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꺾으멍, 걸으멍, 쉬멍'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 성료

고창남 2023. 4. 30. 2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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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9일~30일 이틀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일대에서 진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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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창남 기자]

'꺾으멍, 걸으멍, 쉬멍 남원읍으로 옵써예(꺾으면서 걸으면서 쉬면서 남원읍으로 오세요)'라는 주제로 개막된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가 4월 29~30일 이틀간 서귀포시 남원읍 한남리 산 76-7 일대에서 연인원 2만여명 참여한 가운데 성황리에 종료되었다.

이번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는 횟수로 제27회로, 그동안 코로나19로 인해 대면 행사를 개최하지 못하다가 4년만에 대면 행사로 성대하게 개최되었다.
  
▲ 사물놀이 길트기 한라산 청정 고사리축제를 알리는 남원읍민속보전회 사물놀이
ⓒ 고창남
 
전날 비가 온 탓에 제대로 개막식을 진행할 수 있을까 하는 우려도 있었는데, 막상 개막식이 진행되니까 언제 비가 왔느냐는 듯이 날씨가 개었고,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원활히 진행되었다. 삼삼오오 각 마을 주민들이 파릇파릇한 고사리 봄내음 맡으면서 모이면서 축제분위기가 달아올랐다. 어떤 마을에서는 45인승 버스를 대절해서 오기도 했다.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는 남원읍 민속보존회의 사물놀이패가 징, 꾕과리, 북, 장구 등 사물놀이로 먼저 길을 틈으로써 시작되었다. 이어서 말을 탄 자치경찰 기마대가 기마행진을 선보였는다. 사물놀이패와 기마대가 지나가자 마을 주민 중 일부는 흥에 겨워 어깨춤을 추기도 했다. 

개막식에서는 오임수 서귀포시 부시장, 현은정 남원읍장, 현승민 고사리축제위원장, 송영훈 도의원, 오승식 교육의원 등이 인사말을 했고, 뒤이어 김소연 작가가 캘리그라피를 선보였다. 김소연 작가는 무대위에 마련된 판에 '람사르 습지 물영아리를 품은 서귀포시. 꺾으멍, 걸으멍, 쉬멍 남원읍으로 옵써예.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라고 큼지막하게 쓴 뒤 고사리를 직접 그려넣었다. 관객들의 박수갈채가 이어졌다.
  
▲ 내빈들 참가자들께 인사하는 내빈들(왼쪽부터 오승식 교육의원, 현승민 축제위원장, 송영훈 도의원, 현은정 남원읍장, 오임수 서귀포시 부시장, 김소연 작가)
ⓒ 고창남
 
행사장에는 서귀포시 남원읍 17개 마을들이 각각 천막을 친 뒤 제주도 고유의 향토음식과 고사리 식품 등을 먹었다. 참가자들은 오랜만에 만난 친구들과 고향 선후배들끼리 막걸리 한잔 하면서 회포를 풀었다. 각 마을의 부스에서는 고사리로 만든 전, 고사리 빙떡, 제주 전통떡 오메기떡과 상예떡 등 전통 향토음식들을 선보였다. 뿐만 아니라 고사리 풍습체험, 람사르 습지 홍보부스, 고향사랑 기부제 홍보부스 등도 설치되어 찾는 이들에게 그 의미를 설명했다.
이번 축제에선 주제행사로 고사리 꺾기, 맛있는 고사리전, 고사리빙떡 등 다채로운 음식 만들기, 가마솥에서 고사리를 삶고 말리는 고사리 풍습 체험, 고사리 사진 및 음식 전시, 고사리사진 콘테스트 등이 이어졌다. 뿐만 아니라 체험 프로그램으로 황금 고사리를 찾아라, 어린이 승마체험, 민속연 만들기, 팽이치기, 제기차기 등 전통놀이, 페이스 페인팅, 고사리 장아찌 만들기, 4.3을 기억하며 동백브로치 만들기 등이 다채롭게 진행되었다.
  
▲ 한남리 향토음식점 한라산 청정고사리 축제 현장에 등장한 한남리 향토음식점
ⓒ 고창남
 
이밖에 부대행사로는 고사리 기부존 행사, 어린이 그림 그리기 대회, 관광객과 도민이 함께 하는 노래자랑, 어르신 투호놀이 및 윷놀이 경연대회, 자치경찰 기마대 운영 등이 이어졌다.

제주에서 한달살기 하며 고사리 축제에 참가한 서울출신 박아무개(30대·여)씨는 "축제 자체가 체험에 기반을 둔 것이어서 너무 좋다. 서울에서 이런 축제는 상상도 할 수 없다"면서 "어릴 때 따보고 오늘 이렇게 어린 조카와 다시 고사리를 꺾어보니 감회가 새롭다. 지나가시는 어머님들이 어린 조카를 보고 귀엽다며 고사리를 한 움큼씩 쥐어주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대구에서 온 김아무개(50대·남)씨는 "고사리 찾기가 보물찾기보다 더 어려운 것 같다"면서도 "맑은 날씨에 봄바람 맞으며 고사리 체험을 할 수 있어 정말 좋다"고 말했다.
  
▲ 고사리 꺾기  고사리 꺾기 체험하는 축제 참가자
ⓒ 고창남
 
27년이나 되는 전통을 이어 온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위원회 현승민 위원장은 "고사리축제장에서 봄날을 만끽하면서 꺾으멍, 걸으멍, 쉬멍, 즐거운 추억을 만들고 가시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행사를 주최한 한라산 청정 고사리 축제위원회측은 이번 행사에서 도민과 관광객 등이 직접 꺾어 기부한 고사리를 판매해 수익금 전액을 기부할 예정이다.
  
▲ 각 마을 부스 축제장에 설치된 각 마을 부스(천막)
ⓒ 고창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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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시민포커스>에도 같은 내용으로 원고를 송부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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