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극, 요란한 깡통, 호구 외교"…尹 방미 혹평 쏟아낸 민주당
대국민 사기 외교, 깡통 회담, 호구 잡힌 외교….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에 대해 쏟아낸 거친 표현들이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윤 대통령이 귀국한 30일 서면브리핑을 통해 “빈손 외교를 넘어 대국민 사기 외교로 막을 내렸다”고 비난했다. 그는 한·미 정상이 채택한 워싱턴 선언과 관련해 ‘핵 공유’에 대한 양국의 입장이 엇갈린 점을 대국민 사기극이라고 규정했다. 권 대변인은 “실제 핵을 소유한 미국이 (핵공유가) 아니라는데 대한민국이 미국의 핵을 공유한다고 주장하는 게 말이나 되느냐”며 “‘핵인지(核認知) 감수성’이라는 신조어마저 등장할 판”이라고 지적했다.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을 지낸 김병주 의원도 28일 라디오 인터뷰에서 “핵에 대한 모든 권한은 미국이 갖고 있기 때문에 실질적으로 핵 공유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방미 전 불거진 미국 정보기관의 도·감청 의혹과 관련해 이번 회담에서 논의가 없었던 점을 아쉬운 대목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도청은 우리 주권 침해행위인데 윤 대통령은 아무 얘기도 못 했다”며 “미국에서는 많이 우려했는데 오히려 윤 대통령이 여기에 대해 면죄부를 준 것 같은 느낌으로 나오니까 그야말로 미국 입장에서는 좋았을 것”이라고 혹평했다.
워싱턴 선언을 통해 한국의 핵확산금지조약(NPT) 의무 준수가 재확인된만큼 윤 대통령의 ‘독자 핵무장론’에도 제동이 걸렸다는 평가가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한 민주당 의원은 “보수 진영에서는 자체 핵무장까지도 얘기했다”며 “그 측면에서도 성과가 없으니까 보수층도 아쉬워하는 것 같다”고 전했다.
경제 분야에서도 박한 평가가 나왔다. 민주당 민생경제위기대책위원장인 김태년 의원은 이날 성명서를 내고 “소리만 요란한 깡통 회담의 실체를 낱낱이 밝힌다”며 “한국의 대표 기업들을 대거 동원했지만 결과적으론 윤석열 대통령의 들러리로 삼았다”고 말했다. 그는 넷플릭스의 4년간 3조 3000억 원 투자 유치도 말장난이라고 주장하며 “미국 기업의 한국 투자액은 다 합쳐봤자 59억 달러로 대략 7조 원에 불과하다. 그마저도 넷플릭스의 투자액이 절반을 차지하고, 나머진 어음에 불과한 MOU뿐”이라고 말했다.
국내 반도체·전기차 기업들이 기대했던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이나 반도체과학법(칩스법) 규제에 대해 구체적 해법을 도출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잇따랐다. 권칠승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우리 경제의 미래산업의 향배가 걸린 사안은 해결된 게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다. 박용진 의원도 페이스북에 “국내 반도체 기업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힘써야 할 대통령이 정작 미국의 지갑 역할만 하며 호구 잡힌 외교만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방미 초반부터 윤 대통령이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언급한 ‘일본 무릎’ 발언을 맹폭하며 공세를 폈다. 최근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살포 의혹이 확산되면서 수렁에 빠진 민주당이 ‘방미 공세’를 통해 반전을 모색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은 이른 시일 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차원의 현안 질의를 열어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보겠다는 계획이다.
위문희·김정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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