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카카오·토스 ‘디지털 외상’ 연체율 급등…카드 3~4배

임성빈 2023. 4. 3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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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카카오·토스 등이 운영하는 선구매후결제(BNPL·Buy Now Pay Later) 서비스의 연체율이 급등했다. 경기 둔화 영향으로 신용카드의 연체율이 오름세를 보이는 가운데 청년 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BNPL의 연체율까지 높아지면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그래픽=차준홍 기자 cha.junhong@joongang.co.kr

30일 금융감독원이 최승재 국민의힘 의원에 제출한 자료를 보면 BNPL 서비스를 제공하는 네이버파이낸셜·카카오페이·비바리퍼블리카(토스) 등 3개사 중 토스의 연체율이 5%(3월 기준)로 가장 높았다.

지난해 3월 서비스를 시작한 토스는 3개사 가운데 가장 많은 이용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채권액(BNPL 대금)도 가장 많은 319억5100만원으로 불렸다. 이중 연체 채권이 15억9800만원(5%) 발생한 상황이다. 토스의 연체율은 서비스 시작 이후 꾸준히 올라 지난 2월 5.02%까지 상승했다. 올 1분기 기준 주요 신용카드사의 연체율이 1%대를 기록하고 있다는 점과 비교하면 3~4배 높은 연체율이다.

네이버파이낸셜(채권액 124억1100만원)의 BNPL 연체율은 지난해 3월 1.26%에서 올 3월 2.7%로 2배 이상 상승했다. 상대적으로 이용이 적은 카카오페이(채권액 1억7400만원)의 BNPL 연체율은 3월 0.51%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연체율이 0.09%였던 것에 비하면 가파른 상승이다.

BNPL은 구매 거래를 할 때 결제 사업자가 소비자 대신 가맹점에 대금을 내고, 소비자는 나중에 여러 차례에 나눠서 결제 사업자에 돈을 갚을 수 있도록 하는 ‘디지털 외상’ 서비스다. 신용카드와 구조가 비슷하지만, 소비자의 신용등급이나 소득에 제한이 없고 할부 이자와 수수료를 내지 않아도 돼 청년 세대 사이 인기를 끌었다.

BNPL은 서비스 시작 때부터 주요 이용자의 특성에 따른 연체 문제 등을 고려해 월 30만원으로 사용액을 제한했다. 그런데도 올 3월까지 3개사의 누적 가입자 수는 266만3557명, 총 채권액은 445억원에 이를 정도로 빠르게 성장했다.

최승재 의원은 “업체당 이용 한도가 30만원 수준이라 해도 업체별로 중복해 이용할 경우 한도가 더욱 늘어날 수 있고, BNPL이 활성화된 유럽 등 해외의 경우 한도가 200만원 수준이라 한국도 향후 한도를 확대할 수 있다”며 “신용카드는 카드 수수료율이나 대손충당금 설정 등 각종 규제를 받고 있지만, BNPL은 혁신금융이라며 규제 체계가 부족한 상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최 의원은 “혁신금융서비스 지정 조건이던 채권 판매 제한 등이 있더라도 연체 채권이 단기간에 증가하고, 연체율이 5%에 달하는 상황 등에 대해서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며 “금융당국이 관리 감독을 강화하고 규제 체계를 논의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임성빈 기자 im.soung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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