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의 달’ 5월은 서커스다!… 곡예부터 광대까지

장지영 2023. 4. 30. 1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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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노우쇼’ ‘에어플레이’ ‘블리자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 잇따라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c)Aya Rufin

어린이날과 어버이날이 있는 5월엔 가족 단위로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많다. 특히 이번 5월엔 서커스 또는 서커스 기반의 공연이 유난히 눈에 띈다. ‘스노우쇼’ ‘에어플레이’ ‘블리자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등이 대표적이다.

서커스는 곡예, 동물쇼, 광대, 저글링 등을 다양하게 보여주는 쇼를 가리킨다. 서커스(Circus)란 단어는 고대 로마시대 원형 또는 원형무대를 뜻하는 라틴어 ‘키르쿠스(Circus)’에서 유래됐다. 하지만 단어는 달라도 서커스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고대 시대부터 이미 사람들의 삶에 즐거움을 주는 존재였다. 그리고 근대적인 형태의 서커스는 18세기 후반 영국에서 시작돼 19세기에는 대형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 성장하게 됐다.

서커스가 공연예술로 받아들여지게 된 것은 20세기 후반 ‘뉴 서커스(또는 컨템포러리 서커스)’의 등장과 깊은 관련이 있다. 1970년대 프랑스, 캐나다 등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등장한 뉴 서커스는 기존 서커스 업계의 관행이던 동물쇼를 없애고 곡예와 광대 등 서커스 테크닉을 활용해 스토리와 테마를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선 ‘아트 서커스’로 부르기도 한다. 이런 뉴 서커스 단체들 가운데 가장 성공을 거둔 것은 한국도 여러 차례 찾은 바 있는 캐나다 ‘태양의 서커스’다. 그리고 태양의 서커스는 1990년대 이후 여러 나라에서 수많은 서커스단의 창단을 촉발하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다만 새롭게 등장한 서커스단들은 초호화 버라이어티쇼를 보여주는 태양의 서커스와 달리 규모는 크지 않지만, 미학적 감성이 넘치는 공연을 만든다. 특히 특히 멀티미디어, 연극, 미술, 무용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과 손잡고 만들어진 이들 공연은 극장에서 공연되는 경우가 많다.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 (c)Veronique Vial

슬라바 폴루닌의 ‘스노우쇼’는 그동안 LG아트센터에서만 다섯 차례 공연하며 관객들의 뜨거운 사랑을 받았던 작품으로 2015년 이후 8년 만에 내한한다. 1993년 러시아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찰리 채플린, 마르셀 마루소와 함께 전설적인 광대로 손꼽히는 슬라바 폴루닌의 대표작이다. 30여 년간 전 세계에서 100개 이상의 도시에서 공연된 스테디셀러다. 공연이 시작되면 관객들은 사랑스러운 광대들이 이끄는 환상과 동화의 세계로 순식간에 빨려 들어간다. 특히 공연 중간중간 무대 위로 흩날려 오던 눈이 엔딩 장면에서 엄청난 눈보라가 되어 객석으로 몰아치는 장면은 결코 잊을 수 없다. 4월 30일~5월 1일 대전예술의전당 아트홀, 5월 4~6일 경남문예회관 대공연장, 5월 10~21일 LG아트센터 서울, 6월 1~3일 울산 현대예술관 대공연장에서 관객과 만난다.

아크로부포스의 ‘에어플레이’ (c)Florence Montamara-Nikola Milatovic

서커스 기반의 미국의 신체극 단체 아크로부포스의 ‘에어플레이’는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아크로부포스는 발레리나 출신의 크리스티나 겔손과 저글러 출신의 세스 블룸 부부가 2005년 설립했다. ‘에어플레이’는 겔손과 블룸 부부 그리고 키네틱 아티스트 다니엘 버첼이 협업한 작품으로 2017년 뉴욕뮤지컬페스티벌에서 연출상을 받았다. 국내에선 2021년 아시테지 국제여름축제 ‘방구석 세계여행’ 작품으로 온라인으로 소개된 바 있다. 28개국 투어를 거쳐 이번에 한국에 직접 오는 ‘에어플레이’는 하늘을 나는 우산, 물결처럼 흐르는 커다란 천, 사람을 삼키는 풍선, 소용돌이치는 눈보라 등으로 관객에게 마법 같은 무대를 경험하게 만든다. 5월 4~7일 강동아트센터, 5월 11~13일 군산예술의전당, 5월 19~21일 강릉아트센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프릭 파브리끄의 ‘블리자드’. (c)EMMANUEL BURRIEL

캐나다 퀘벡의 아트 서커스 단체 프릭 파브리끄의 대표작 ‘블리자드’도 한국 초연이다. 태양의 서커스에서 활동한 브루노 가뇽이 2011년 동료들과 만든 프릭 파브리끄는 현재 퀘백 아트 서커스의 차세대 주자로 주목받고 있다. 2019년 초연된 ‘블리자드’는 눈보라의 뜻을 가진 제목답게 무대를 하얀 눈보라가 치는 세상으로 바꿔놓는다. 무대는 심플하지만 곡예, 공중 댄스, 롤러 블레이드, 훌라후프, 저글링 등 고난도 서커스가 라이브 음악과 함께 펼쳐진다. 5월 5~6일 고양아람누리 아람극장, 5월 12~13일 강릉아트센터 사임당홀, 5월 27일 김해문화의전당 마루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서커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의 한 장면.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는 루이스 캐럴의 동명 소설이 원작으로 그동안 애니메이션, 영화 등으로도 만들어졌다. 서커스로 만들어진 이번 작품은 앨리스, 흰 토끼, 모자 장수 등의 소설 속 캐릭터들 외에 수수께끼 같은 무대장치, 모던발레, 뮤지컬 등의 요소가 결합돼 초현실적인 매력을 뽐낸다. 우크라이나 국립 서커스 단장인 마리아 렘네바가 연출을 맡았으며, 체조선수 출신을 비롯한 다채로운 경력의 퍼포머들이 출연한다. 특히 원작소설을 상징하는 유명 장면인 ‘매드 티 파티(Mad Tea Party)’가 이번 공연에서도 초현실적 케이크, 몽환적인 조명, 중력의 한계에 도달하는 곡예 등을 통해 구현될 예정이다. 5월 20~21일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 5월 26~28일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관객과 만난다.

2023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의 포스터

만약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다면 무료로 서커스를 볼 수 있는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이 제격이다. 서울서커스페스티벌은 2018년 문화비축기지에서 첫선을 보인 국내 유일한 서커스 축제로, 서울문화재단 서울거리예술창작센터의 작품 제작 지원을 받은 단체의 신작을 포함해 국내외 서커스 공연을 관람할 수 있다. 또한, 서커스를 직접 배워볼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과 서커스를 콘텐츠로 하는 다양한 참여형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올해는 5월 5~7일 서울 종로구 열린송현 녹지광장에서 열린다.

장지영 선임기자 jyjan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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