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년 364만대 VS 350만대…현대차-토요타 EV 전략 비교하니
현대자동차그룹이 전기차 시대를 맞아 세계 1위 자동차 업체이자 오랜 숙적인 일본 토요타를 넘어설 수 있을지 관심이다. 토요타가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집착을 버리지 못해 스텝이 꼬인 사이 현대차그룹은 공격적 움직임으로 한 발 앞서나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2030년 전기차 판매 목표로 현대차그룹 364만대, 토요타 350만대를 제시했다. 판매량 목표, 라인업 수, 플랫폼 등 전기차와 관련된 모든 스케줄에서 현대차그룹이 토요타보다 공격적인 전략을 취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전세계 자동차 시장에서 올해 전기차 침투율은 17% 수준이다. 전기차 침투율은 전체 자동차 판매량 대비 전기차 비중이다.
양사가 중장기 전기차 전략 목표 달성 시점으로 제시한 2030년엔 56%로, 판매되는 자동차 두 대 중 한 대는 전기차가 될 것으로 전망됐다. 2035년 전기차 비중은 88%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BEV(순수 전기차) 기준 지난해 전세계 전기차 판매량에서 현대차그룹이 7위로 4.7%를 점유했다. 토요타는 지난해 처음으로 BEV를 선보여 순위 안에 들지 못했다.
그동안 토요타는 하이브리드차에 집중하며 전기차 시장 대응에 늦다는 지적을 받았다. 탄소중립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내연기관도 있는 HEV(하이브리드 전기차)보다 BEV로 가는 글로벌 추세에 뒤늦게 전동화 전략을 발표하고 지난해 첫 전용전기차인 bZ4X를 출시했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에 첫 전용 전기차 아이오닉 5를 선보여 토요타보다 1년 앞선다. 현대차그룹은 이미 아이오닉 5와 6, EV6, 제네시스 GV60까지 4종을 판매 중이며 이번에 출시 예정인 EV9까지 5종의 라인업을 갖추게 된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에 총 31종 전기차 라인업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토요타는 3년 뒤인 2026년 10종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도 현대차가 최소 6년 이상 앞서나가는 중이다.
현대차그룹은 2020년에 전기차 전용 플랫폼 E-GMP를 선보이고 2021년부터 아이오닉5에 적용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1일 전기차 전용 공장 기공식에서 전용 플랫폼 제품 다양화, PE(배터리, 모터) 등 시스템 고도화, 1회 충전 주행거리 증대 기술 개발 등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또 전기차의 차세대 플랫폼 확보를 위해 2025년 도입하는 승용 전기차 전용 플랫폼을 비롯해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 체계 하에 차급별 다양한 전용 플랫폼들을 순차 개발할 계획이다. 통합 모듈러 아키텍처를 적용한 플랫폼은 배터리와 모터를 표준화해 제품 개발 속도와 효율성을 제고할 수 있다.
기존 내연기관 플랫폼 개조해 사용 중인 토요타는 2026년에 새 플랫폼을 도입할 방침이다. 사토 고지 토요타 사장은 지난 21일 해외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금까지 플랫폼은 자동차의 바디와 새시 등 차량 토대 부분을 말했는데 BEV 상품력을 높일 때는 기여도가 떨어진다”며 “지금까지의 자동차와는 매우 달라진 다른 탈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간다는 것이 중요하다”고 플랫폼의 목표를 세웠다.
이어 “플랫폼, 전자 플랫폼, OS라는 세 개의 레이어로 상품력이 정해진다”며 “자동차를 사용하지 않을 때 커뮤니티 안에서 에너지 그리드 역할을 할 수 있는 비즈니스로 만들어 차량의 가치를 재정의한다는 점을 고려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주요 시장 판매 전략에 있어서는 양사 모두 최대 격전지인 중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자동차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가별 BEV 판매량 중국이 507만5286대로 압도적 1위를 유지했고, 유럽(162만2895대), 미국(80만2653대), 한국(16만2987대) 등 순이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로 시장확대가 어려운 미국 시장 대신 중국 시장 내 점유율 확대를 목표하고 있다. 장재훈 현대차그룹 사장은 올 초 신년회에서 올해를 중국 사업을 정상화해야 하는 중요한 해라며 내년엔 아이오닉 5로 중국 재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사토 사장은 중국 공급망에 대한 전략에 대해 “배터리 EV는 특히 생산성 향상이라는 것이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며 “BEV의 속도를 높여가는 지역에서는 현지 생산을 대담하게 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황용식 세종대학교 교수는 “토요타가 안정적인 하이브리드 전략을 고수해오다 예상보다 빨리 도래한 순수 전기차 시대에 태세 전환해 적극 대응할 수 있다”며 “현재는 전기차 부문에서 현대차가 토요타보다 앞서고 있지만 토요타는 하이드리드 관련 다수의 특허기술 등으로 하이브리드와 접목성이 좋은 전기차에 진출하면 빠른 추격이 가능해 안심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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