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싱가포르]깜짝 스타 탄생…美 구치, 첫 2주 연속 우승
LIV 골프에서 1호 깜짝 스타가 나왔다. 무명의 테일러 구치(32·미국)가 LIV 출범 후 처음으로 2주 연속 우승의 주인공이 됐다.
구치는 30일 싱가포르 센토사 골프장의 세라퐁 코스(파71·7406야드)에서 열린 LIV 골프 5차 대회 최종라운드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43·스페인)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고 정상을 밟았다. 나란히 17언더파 196타를 기록하고 돌입한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고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일주일 전 호주에서 열린 애들레이드 대회를 제패한 구치는 이로써 LIV 최고의 깜짝 스타가 됐다. 지난해 LIV 출범 이후 두 개 대회 연속 우승은 구치가 처음이다. 2014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데뷔 후 이전까지 우승은 한 차례 뿐이었지만, 2주 연속 정상 등극으로 뜨거운 스포트라이트와 함께 100억 원이 넘는 상금을 가져갔다. 애들레이드 대회에선 58억 원을 벌었고, 이번 대회에선 개인전 우승상금 54억 원과 단체전 우승상금 중 4분의 1인 10억 원을 더해 64억 원의 수입을 올렸다.
가르시아와 구치 그리고 브룩스 켑카(33·미국)가 속한 챔피언조는 현지시간으로 오전 8시16분 1번 홀(파4)에서 티오프했다. 다른 조들이 오전 8시5분 샷건 출발한 점과 달리 갤러리들의 더 많은 환호를 끌어내기 위해 11분 늦춰 경기를 시작했다. 최종라운드 초반 양상은 치열했다. 가르시아와 구치가 일찌감치 2타씩 줄였고, 켑카도 버디만 3개를 잡으면서 셋이 15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여기에서 먼저 치고 나간 이는 구치였다. 8번 홀(파3)에서 깔끔한 티샷으로 버디를 낚았다. 그러자 가르시아도 파4 9번 홀에서 영리한 세컨샷으로 버디를 기록했다. 내리막 경사를 이용해 공을 컵 옆으로 붙이면서 구치와 함께 16언더파 공동선두가 됐다. 이 사이 스캇 빈센트(31·짐바브웨)가 전반 버디 4개를 앞세워 켑카와 15언더파 공동 3위를 이뤘다.
백나인 들어선 가르시아가 흔들렸다. 12번 홀(파4)에서 버디 퍼트와 파 퍼트를 연달아 놓쳤다. 이번 대회 사흘 내내 보기가 없던 가르시아의 첫 번째 실수. 그러나 파4 13번 홀 버디로 다시 공동선두로 올라섰다.
순조롭게 진행되던 경기는 후반 들어 잠시 중단됐다. 정오 무렵 대회장 인근으로 번개가 몰려온다는 예보가 내려졌다. 챔피언조가 14번 홀(파3) 그린으로 올라온 상황. 선수들은 플레이를 멈추고 클럽하우스로 돌아왔고, 30분 넘게 대기했다. 이어 오후 12시40분 즈음 경기가 재개될 수 있다는 소식이 들렸고, 선수들은 다시 드라이빙 레인지와 연습 그린으로 나가 몸을 풀었다.
오후 1시10분 재개된 경기. 가르시아의 파4 15번 홀 티샷이 빗나갔다. 정확도를 위해 아이언을 잡았지만, 갤러리들이 지나가는 러프로 타구가 날아갔다. 3번째 샷으로 어렵게 그린으로 올라가기는 했지만, 파 퍼트가 떨어지지 않으면서 1타를 잃었다. 그러나 전반처럼 16번 홀(파4) 버디로 바운스백했다.
이후 나란히 16언더파 공동선두를 달린 둘은 정규 라운드에서 승부를 보지 못했다. 18번 홀(파5)에서 함께 버디를 잡아 연장으로 향했다.
연장에선 가르시아의 결정적인 실수가 나왔다. 291야드를 남기고 시도한 세컨샷이 그린 오른쪽 벙커로 향했다. 이어 벙커샷마저 두껍게 들어가 그린으로 올라가지 못하고 바로 앞 러프에 걸렸다. 반면 구치는 277야드에서 안전하게 온그린을 시켰고, 이글 퍼트를 붙여 버디를 잡았다. 가능성이 희박해진 가르시아의 칩샷이 짧게 떨어지면서 구치의 우승이 확정됐다.
2018년 이곳에서 열린 아시안 투어 SMBC 싱가포르를 제패했던 가르시아는 LIV 마수걸이 우승을 다음으로 미뤘다. 켑카가 16언더파 3위, 빈센트가 15언더파 4위로 이름을 올렸다. 전날까지 10언더파 7위로 선전한 노장 필 미켈슨(53·미국)은 싱가포르의 무더위를 이기지 못하고 이날 1타를 잃어 9언더파 15위를 기록했다. 교포 선수에선 케빈 나(40·미국)가 7언더파 21위, 대니 리(33·뉴질랜드)가 6언더파 24위, 김시환(35·미국)이 1오버파 45위를 마크했다.
한편 단체전에선 역시 구치가 속한 레인지고츠가 정상을 밟았다. 버바 왓슨(45)과 해럴드 바너 3세(33·이상 미국), 토마스 피터스(31·벨기에)가 사흘간 37언더파를 합작했다.
센토사(싱가포르)=고봉준 기자 ko.bongj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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