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형배 복당' 與野 모두 비판? 속사정 들여다보니

윤슬기 2023. 4. 30.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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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국빈방미 중 '위장탈당' 논란 민형배 복당
비명계 거센 반발…'이재명 체제' 리스크 부각

이른바 '위장 탈당' 논란을 빚었던 민형배 의원이 더불어민주당으로 복당했지만 '복당 결정'을 둘러싸고 여진이 이어지고 있다. 여당은 민 의원의 탈당을 편법이라고 지적하며 국회교육위원회 소속인 민 의원 제척을 촉구했고, 비명(비이재명)계는 일방적인 결정이라며 당 지도부를 비판했다.

앞서 검수완박 법안 처리가 한창이던 지난해 4월 민주당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소속이던 민 의원은 민주당을 탈당했다. 이에 민 의원이 법사위 안건조정위원회에 회부된 법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편법 탈당'했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민 의원은 국회법을 무력화한 장본인이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민형배 민주당 의원이 27일 국회 본회의에서 대화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하지만 민 의원은 1년 만에 민주당으로 복당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6일 최고위원회의에서 민 의원의 복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이날 "(검수완박 관련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우리 민주당은 헌재로부터 지적된 부족한 부분은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민 의원의 복당에 즉각 반발했다. 국민의힘 교육위 여당 간사를 맡은 이태규 의원, 권은희 의원 등은 교육위 소속인 민 의원을 제척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들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은 진실과 준법을 가르쳐야 하는 영역이다. 반칙과 꼼수, 편법을 서슴없이 저지르며 반성하기는커녕 정당화한 민 의원은 교육위원으로서 명백한 제척사유"라고 지적했다.

민주당 갑작스러운 복당 결정?

우선 당규로만 따지면 민 의원의 복당 결정에 결격 사유가 있지는 않다. 민주당 당규 11조3항에 따르면 탈당한 자는 탈당한 날부터 1년이 지나면 복당할 수 있다. 민 의원이 탈당한 것은 지난해 4월20일로 복당이 가능한 시점이다.

문제는 여론이다. 민주당은 2021년 전당대회에서 불법 정치자금을 받았다는 이른바 '돈봉투' 의혹이 불거지며 당 전체로 사법 리스크가 번질 기미를 보이고 있고, 민심 역시 싸늘하게 식었다.

또 민 의원 탈당은 이미 위법하다는 사법적 판단을 받은 사안이다. 헌재는 지난달 민 의원이 탈당한 뒤 법제사법위 안건조정위 위원으로 참여한 것에 대해 "국회 심의·표결권을 침해하는 등 절차가 부당했다"며 입법권을 침해했다고 봤다.

박홍근 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25일 국회 당 사무실에서 원내대책회의를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같은 상황 속 민주당이 '민형배 복당'을 결단한 건 시기적으로 유리하다고 판단한 결과로 풀이된다. 정국의 시선이 다른 곳으로 쏠린 사이 물의를 일으킨 정치인이 슬며시 복당하는 건 여야를 불문하고 반복돼 온 일이다. 현재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 방문에 정치권 이슈가 집중된 만큼 큰 구설 없이 복당할 수 있다는 계산이 있었던 셈이다.

박홍근 원내대표의 임기가 마무리된 가운데 박홍근 체제에서 민 의원의 복당을 매듭지어야 한다는 당내 주류의 의견이 관철된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사실 민 의원의 복당을 갑작스러운 일이 아닌데, 출당 이후 2개월 만에 초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 의원을 복당시켜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기도 했다. 민 의원의 탈당은 검수완박 법안 통과를 위한 '희생 탈당'이었다는 논리다.

박 원내대표도 26일 민 의원 복당 결정을 밝히면서 "(검수완박 입법에 대한) 최종 판결이 이미 나온 만큼 민주당은 헌법재판소로부터 지적된 부족한 점은 아프게 새기면서 이제는 국민과 당원께 양해를 구하고 민 의원을 복당시키는 것이 책임지는 자세"라고 했다.

복당과 관련 '정치인 민형배'와 이 대표의 정치적 관계도 주목할 만하다. 민 의원은 호남 출신으로 광주광역시 광산구청장을 역임했고,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자치 발전비서관, 사회정책비서관을 거치며 친문(친문재인)계 인사로 분류됐다.

하지만 지난 민주당 대선 경선 당시 이낙연 전 국무총리가 아닌 이재명 대표를 지지했다. 호남 출신의 친문 인사가 이재명 후보를 지지하면서 관심의 대상이 됐다. 호남 기반인 친이낙연계 입장에서는 민 의원의 존재가 불편했겠지만, 대구·경북(TK) 출신인 이재명 대표 입장에서는 천군만마를 역할을 했다.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 사진제공=연합뉴스

'희생 탈당' 민형배 복당 환영 분위기 속…"추악한 오물" 비명계 거센 반발

하지만 민주당 내부에서도 민 의원의 복당이 당 지도부의 일방적인 결정이었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원욱 민주당 의원은 27일 페이스북에서 "비공개 최고회의에서 결정할 그리 간단한 사안이라면 지금까지 복당을 미룬 이유가 무엇인가, 원내대표 피날레를 위한 이벤트가 필요했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도 페이스북을 통해 "추악한 오물을 뒤집어쓴 느낌"이라며 "깊은 무력감에 빠져든다"고 말했다.

특히 비명계 의원들이 민 의원의 복당에 거세게 반발하는 이유는 '이재명 체제'를 리스크를 부각하기 위한 포석으로 보인다. 비명계는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를 시작으로 이 대표를 향해 '질서 있는 퇴진'을 요구해 온 바 있다.

한편 민 의원도 자신의 복당 관련 논란을 인식한 듯 "송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헌재와 당의 판단을 존중한다"며 "의도치 않게 소란스러웠다. 송구하다. 비판과 조언 겸허하게 듣겠다"고 고개를 숙였다.

윤슬기 기자 seul97@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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