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밈 주식'으로 떠 샀더니 상폐…서학개미 134억 물린 이 종목
다음 달 상장폐지를 앞둔 미국의 가정용품 판매업체 베드배스앤드비욘드(BBBY)를 '서학개미'(해외주식 투자자)들이 최근 한 달간 1000만 달러(약 134억원) 넘게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30일 한국예탁결제원의 증권정보포탈에 따르면 이달 3일부터 28일까지 국내 투자자들의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순매수액은 1266만 달러에 달했다.
이 기간 국내 투자자들의 베드배스앤드비욘드 순매수액은 제약사 화이자(1195만 달러), 수소에너지기업 플러그파워(1116만 달러)보다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순매수액 상위 11위를 차지했다.
파산 가능성이 제기됐던 베드배스앤드비욘드의 파산보호 신청 소식이 전해진 것은 이달 24일이었다. 이후 매도결제액이 매수결제액보다 커졌다. 파산보호 신청으로 주가가 급락하자 투자자 대부분이 손절매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국내 투자자들 사이에서 '밈 주식'으로 인기를 끌었다. 밈 주식은 기업의 펀더멘탈과 큰 관련 없이 온라인에서 입소문을 타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는 종목을 뜻한다.
밈 주식은 기업가치가 상승하며 주가가 꾸준히 우상향하는 경우는 드물기 때문에 장기투자에 적합하지 않으며, 단기간에 높은 변동성을 이용해 차익을 노리는 투자자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은 편이다. 2021년 미국에서 공매도 펀드 척결을 명분으로 내세워 개인투자자들의 매수세가 몰렸던 게임스탑이 최초의 밈 주식으로 평가받는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베드배스앤드비욘드는 나스닥거래소로부터 상장폐지 통보를 받고 다음 달 3일 주식거래가 중단될 예정이다.
상장폐지 이후에도 장외에서 거래를 할 수 있지만 통상 상장폐지된 기업의 주가는 급락한다. 베드배스앤드비욘드도 지난 5일간 주가가 46% 하락했으며, 28일엔 0.11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정혜정 기자 jeong.hye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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