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단 군벌다툼에 유엔 금지한 北무기 사용됐을 수 있어…제재 효과 의문”

지난 25일(현지시간) 수단 하르툼에서 한 남성이 최근 전투로 파괴된 주택 옆을 지나가고 있다. AP연합뉴스

15일째 계속되고 있는 수단 군벌 간 충돌 과정에서 북한의 무기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군사 블로거 ‘워 누아르’(War Noir)는 “신속지원군(RSF)이 수단 정부군으로부터 빼앗은 무기들을 공개했다”며 한 영상을 전날 트위터에 올렸다. 워 누아르가 공개한 영상에는 RSF로 추정되는 군인이 군사기지로 보이는 곳에서 여러 무기를 가리키며 소개하는 듯한 장면이 담겨 있다. 워 누아르는 “영상에 주목할 만한 다연장로켓포(MRL)가 보인다”며 “북한의 122㎜ BM-11 3대와 중국의 302㎜ 웨이스 WS-1B 최소 1대”라고 강조했다.

수단 정부군과 준군사조직인 RSF는 지난 15일 전국 동시다발 교전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유혈 분쟁을 이어가고 있다. 여러 차례 휴전 합의에도 충돌이 계속되며 내전 우려가 커지고 있다.

네덜란드 군사정보 사이트 오릭스(Oryx) 소속 주스트 올리만스와 스테인 미처도 “수단은 북한제 AGP-250 활공폭탄을 공중 폭탄으로 사용하고, 북한의 122㎜ BM-11 다연장로켓포와 122㎜ 유도 로켓을 사용한다”며 “북한의 무기가 이번 충돌에 사용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미 해군분석센터(CNA)의 켄 가우스도 “북한이 은밀하게 수단에서의 사업을 재개하는 데 성공했다고 해도 놀랍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엔, 유럽연합(EU), 미국 등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통해 북한에서 무기를 사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그러나 유엔은 지난 수년간 여러 차례에 걸쳐 북한과 수단 사이의 무기 거래가 포착됐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의 2017년 보고서는 북한의 조선광업개발무역회사(KOMID)가 2013년 수단에 다수의 무기를 판매했다고 썼다. 2019년 보고서에 북한이 외국인 밀매업자를 통해 수단뿐 아니라 예멘 후티 반군과 리비아 등에 무기 공급을 시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다만 수단은 2016~2018년 사이 북한과의 무기 협력 일체를 중단했다고 여러 차례 주장하며 거래를 부인했다. NK뉴스는 이러한 무기 거래가 “북한 무기 산업에 대한 제재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애 기자 am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