떡볶이에 진심인 이 나라… 요즘은 ‘맵단짠’이 최고!
인스타그램에서 ‘#국물떡볶이’를 검색하면 게시물 수가 23만3000개로 확인된다. 해시태그를 ‘떡볶이’로 확장하면 325만개로 늘어난다. 참으로 떡볶이에 진심인 나라라고 할 수 있겠다. 떡볶이는 먹고 싶은데 물가는 비싸고, 육수부터 소스까지 만들어 먹자니 요리에 자신 없는 사람들에게 가장 쉬운 선택지는 가정간편식(HMR)이다. 시중에 나온 떡볶이 HMR 제품의 맛은 어떻게 서로 다를까.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떡볶이 장르 가운데 대중적인 ‘국물떡볶이’를 전문가들과 함께 평가했다.
간식에서 식사로 확장… 마트 매대 채운 대기업 국물떡볶이
떡볶이는 떡을 고추장이나 간장 등의 양념에 볶아 만든 음식이다. 간장으로 맛을 낸 궁중 떡볶이보다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를 주된 양념으로 한 떡볶이가 지금은 훨씬 대중적이다. 고추장 떡볶이는 ‘신당동 떡볶이’가 원조로 꼽힌다. 양념에 볶아서 나온 떡볶이뿐 아니라 육수에 양념을 풀어 만든 국물 떡볶이는 10~20대 젊은층에게 특히 인기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대개 시장점유율 상위 제품 가운데 평가제품을 선정한다. 하지만 떡볶이 카테고리로는 시장점유율이 확인되지 않는다. ‘냉장떡’ 시장으로 확장하면 풀무원이 1위다. 소비자를 집중 공략하는 카테고리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식품기업이 떡볶이를 출시하고 있다. 대형마트 냉장 떡볶이 코너에는 대기업 국물떡볶이가 한 데 모여 있다.
이번 ‘국물떡볶이’ 평가에서는 대형마트 떡볶이 매대에서 손쉽게 구할 수 있는 제품 5가지를 골랐다. 냉장떡 시장 1위 풀무원의 ‘쌀 국물떡볶이’와 3위 안에 드는 중소기업 ‘미정’의 ‘미정당 국물떡볶이’를 평가대상으로 우선 선정했다. ‘미정당 국물떡볶이’는 지역 전통식품중소기업 유통을 지원하는 CJ의 상생 브랜드 ‘즐거운 동행’으로 판매되는 제품이다.
떡볶이 매대에 나란히 놓여있던 동원 ‘우리쌀로 만든 매콤달콤 국물떡볶이’와 오뚜기 ‘맛있는 국물떡볶이’, 이마트 ‘피코크 국물떡볶이’를 평가대상으로 추가했다. 5개 평가 제품 모두 ‘쌀 떡볶이’다. 평가제품은 송파구 이마트에서 직접 구매했다.
국물떡볶이 평가는 지난 26일 서울 강서구 한국폴리텍대학 강서캠퍼스에서 진행됐다. 한국폴리텍대 강서캠퍼스는 1990년부터 30년 동안 한식, 양식, 중식, 일식, 제과제빵 등 각 분야 전문조리사를 매년 배출하고 있는 외식조리학과 명문으로 꼽힌다. 평가에는 식품기술사 겸 대한민국조리기능장인 한은주 학과장, 안용기·전현진 교수, 박주창·신수림 외래교수가 함께했다. 국민컨슈머리포트는 매번 공정한 평가를 위해 블라인드 테스트를 한다.
국물떡볶이 평가제품은 외식조리학과 학생 다섯 명이 조리법에 따라 조리한 뒤 ①~⑤ 숫자가 표시된 그릇에 담아 내 왔다. 평가단은 모양새, 향미, 떡의 식감, 풍미, 국물과의 조화, 전체적인 균형감 등 6개 항목별 평가를 한 뒤 1차 평가 점수를 매겼다. 이어 원재료와 영양성분을 분석해 평가한 뒤, 가성비까지 감안한 뒤 최종평가했다. 한은주 학과장은 “쌀떡은 고소하고 쫀득한 맛을 내서 양념이 빨리 배어들지 않는다. 국물과 함께 먹으며 양념 맛을 느낄 수 있는 음식”이라며 “요즘은 간식이 아니라 식사로도 활용되는 만큼 양념이 너무 짜지 않은 게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안용기 교수는 “집에서 조리할 때는 불의 세기 조절이 관건일 듯하다”며 “가스레인지에서 조리한다면 강불보다는 중불에 하는 게 덜 졸여질 것 같다. 인덕션에서는 가스레인지보다 센불로 하는 게 나을 수 있다”고 귀띔했다.
젊은 입맛에 선호도 높은 제품이 호평
1위는 ‘우리쌀로 만든 매콤달콤 국물떡볶이’(3.6점)가 차지했다. 젊은 세대가 떡볶이를 즐겨 먹는 것을 감안해 ‘젊은 입맛’을 충족시켜줄 만한 제품이라는 게 공통된 평가였다. 모양새, 떡의 식감, 풍미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전현진 교수는 “최신 트렌드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었다”며 “눈으로 보기에 먹음직스럽고 씹히는 식감이 젊은 소비자의 취향에 딱 맞아떨어지는 듯하다”고 했다. 안용기 교수는 “‘맵단짠’(맵고 달고 짜고)이 구현돼 있어서 젊은층이 즐길 듯하다”며 “후레이크가 다양하게 들어가는데 취향에 따라 조절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공동 2위가 나왔다. 풀무원 ‘쌀 국물떡볶이’와 이마트 ‘피코크 국물떡볶이’가 3.4점으로 나란히 2위에 올랐다. 풀무원 제품은 풍미와 균형감에서 최고점을, 이마트 제품은 모양새와 국물과의 조화에서 최고점을 받았다. 풀무원 쌀 국물떡볶이에 대해 박주창 외래교수는 “자극이 덜하고 대중적인 맛을 내서 어린이들이 먹기에 좋을 듯하다”고 평가했다. 전현진 교수는 “매운맛보다 단맛이 강한 제품이라 어린 소비자에게 인기가 있을 것 같다”며 “육수를 따로 내고 가루 조미료 대신 액상 조미료를 쓰는 등 재료에 신경을 많이 쓴 제품”이라고 평가했다.
피코크 국물떡볶이에 대해 신수림 외래교수는 “국물떡볶이의 전통적인 모습과 맛을 구현했다”며 “다른 제품보다 국물량이 많고 어묵이 들어있어서 짠맛이 덜했다. 순한 맛 떡볶이라는 게 차별점”이라고 평가했다. 한은주 학과장은 “국물이 깔끔하고 배추와 무로 단맛을 낸 게 자연스럽고 조화로운 맛을 표현했다”고 말했다.
4위는 오뚜기 ‘맛있는 국물떡볶이’(2.8점)였다. 안용기 교수는 “색이 보기 좋았고 떡의 식감도 괜찮았다”며 “다만 토마토소스가 들어가서 색감은 좋지만 맛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듯하다”고 했다. 신수림 외래교수는 “아이들이 먹기에 적합한, 대중적이고 무난한 맛을 냈다”고 평가했다. 5위는 ‘미정당 국물떡볶이’(1.8점)였다. 박주창 외래교수는 “덜 자극적인 편인데 가격이 다른 제품에 비해서 저렴해서 무난하게 사 먹을 수 있을 듯하다”고 했다. 전현진 교수는 “떡과 소스가 충분히 어우러지지 않는 게 아쉬웠다. 떡을 더 익히기 위해 조리 시간을 더 늘려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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