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직구장 매진에 답했다…롯데, 11년 만에 리그 1위
부산 사직야구장이 2만2990명의 관중으로 가득 찼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8연승을 직접 보기 위해 부산의 야구팬들이 야구장으로 모여든 결과다. 이대호의 은퇴식이 열린 지난해 10월 8일 LG 트윈스전 이후 처음으로 부산 홈 경기가 매진을 이룬 가운데 롯데 선수단은 짜릿한 재역전극으로 승리를 선사했다.
롯데는 30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 외국인 타자 잭 렉스의 역전 결승타를 앞세워 5-3으로 이겼다. 지난 20일 KIA 타이거즈전 승리 후 8경기째 무패 행진. 2010년 6월 12일 한화 이글스전 이후 13년 만에 8연승을 달렸다.
롯데는 올 시즌 14승 8패로 승률 0.636를 기록하며 이날 두산 베어스에 패한 SSG 랜더스(15승 9패·승률 0.625)를 승률 0.011 차로 제치고 리그 선두로 올라섰다. 롯데가 시즌 초반 20경기 이상 치른 상황에서 단독 1위에 이름을 올린 건 2012년 7월 7일 이후 11년 만이다.
열성적인 응원을 등에 업은 롯데는 키움 에이스 안우진의 벽마저 뛰어넘었다. 안우진은 경기 전까지 평균자책점 0.84를 기록 중이던 KBO리그 현역 최고 투수다. 롯데는 2회 1사 만루에서 안권수의 희생플라이로 선취점을 얻었고, 3회 2사 2루에선 안치홍의 적시 2루타로 추가점을 냈다. 안우진(5이닝 2실점)은 올 시즌 처음으로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마운드를 내려갔다.
롯데는 5회 초 3점을 내줘 역전을 허용했지만, 7회 말 2사 1·3루에서 키움 투수 김동혁의 보크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이어 렉스가 우익선상을 타고 흐르는 역전 적시 2루타를 작렬했다. 다음 타자 전준우도 쐐기 적시타로 화답했다. 롯데 마무리 투수 김원중이 9회를 퍼펙트로 막고 2점 차 승리를 지켜내자 사직구장은 뜨거운 함성으로 뒤덮였다.
롯데 래리 서튼 감독은 “연승을 이어가려는 선수들의 강한 투지와 관중석을 꽉 채운 팬들의 에너지가 합쳐져서 승리를 가져왔다”며 “우리 팀 선수들과 롯데 팬들 모두 정말 대단하다”고 박수를 보냈다. 한편 NC 다이노스는 한화 이글스를 4-1로 꺾었다. 삼성 라이온즈는 수원 KT 위즈전에서 연장 10회 오재일의 결승 홈런이 터져 1-0으로 승리했다. 삼성은 5연승, KT는 9연패다.
배영은 기자 bae.younge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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