존스의 논스톱 슈팅으로 연결돼 토트넘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엔 코디 학포의 컷백을 루이스 디아스가 마무리했다.
토트넘은 전반 15분 만에 세 번째 골까지 실점했다. 로메로가 페널티 박스 안에서 학포에게 태클을 가해 페널티킥이 선언됐다. 키커로 나선 모하메드 살라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토트넘은 15분 만에 0-3으로 끌려갔다. 리버풀 원정길에 오른 토트넘 팬들도 일찌감치 자리를 뜨기 시작했다.
궁지에 몰린 토트넘은 이렇다할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전반 28분 역습 상황에선 케인의 크로스가 손흥민의 발 끝에 맞지 않았지만 이마저도 오프사이드 판정이 나왔다. 페드로 포로가 하프라인 아래에서 찬 슈팅이 토트넘의 이날 첫 공식 슈팅이었다. 0-3으로 뒤지던 전반 29분이었다.
전반 중반 이후에야 토트넘이 추격의 불씨를 지폈다. 전반 39분엔 손흥민이 페널티 박스 안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았다. 골키퍼까지 제친 뒤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다. 그러나 골키퍼까지 지나친 슈팅은 골문에 있던 버질 반 다이크가 걷어내 아쉬움을 삼켰다.다행히 토트넘은 곧바로 만회골을 넣었다.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파고든 페리시치의 크로스를 케인이 문전에서 바이시클킥으로 연결해 리버풀 골망을 흔들었다. 2분 뒤엔 쿨루셉스키가 직접 역습을 전개해 골을 노렸으나 알리송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한 차례 기회를 놓친 손흥민도 만회골을 넣으려 애썼다. 그러나 페널티 박스 오른쪽에서 절묘하게 감아 찬 슈팅이 골대를 강타했다. 이마저도 이미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다. 리버풀도 쐐기골을 넣으려 했지만 무산됐다. 전반은 리버풀이 3-1로 앞선 채 마쳤다.
후반 들어서도 토트넘이 반격에 나섰다. 손흥민이 후반 8분 역습 상황에서 다시 한 번 기회를 잡았다. 아크 정면에서 찬 오른발 슈팅은 그러나 골대를 강타했다. 1분 뒤 로메로의 오른발 슈팅마저도 골대에 맞았다. 토트넘은 한껏 오른 기세에도 좀처럼 결정을 짓지 못해 아쉬움만 삼켰다.
메이슨 대행은 후반 20분 쿨루셉스키를 빼고 파페 마타르 사르를 투입하며 변화를 줬다. 중원을 두텁게 두고 손흥민과 케인을 최전방 투톱에 배치했다. 그러나 후반 초반 실점 위기를 잇따라 넘긴 리버풀은 점유율을 크게 끌어올리며 경기를 주도하기 시작했다. 토트넘의 창끝도 급격하게 무뎌지는 듯 보였다.
토트넘 추격의 불씨를 다시 지핀 건 손흥민이었다. 후반 33분 로메로의 패스 타이밍에 맞춰 리버풀 수비 뒷공간을 완전히 무너뜨렸다. 손흥민은 골키퍼와 일대일로 맞선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침착하게 오른발로 차 넣어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손흥민의 만회골로 분위기는 다시 토트넘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메이슨 대행은 히샬리송까지 투입하며 공격에 무게를 뒀다. 균형을 맞추려는 토트넘, 그리고 1골 차 리드를 지키려는 리버풀의 공방전이 이어졌다.
그리고 토트넘은 후반 추가시간 극적으로 동점을 만들었다. 손흥민의 프리킥을 히샬리송이 마무리했다. 0-3으로 뒤지던 경기를 3-3으로 만드는 극적인 동점골이었다. 그러나 토트넘의 기쁨은 오래가지 않았다. 이어진 역습 상황에서 디오구 조타에게 통한의 실점을 허용했다. 결국 경기는 토트넘의 3-4 패배로 막을 내렸다.
김명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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