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글' 소개한 中 "한국 친미정책…북∙중∙러 보복 가능성"
중국이 관영 매체를 동원해 연일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를 폄하하며 윤석열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야당과 일부 전문가 등 비판 목소리를 일방적으로 소개하며 정부의 외교정책이 국내에서도 비판에 직면했다고 주장했다.
중국중앙TV(CCTV)는 30일 저녁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신원롄보(新聞聯播)에서 한일정상회담에 이어 한미정상회담도 실패했다고 주장한 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의 페이스북 글을 비교적 자세히 소개하며 정상회담 결과가 한국 내에서 우려와 비판을 불러일으켰다고 보도했다.
또 '워싱턴 선언'은 빈 껍데기라고 한 김동엽 북한대학원 교수의 주장과 굴욕외교 중단 촉구 시국성명을 발표한 숙명여자대학교 교수들의 소식도 소개했다.
CCTV는 그러나 핵 억제력과 관련해 워싱턴 선언을 긍정적으로 평가한 전문가들의 입장은 보도하지 않았다.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한국 정부가 '압도적 친미정책'을 펴고 있다고 비난하며 북한·중국·러시아의 보복 가능성을 거론했다.
신문은 이날 북핵 위협에 대응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핵우산(확장억제)을 강화하기로 한 '워싱턴 선언' 등을 거론하며 한반도에 미국의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은 중국, 러시아, 북한에 극도로 위험하고 도발적인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국과 한국은 또 다른 핵 위기를 촉발할 수 있는 전략적 수준의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분석이라고 전했다.
중국 군사전문가 쑹중핑은 이 매체에 "확장억제 전략은 동맹국인 한국을 방어하기 위한 게 아니라 북한의 군사력 강화를 빌미로 중국, 러시아, 북한을 압박하기 위해 미국의 전략 자산을 배치하려는 핑계"라고 말했다.
아울러 "이것은 한반도 비핵화에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상황을 악화시키고 중국, 러시아, 북한의 안보를 심각하게 위협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글로벌타임스는 중국 마오닝 외교부 대변인, 북한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 러시아 마리아 자카로바 외무부 대변인 등이 워싱턴 선언에 강하게 반발했다는 사실을 소개한 뒤 한국이 북·중·러의 경고를 무시하면 보복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북·중·러의 보복은 한국과 윤 대통령에게 '악몽'이 될 수 있으며, 한국이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겪게 될 손실은 미국이 제공하는 보호와 투자보다 크다고 주장했다.
진칸룽 중국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는 "외교 정책에서의 윤 대통령의 결정은 친미 성향 참모들의 영향을 많이 받아 균형을 잃고 점점 극단적으로 되고 있다"면서도 "이러한 현명하지 못한 정책은 한국의 국익에 반하기 때문에 지속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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