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최악의 해상 참사…81년 만에 떠오른 선교사들의 헌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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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 넘도록 깊은 바닷속에 외롭게 있던 신앙의 선배들을 마침내 찾았습니다. 행방을 몰라 오랜 세월 그리움을 키우던 가족들도 이제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배에는 전쟁 때문에 생을 마친 1000여명의 희생자가 있었습니다. 그분들 모두를 위로하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창조세계를 위해 기도합시다."
위밀라노회 소속 유일한 한국인인 김도영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오래전 일어난 참사지만 그동안 배의 위치를 찾지 못해 유족은 물론이고 호주 사회와 교회도 늘 풀리지 않은 의문이고 아픔이었다"면서 "이번에 배가 발견되면서 교회는 선교적 사명을 되새기게 됐고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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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잔해 발견, 호주교회 “유족 위로하고 평화 위해 기도하자”
“80년 넘도록 깊은 바닷속에 외롭게 있던 신앙의 선배들을 마침내 찾았습니다. 행방을 몰라 오랜 세월 그리움을 키우던 가족들도 이제는 마음을 놓을 수 있게 됐습니다. 그 배에는 전쟁 때문에 생을 마친 1000여명의 희생자가 있었습니다. 그분들 모두를 위로하고 전쟁이 없는 평화로운 창조세계를 위해 기도합시다.”
29일 호주 애들레이드 브로드뷰연합교회에서 열린 호주연합교회 산하 남호주총회 위밀라노회 정기회의에서 트레버 필립 노회장의 인도로 50여명의 노회원이 두 손을 모으고 눈을 감았다.
이날 노회원들의 기도는 2차 세계대전 중이던 1942년 7월 침몰한 일본 상선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잔해를 81년 만에 찾은 게 계기였다.
전쟁의 아픔을 고스란히 품고 있던 배에는 파푸아 뉴기니의 일본군 포로수용소에 있던 호주군 포로 864명을 비롯해 영국과 네덜란드, 캐나다 국적의 민간인 158명이 타고 있었다. 일본군이 이들을 몬테비데오 마루호에 싣고 중국 하이난으로 가던 중 필리핀 근해에서 미군 잠수함에 의해 격침됐다. 당시 미군은 이 배에 연합국 포로와 민간인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
호주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상 사고로 기록된 이 참사는 긴 세월 동안 침몰한 배를 찾지 못해 더욱 큰 아픔으로 남았다. 더욱이 수장된 민간인 중 적지 않은 수가 파푸아 뉴기니에서 사역하던 호주 선교사와 그 가족들이어서 교회의 상처도 깊었다.
파푸아 뉴기니에 이처럼 호주 선교사들이 많았던 건 호주 감리교의 선교 역사와 관련돼 있다. 호주 감리교는 1875년부터 호주와 인도네시아 사이의 섬 선교를 시작했다.
이날 위밀라노회에서는 참사로 희생된 로리 맥아더, 빌 링굿, 조지 퍼슨, 댄 오크스, 톰 심슨, 잭 트레빗, 허버트 쉘튼, 존 풀, 윌프 퍼스, 시드 비즐리, 돈 앨리 목사와 평신도였던 론 웨인과 해럴드 페이지 선교사를 일일이 호명했다.
회의에서는 네빌 스렐펄 목사가 파푸아 뉴기니 선교에 관해 쓴 책의 한 대목도 언급됐다. 스렐펄 목사는 “호주 감리교회와 파푸아 뉴기니는 (2차 세계대전 중) 젊고 경험이 많으며 재능이 출중했던 훌륭한 선교팀을 잃었다”면서 “목격자들에 따르면 파푸아 뉴기니 라바울 포로수용소에서 그들은 마지막까지 신앙과 용기, 명랑한 모습을 보여줬다”고 썼다.
위밀라노회 소속 유일한 한국인인 김도영 목사는 30일 국민일보와 통화에서 “오래전 일어난 참사지만 그동안 배의 위치를 찾지 못해 유족은 물론이고 호주 사회와 교회도 늘 풀리지 않은 의문이고 아픔이었다”면서 “이번에 배가 발견되면서 교회는 선교적 사명을 되새기게 됐고 평화를 위해 마음을 모으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에 따르면 최근 해양고고학 기관 ‘사일런트월드 재단’은 필리핀 루손섬 북서쪽 남중국해 4000m 심해에서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위치를 찾아냈다.
재단은 5년간의 준비 작업 후 지난 6일부터 본격적으로 배의 위치 파악에 나섰고 탐색 12일 만에 몬테비데오 마루호의 모습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재단은 “침몰선은 타이태닉호보다 더 깊은 심해에 놓여 있었다”며 “유족에 경의를 표하는 차원에서 잔해는 손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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