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으멍, 걸으멍, 쉬멍'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 성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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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남 기자]
'꺾으멍, 걸으멍, 쉬멍 남원읍으로 옵써예(꺾으면서 걸으면서 쉬면서 남원읍으로 오세요)'라는 주제로 개막된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가 4월 29~30일 이틀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산 76-7 일대에서 연인원 2만여명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 사물놀이 길트기 한라산 청정 고사리축제를 알리는 남원읍민속보전회 사물놀이 |
ⓒ 고창남 |
전날 비가 온 탓에 제대로 개막식을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막상 개막식이 진행되니까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날씨가 개었고,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활히 진행되었다. 삼삼오오 각 마을 주민들이 파릇파릇한 고사리 봄내음 맡으면서 모이면서 축제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어떤 마을에서는 45인승 버스를 대절해서 오기도 했다.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는 남원읍 민속보존회의 사물놀이패가 징, 꾕과리, 북, 장구 등 사물놀이로 먼저 길을 틈으로써 시작되었다. 이어서 말을 탄 자치경찰 기마대가 기마행진을 선보였는다. 사물놀이패와 기마대가 지나가자 마을 주민 중 일부는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 내빈들 참가자들께 인사하는 내빈들(왼쪽부터 오승식 교육의원, 현승민 축제위원장, 송영훈 도의원, 현은정 남원읍장, 오임수 서귀포시 부시장, 김소연 작가) |
ⓒ 고창남 |
행사장에는 서귀포시 남원읍 17개 마을들이 각각 천막을 친 뒤 제주도 고유의 향토음식과 고사리 식품 등을 먹었다.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고향 선후배들끼리 막걸리 한잔 하면서 회포를 풀었다. 각 마을의 부스에서는 고사리로 만든 전, 고사리 빙떡, 제주 전통떡 오메기떡과 상예떡 등 전통 향토음식들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고사리 풍습체험, 람사르 습지 홍보부스, 고향사랑 기부제 홍보부스 등도 설치되어 찾는 이들에게 그 의미를 설명했다.
▲ 한남리 향토음식점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 현장에 등장한 한남리 향토음식점 |
ⓒ 고창남 |
이밖에 부대행사로는 고사리 기부존 행사,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관광객과 도민이 함께 하는 노래자랑, 어르신 투호놀이 및 윷놀이 경연대회, 자치경찰 기마대 운영 등이 이어졌다.
제주에서 한달살기 하며 고사리 축제에 참가한 서울출신 박아무개(30대·여)씨는 "축제 자체가 체험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 너무 좋다. 서울에서 이런 축제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어릴 때 따보고 오늘 이렇게 어린 조카와 다시 고사리를 꺾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지나가시는 어머님들이 어린 조카를 보고 귀엽다며 고사리를 한 움큼씩 쥐어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 고사리 꺾기 고사리 꺾기 체험하는 축제 참가자 |
ⓒ 고창남 |
27년이나 되는 전통을 이어 온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위원회 현승민 위원장은 "고사리축제장에서 봄날을 만끽하면서 꺾으멍, 걸으멍, 쉬멍,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 각 마을 부스 축제장에 설치된 각 마을 부스(천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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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시민포커스>에도 같은 내용으로 원고를 송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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