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이 尹 위해 준비한 음료…용산서 '제로 콜라' 반긴 이유
“윤 대통령의 음료는 여기 있습니다.”
지난 25일(현지시각)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백악관 관저로 초대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 대통령에게 이런 말을 건네며 ‘제로 콜라’를 권했다. 평소 ‘제로 콜라’를 즐겨 마시는 윤 대통령의 취향을 미리 파악해 음료를 준비해뒀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의 세심한 배려”라며 이 일화를 소개했고,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다. 전직 고위 외교관은 “정상의 취향을 파악해 맞춤 음식을 준비하는 것 역시 중요한 외교 의전 중 하나”라며 “미국은 이런 점에 큰 강점이 있다”고 했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실제로 ‘제로 콜라’를 즐겨 마신다고 한다. 한 대통령실 참모는 “한번 대통령 보고를 가면 먼저 듣는 말이 ‘콜라 한 잔 마실래’일 정도”라며 “야근 때도 대통령이 콜라는 찾는 경우가 많아 넉넉히 준비해둔다”고 했다. 대선 기간 윤 대통령의 수행실장을 맡았던 이용 국민의힘 의원도 통화에서 “제로 콜라 뉴스를 보고 바이든 대통령이 윤 대통령을 정말 잘 안다는 생각을 했다”며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답답할 때마다 제로 콜라를 찾았다”고 말했다.
대통령실 내에선 ‘제로 콜라’ 뉴스가 화제가 되자 “윤 대통령에 대한 오해를 풀 좋은 기회”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술과 연관된 부정적 이미지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어서다. 윤 대통령은 대선 기간 술을 마시는 모습이 언론에 자주 보도되며 야당에 공격을 받기도 했다.
실제 이달 초 윤 대통령과 전국 지자체장이 부산 일식집에서 회식을 한 사진이 커뮤니티에서 화제가 됐는데, 이때도 윤 대통령과 술을 연관 지어 비판하는 댓글이 다수였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윤 대통령은 특별한 행사가 있지 않은 한 술을 거의 마시지 않고, 당시 부산 회식 때도 반주 정도만 했다”며 “제로 콜라를 마시며 야근을 하는 것이 평소 윤 대통령의 모습”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도 ‘제로 콜라 마니아’다. 술을 마시지 않는 한 장관은 검사로 근무할 때도 자신의 방에 찾아오는 기자들에게 ‘제로 콜라’를 권했다. 장관이 된 뒤에 가방에서 제로 콜라를 꺼내는 모습이 포착돼 SNS에서 화제가 됐다. 지난해 김의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 장관을 겨냥해 ‘청담동 술자리 의혹’을 제기하자 진중권 광운대 교수가 “한 장관은 제로 콜라만 마신다. 김 의원은 자살골을 멈춰야 한다”고 지적할 정도였다.
한 장관이 초임 검사 시절 함께 근무했던 전직 검찰 간부는 “한 장관이 회식에서 술을 한 잔 마신 뒤 거의 실신했던 기억이 있다”며 “그 뒤 어떤 검사도 한 장관에게 술을 권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후 한 장관은 회식 자리에서 술을 마시지 않는 대신, 끝까지 남아 술에 취한 선후배를 챙겼다고 한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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