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 없는 질주... '성환씨'가 나홀로 주행 한 사연

서치식 2023. 4. 29.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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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으로 국토종단] 난관 있었지만 오늘도 '순항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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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치식 기자]

▲ 손으로 국토종단 6일차 정읍에서 장성으로 향하는 종단팀 연일 계속되는 장거리 라이딩으로 피로가 누적된 종단팀의 6일차는 40여 km 주행 후 쉼과 힐링의 시간을가지기로 했다.
ⓒ 서치식
'손으로 국토종단' 6일째, 그간 300여 km를 주행한 종단팀은 후반기 중 하루는 날씨와 고갈된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 짧은 거리를 주행하기로 했다. 단거리 주행날 정읍에서 장성까지 주행해 늦은 점심 후 삼삼오오 커피를 즐기는 등의 여유를 만끽했다. 
 
  전복사고로 급하게 대체된 낯선 사이클, 배뇨 문제로 인한 어려움 속에서도 줄곧 맨 앞에서 대열을 이끄는 센터장.
ⓒ 서치식
 
감기와 배뇨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센터장, 자전거로 긴 거리를 라이딩 하며 힘든 오르막을 만날 때마다'어깨밀기', '끌기'등 으로 휠체어 주자를 도와야 하는 퇴직 경찰관 김종후(62, 아래 대장으로 표기), 양병수(58, 전주 예수병원 시설과), 김종윤(전주 예수병원 시설과) 삼형제(정도 천년 전주-나주 종주애도 함께한 이들은 도움이 필요한 휠체어 주자를 척척 알아내 도울 정도여서 팀에서 '삼형제로 통하며 아래 삼형제로 표기)마저 지친 기색이 역력했다.
  
 ""다함께, 안전하게, 끝까지!"란 구호가 무색해질 위태로운 상황에서 6일차 일정을 마친 뒤 본의 아니게 주행을 못한 구간을 주행하기 위해 선 성환씨와 대장님.
ⓒ 서치식
 
지친 모두에게 꿀 같은 휴식이 기다리고 있던 때.

"사이클 두 대와 삼형제가 타야해서 자리가 없으니 가려면 트럭을 이용하세요." 휠체어 리프트가 장착된 승합차로 이동을 돕고 대열의 후방을 든든하게 지키는 A씨(57, 전 사이클 국가대표 출신의 주부로 익명 요구)가 필자에게 한 말이다.

종단 5일차 있었던 사이클 전복사고로 대체 사이클을 가져오느라 권성환(57, 3번 주자)씨는 김제-신태인 간 20여 km를 주행을 못하고 말았다. 모처럼 모두가 휴식을 즐기는 시간에 성환씨의 사이클과 대장의 사이클, 지친 삼형제가 다시 승합차를 이영해 김제까지 70여 km를 올라가야만 했던 것이다.

하는 수 없어 내게 배정된 화물차를 몰고 가까스로 김제의 한 식당에 출발 전에 도착 했다.

오랫동안 마음을 나눠온 사이기에 홀로 주행 하는 성환씨와 꼭 함께 하고 싶었다. 거기에 대체 사이클을 함께 가지러간 우리 의도와 다르게 먼저 출발한 일행으로 상심에 빠진 성환씨와 "다함께, 무사히, 끝까지!"라는 구호가 무색해지는 중차대한 사태의 수습책을 함께 상의했기에 그의 주행을 지켜보고 팀원들과 독자들에게 그 생생하게 전달해야 하려는 욕심이 일었다. 
 
 출발하자 마자 쉼 없이 질주를 시작한 성환씨는 전기자전거를 탄 대장님조차 쫓아가기 힘들어 했다.
ⓒ 서치식
 
생각해보면 그의 집과 가까운 곳에서 일어난 전복사고, 종단을 준비하며 구입한 장비로 바로 대체 가능한 사이클이 그 집에 있었고, 제외된 코스를 홀로 주행 할 시간이 있는 일정까지 모든 상황이 누군가 절묘하개 안배한 상황이란 생각이 들었다. 필자는 "종착점에서 성환씨가 펼칠 '인생 세리머니'가 하나님 보시기에 합당해 하나님이 엄한 계획과 안배가 엄하게 작동하는 것 같다"라고 말해줬다.
  
