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콕!건강]성장기 우리아이 눈 건강…제대로 자라고 있을까

청소년기를 거쳐 성인이 되면 성장이 마무리되는 다른 신체 부위들과 달리 시력은 평균적으로 만 7~8세에 거의 완성된다. 하지만 발달 상황을 부모가 확인하기 어렵고, 문제가 생기더라도 아이들이 어떤 문제로 불편을 겪는지 정확히 표현하기 어려워 지나치기도 쉽다. 곧 다가오는 어린이날을 맞아 성장기 별로 어떤 점에 주목해 아이의 눈 건강을 챙겨야 할지 정리해봤다.

[사진제공=김안과]

신생아 시기인 0~2세는 시력이 발달하는 시기로 발달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이때의 시력은 가까이 있는 큰 물체를 흐릿하게 구분 가능한 정도다. 이후 점차 주변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시각세포가 발달하면서 시신경이 성숙하게 된다. 생후 3개월쯤부터 보호자와 눈 맞춤을 할 수 있고, 생후 6개월에는 눈의 위치가 정렬돼 첫돌 무렵 0.2 정도의 시력을 갖게 된다.

이 시기의 아이들은 의사소통이 어려워 시력 발달이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하기 어렵다. 시기별로 눈 맞춤, 눈의 정렬 상태, 주변 장난감 등에 대한 시각 반응을 잘 살펴보고 이상이 의심되는 경우 안과 검진을 받아보는 게 좋다.

3~6세는 의사소통이 가능하고 간단한 숫자나 그림 등을 구분할 수 있기 때문에 시력 측정과 보다 정밀한 안과 검진이 가능해진다. 3~4세쯤에는 대략 0.5 이상의 시력, 4~5세에는 0.6 이상의 시력을 보이는 게 정상이다. 해당 나이에 미달하는 시력 발달을 보이거나 양 안에 2줄 이상의 시력 차이를 보이는 경우는 약시를 의심해 보아야 한다.

대표적 소아 안질환인 사시, 약시, 굴절 이상(근시, 난시, 원시)은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평생의 시력에 영구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특히 약시는 어릴 때 치료를 시작할수록 성공률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있고, 제때 치료받지 않은 경우 성인이 돼서는 수술, 치료를 받아도 시력이 개선되지 않아 늦지 않은 발견과 빠른 치료가 요구된다. 사시는 종류에 따라 다르나 입체시 발달 등 시력 기능 발달을 위해 조기에 수술을 필요로 하는 경우가 있고, 시력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 사시가 있는 경우 시력 발달 시기에 주의 깊게 경과 관찰하는 게 필요하다.

7~10세는 근시 치료의 골든타임이다. 증상이 가장 빠르게 진행되는 시기이기 때문이다. 근시는 안구의 길이가 정상보다 길어지는 상태로 성장이 계속 진행되는 어릴 때 진행 속도를 늦추는 치료를 하는 게 효과적이다. 적절한 시기에 치료가 이루어지지 못한 채 방치해 고도 근시로 진행할 경우 성인이 된 이후 황반변성, 녹내장, 망막박리 등 실명을 유발할 수 있는 안질환 유병률이 높아질 수 있다. 최근에는 아트로핀 약물과 드림렌즈를 이용하여 적극적으로 근시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를 시행하고 있다.

최다예 김안과병원 사시소아안과센터 전문의는 “어릴 때 눈 건강은 평생을 좌우하는 만큼 시력이 완성되기 전인 7~8세 이전까지는 반드시 1년에 한 번은 안과 검진을 받는 것을 추천한다”며 “해마다 정기적인 검진이 어렵다면 1, 3, 6세에는 꼭 검사를 받아 시력 발달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안질환 발병 여부를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