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 연속 세이브' 이승현, 사자군단 새 수호신

양형석 2023. 4. 30.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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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kt와의 주말 2연전 이틀 연속 세이브, 삼성 파죽의 4연승

[양형석 기자]

 이승현
ⓒ 삼성라이온즈
삼성이 적지에서 kt를 연파하고 파죽의 4연승을 내달렸다.

박진만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수원 kt 위즈파크에서 열린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kt 위즈와의 원정경기에서 11안타를 때려내며 3-2로 짜릿한 한 점차 승리를 따냈다. 불과 5일 전까지만 해도 한화 이글스에 단 반 경기 앞서며 탈꼴찌 다툼을 벌였던 삼성은 두산 베어스와 kt를 상대로 내리 4연승을 거두며 공동 5위 KIA타이거즈, 두산과의 승차를 반 경기로 줄인 공동 7위로 올라섰다(11승12패).

삼성은 선발 원태인이 7이닝 동안 홈런1방을 포함해 10피안타를 허용했지만 2사사구4탈삼진2실점으로 kt타선을 막으며 시즌 두 번째 승리를 챙겼다. 타선에서는 8회 대타로 출전한 이성규가 결승 적시타를 때렸고 1번타자 김지찬이 3안타를 기록했다. 그리고 '끝판왕' 오승환의 자리를 물려 받은 삼성의 새 마무리 이승현은 한 점차 승부에서 9회를 잘 막아내며 시즌 3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영광스럽고 부담스러운 1차 지명의 영예

2023년 신인 드래프트부터는 다시 전국단위의 전면 드래프트가 부활했지만 지역연고가 존재하던 시절, 1차 지명은 선수들에겐 최고의 영광이자 매우 큰 부담이었다. 1차지명을 받았다는 것은 또래들 중 연고지역에서 최고의 유망주로 인정 받았다는 의미지만 그만큼 선수생활 내내 팬들과 구단으로부터 부담스런 기대를 받게 되기 때문이다. 각 구단의 1차 지명 선수 중 성공사례가 의외로 많지 않은 이유이기도 하다.

2019년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2021년 14승에 이어 작년에도 두 자리 승수를 기록하며 삼성의 토종에이스로 활약하고 있는 원태인은 삼성의 대표적인 1차 지명 성공사례로 꼽힌다. 2005년 미취학아동 시절에 삼성의 홈구장에서 시구를 했을 정도로 일찌감치 '미래의 에이스'로 꼽혔던 원태인은 연고지의 야구명문 경북고에 진학해 청소년대표로 활약하다 삼성의 1차 지명을 받고 입단해 선발투수로 순조롭게 성장했다.

반면에 지난 2014년 1차 지명이 부활한 후 처음으로 선택했던 상원고의 좌완 이수민은 삼성 구단과 팬들에게 '아픈 손가락'이 되고 말았다. 이수민은 고교 시절 10이닝 26탈삼진 기록을 세우며 경북고의 박세웅(롯데 자이언츠)을 제치고 삼성의 1차지명 선수로 낙점 받았다. 하지만 프로에서 9년을 보낸 이수민은 1군에서 통산 10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했고 1승1홀드 평균자책점4.91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고 방출됐다.

삼성은 2015년 영동 지역이 삼성의 연고지로 편입된 이후 처음으로 강원도 속초에 위치한 설악고의 우완 김영한을 1차지명으로 선택했다. 사실 그 해에는 연고지역에서 눈에 띄는 유망주가 보이지 않아 다소 모험에 가까운 지명을 했는데 김영한은 프로 입단 후 2년 동안 퓨처스리그에서 6경기 밖에 등판하지 못하고 타자로 전향했다. 하지만 김영한은 끝내 1군 데뷔조차 해보지 못하고 4년 만에 방출의 아픔을 겪었다.

2016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차 지명으로 삼성에 입단한 최충연은 프로 입단 3년 만에 삼성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대표팀에 선발돼 금메달을 목에 걸고 병역혜택까지 받았다. 하지만 승승장구하던 최충연은 지난 2020년1월 음주운전으로 적발되며 2년 간 1군에서 자취를 감췄고 올해도 4경기에 등판해 9.00의 평균자책점으로 아직 2018년의 구위를 회복하지 못했다.

'끝판왕' 오승환에게 물려 받은 마무리 자리

이수민 이후 7년 만에 등장한 상원고 출신의 좌완 유망주 이승현은 고교 2학년 때부터 광주일고의 이의리(KIA), 강릉고의 김진욱(롯데),제물포고의 김건우(SSG랜더스)와 함께 '고교좌완 빅4'로 불리며 이름을 날렸다. 2019년에 8위에 머물렀던 삼성은 전국단위의 1차 지명을 할 수도 있었지만 이승현이라는 확실한 카드가 있었기 때문에 고민하지 않고 연고지역의 이승현을 1차 지명으로 선택했다.

2021 시즌 신인왕 이의리보다 5000만원 많은 3억5000만원의 계약금을 받고 삼성에 입단한 이승현은 루키시즌부터 1군에서 41경기에 등판해 1승4패7홀드5.26을 기록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그리고 작년에는 삼성의 좌완 셋업맨으로 활약하며 58경기에서 2승4패1세이브14홀드4.53으로 성적을 더욱 끌어 올렸다. 특히 47.2이닝 동안 57개의 삼진을 잡아낼 정도로 뛰어난 구위를 선보였다.

프로 입단 3년째를 맞아 연봉이 8000만원까지 상승한 이승현은 올해도 박진만 신임 감독으로부터 좌완 필승조로 낙점 받았다. 이승현은 시즌 개막 후 7경기에서 1.1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출발을 보였고 마무리 오승환이 난조를 보이면서 개막 20일 만에 오승환으로부터 마무리 자리를 물려 받았다. 임창용과 오승환 같은 전설적인 마무리 투수들이 거친 삼성에 만20세의 이승현이 새로운 수호신으로 낙점된 것이다.

이승현은 마무리 데뷔전이었던 지난 21일 KIA전에서 단 하나의 아웃카운트도 잡지 못하고 최형우에게 끝내기 홈런을 맞으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지만 이승현은 이후 3경기에서 3.1이닝을 1실점으로 막으며 3연속 세이브를 기록하고 있다. 10-8로 앞선 연장 10회말에 등판했던 28일 kt전에서는 1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지켜냈고 29일 경기에서는 볼넷 하나만 허용하고 3개의 아웃카운트를 잡아내며 이틀 연속 세이브를 챙겼다.

통산 374세이브를 기록 중인 '전설' 오승환도 지난 2005년 마무리 권오준(삼성 불펜코치)의 난조를 틈타 시즌 중에 마무리 자리를 물려 받아 한국최고의 마무리 투수로 성장한 바 있다. 이승현 역시 시속 150km을 넘나들던 입단 초에 비하면 구속이 다소 떨어졌지만 우려했던 것보다 훨씬 안정된 투구를 선보이고 있다. 과연 삼성팬들이 기대하는 2002년생 유망주 이승현은 오승환의 뒤를 이어 삼성의 새로운 수호신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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