▲ 수지않고 무한질주를 해대던 성환씨는 대장님의 제지를 받고서야 쉬는 시간을 가졌다. 도우려 나선 대장이 쫓아가기에 급급한 상황 속에서 쉴 생각을 안하던 성환씨는 대장님의 제지를 받고서야 사이클을 멈췄다.
ⓒ 서치식
 
아침 일찍 센터장과 상의 후 일과가 끝난 시간에 예의 삼형제와 함께 승합차를 이용해 김제-시태인역 구간을 홀로 주행하기로 한 것이고 뒤늦게 필자가 알게 된 것이다.
  
▲ 가파른 언덕을 만나서야 그를 도울 수 있었다. 성환씨의 빠른 질주를 따라가기 급급했던 대장은 가파른 언덕길에서 그를 도울 수 있어 오히려 언덕길이 반갑다고 말했다.
ⓒ 서치식
 
남에게 신세 지는 것을 극히 싫어하는 성환씨는 시작부터 질주를 시작해 쉬지 않고 무한질주를 했다. 경광등을 얹은 승합차가 앞장을 서고 경험이 많아 길을 잘 알고 전기 자전거와 전자 호루라기를 갖춘 '대장님'이 라이더로 곁을 지켰고 삼형제의 막내 종윤씨가 운전하는 트럭에 필자가 동승해 후미를 지켰다. 오르막에서의 지원을 위해서는 대장님이 선도해가야 하는데 워낙 빠르게 질주하는 성환씨로 대장님이 줄곧 그의 뒤를 따르는, 보기 드문 상황이 펼쳐졌다.
 
▲ 신태인역 도착전 지나는 싱그러운 가로수길 신태인역을 얼마 남깆 않은 지점에 펼쳐진 싱그러운 가로수길을 지나는 그의 모습을 보며 그의 심성만큼 싱그러운 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서치식
 
결국 다음날 주행을 걱정한 대장님이 호루라기와 수신호로 일행을 멈추게 했다. 확인해보니 13km를 달린 뒤 10여 분 숨을 고르고 신태인 역에 도착했다. 주행시간은 50분을 기록했다.
시속 20Km가 넘는 경이적인 기록으로 팀은 2시간 남짓 걸렸다 했다. 근육질인 그의 상체의 근육들이 있는대로 성질을 내고 있어 언제나 듬직한 그가 오늘따라 더 듬직해 보였다.
 
▲ '나 홀로 주행'의 종착지 신태인역 앞에 선 성환씨  수험생 시절에 만나서 전주시에 함께 근무하며 마음을 나눠온 필자는 성환씨가 자랑스럽다.
ⓒ 서치식
 
저녁시간 모두가 모인자리에서 필자가 "오늘 주행의 MVP는 단연코 권성환씨라고 생각합니다. 그 이유는 이번 국토종단의 본질을 훼손할 수 있는 중차대한 상황을 맞아 이를 슬기롭게 해결해 '손으로 국토종단'의 순항에 큰 기여를 했고 자칫 팀이 분열 할 수 있는 상황을 팀이 단합하고 하나 되는 계기로 삼았기 때문입니다"라고 말했다. 팀원들은 우레와 같은 박수와 환호로 격하게 동감을 표했다.

'배신감을 느꼈다"고 표현 할 만큼 크게 상심한 상황에서도 평정심을 찾아 무한 질주로 국토 종단에 나선 이후 최대의 위기상활을 단합하는 계기로 일순간에 딸바꿈 시킨 성환씨 덕분에 '손으로 국토종단'은 오늘도 순항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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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전북의 소리에도 게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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