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승세 탄 바이오주 [MONEY톡]
꽁꽁 얼어 있던 바이오 업계 투자심리에 온기가 감돈다. 일각에서는 2차전지, 반도체 상승세가 끝나면 저평가 매력이 높아진 바이오로 수급이 강하게 몰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제약·바이오주의 대장주 격인 ‘셀트리온그룹’을 업종 반등의 열쇠로 꼽은 이동건 SK증권 애널리스트는 “최근 제약·바이오 지수 반등은 셀트리온과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실적 기대감 확대가 반영됐다”며 “1분기 실적발표 기간과 5월 유플라이마(성분명 아달리무밥) 미국 허가 전후인 4월을 기점으로 반등 속도는 더욱 가팔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통 제약업종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진 것도 낙관론 근거다. 특히 상위 6개 제약사의 지난 4년간(18~22년) 합산 연평균 매출액 성장률은 6.4%, 올해는 평균 7.2% 성장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성장성은 그대로인데 밸류에이션만 떨어진 터라 투자 매력도가 높다는 분석이다.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유의미한 이벤트’가 많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선 글로벌 헬스케어 업종의 반등 현상이다. 교보증권 보고서에 따르면, S&P 500 헬스케어 지수가 4월 3.1%을 기록하면서 같은 기간 S&P 500 지수 상승률 -0.1%를 웃돌았다.
김정현 교보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 이후 지수를 지속적으로 밑돌았던 제약·바이오 업종에 순환매 관점의 수급이 유입됐고, 이 외 글로벌 헬스케어 기업 주가 반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김 애널리스트는 현재 제약바이오 업종 내 단기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로 ▲셀트리온 3사 합병 ▲휴미라 바이오시밀러 런칭 ▲AACR ▲마이크로바이옴 ▲금리 하락 등을 꼽았다.
아울러 올해 상반기보다 하반기 반등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이 적잖다. 전문가들은 국내 대형 바이오 업체 실적이 상반기보다 하반기에 더 좋을 것으로 예상했다. 아울러 주요 바이오벤처 업체들의 R&D 성과가 하반기에 다수 발표될 것이라 전망했다. 하반기 미국 바이오시밀러 시장이 본격 개화된다는 점도 중요한 요소다. 『매경이코노미』가 바이오 애널리스트 6명에게 ‘유망 바이오 기업’을 물어본 결과, 6명 중 4명이 ADC(항체·약물접합체)를 언급했다. ADC는 특정 단백질을 표적으로 삼는 방식의 암 치료법이다. ADC의 글로벌 시장 규모가 9조 원이 넘어서며 국내외 제약업체들이 앞다퉈 개발·위탁생산에 착수했다.
화이자는 최근 ADC 대표기업 시젠(Seagen)을 430억 달러(56조 원)로 인수하기도 했다. 정유경 애널리스트는 “ADC는 밸류체인상의 사업유형을 가리지 않고 성장동력이 될 수 있는 유망한 분야”라고 평가했다. 이 외에 비만치료제를 꼽는 전문가도 있다. 일반적으로 새로운 질병에 대한 새로운 치료제들이 등장할 때 큰 시장이 열리고, 화이자나 모더나와 같은 스타 기업들이 탄생하는 것처럼 지금은 GLP-1을 이용한 비만 치료제가 각광받는다는 것이다. GLP-1 호르몬은 혈액을 타고 이동하며 포만중추를 자극해 식욕을 떨어뜨린다.
[글 명순영 『매경이코노미』 기자 사진 SK바이오사이언스]
Copyright © 매경이코노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