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월담' 윤종석 "과정의 중요성 깨달아, 시청률 안 보게 돼" [엑's 인터뷰③]
(엑스포츠뉴스 이예진 기자) ([엑's 인터뷰②]에 이어) 배우 윤종석이 '청춘월담'을 통해 배운점을 이야기했다.
최근 윤종석은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엑스포츠뉴스 사옥에서 tvN 드라마 '청춘월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청춘월담'은 미스터리한 저주에 걸린 왕세자 이환(박형식 분)와 하루아침에 일가족 살인사건의 범인으로 지목된 천재 소녀 민재이(전소니)의 이야기를 담은 청춘 구원 로맨스로 최근 종영했다. 극 중 윤종석은 이환의 가장 절친한 벗이자 민재이의 정혼자 병조정랑 한성온 역을 맡았다.
윤종석은 냉철한 눈빛과 아우라로 병조정랑의 카리스마를 보여주는가 하면, 정혼자를 잃게 된 남자의 아픔과 슬픔, 정인을 향한 순애보와 가슴 절절한 그리움까지 모두 소화, 성온의 서사를 촘촘하게 채워 넣으며 완성도를 높였다.
폭넓은 감정을 연기하면서 배우로서 성장한 부분이 있을까. 윤종석은 "말하지 않고 말하는 법"이라고 답했다.
그는 "눈으로 얘기하는 방법을 배워나가는 것 같다"며 "여러 가지 텍스트나 문장의 길이가 아니라 진짜 마음을 움직이는 건 '이 안에 있는 정서'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이야기했다.
과정의 중요성도 깨닫게 됐다.
윤종석은 "예전에는 '어떤 작품이 재미있는가', '인기가 있는가'에 포커스를 맞추고 늘 결과라는 키워드를 생각했었는데 지금은 결과보다는 과정에 더 집중한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누구와 즐거웠고, 오늘 이 씬을 어떻게 찍었고, 어떤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렸는지. 그게 행복하고 즐거웠으면 그 자체로 결과가 되는거다. 이게 제 삶까지 오더라"라며 "연기를 하면서 제 삶을 계속 배워나가는 것 같다. 이번 작품에서도 유난히 느꼈다. 인생수업을 받는 기분"이라고 전했다.
결과보다는 과정의 중요성을 깨달았다는 윤종석, 시청률이나 작품의 평가들은 찾아보지 않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하며 "(그런데 주변에서 평가에 대해) 얘기를 많이 해주신다. 어떤 작품마다 양날의 검이 있는 것 같다. 좋지 않다고 해도 그 나름의 이유가 납득이 가고, 좋다고 해도 그만한 타당성이 있어서 크게 요동하진 않는다"고 이야기했다.
'청춘월담' 이전에는 결과에 더 집중했다고. 그는 "저는 불안한 사람이다. 불완전하고 불안정하기도 하다. 늘 결과 지상주의에 매몰돼있던 사람인데 그러면 단 한순간도 행복하지 않다. 결과를 이루면 목표가 없어지고, 이루지 못하면 당연히 불행하다. 어느 길로 나아가도 불행하더라. 늘 그런 사람으로 살아왔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극 중 탐났던 캐릭터가 따로 있을까. 그는 "이상하게 들릴 수도 있는데 궁금했던 역할이 재이"라며 "처해진 일들을 하나씩 연기를 한다. 재이가 잘 해나가는 모습을 보면 저도 모르는 희열과 성취감 같은 게 있다. 나라면 어떻게 연기를 했을까. 호기심이 갔던 것 같다"고 웃었다.
맡아보고 싶은 캐릭터에 대해서는 "지금껏 해오지 않은 장르나 캐릭터에 대해서 도전하는 걸 많이 즐겨 하는데 인물의 감정이 극에서 극으로 가는, 극적인 사람을 만나고 싶은 욕심이 있다"며 "반전 악역도 재밌을 것 같고 인생에 아주 큰 굴곡이 있는 인물들을 해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청춘월담' 이외에 사적으로 친한 배우로 윤종석은 이민기와 최수영을 언급했다. 그는 "둘 다 작품에서 만나게 됐다"며 "작품 들어가기 전도 그렇고 평소에도 자주 본다"고 말했다.
어떤 대화를 자주 나누냐고 묻자 "고리타분하다고 느끼실 것 같다. 1년에 1문제가 나오는 프랑스 수능 바칼로레아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평가할 수 있는가' 이런 걸 물어보는 거다"라며 웃었다.
이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윤종석은 "사랑하는 사람은 객관적 평가가 안되기 때문에 평가 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민기, 최수영과도 의견이 통일이 됐다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둘이 책을 정말 많이 읽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는 토론 스터디도 즐겨 하고 있다고 밝히며 "5년이면 250주 가까이 되는데 한 번도 빼먹은 적이 없다. 바칼로레아와 비슷한 스터디를 한다"고 덧붙여 이야기했다.
또 윤종석은 고등학교 때부터 배우를 꿈꾸게 됐다며 일화를 전했다. 윤종석은 "원래 배우가 꿈은 아니었고 글을 쓰고 싶었다. 작가나 시인이 되는게 꿈이었는데 글을 잘 쓰시는 분들이 많았고, 어떤 단어를 건져내려면 제 머릿속에 있는 단어와 정확하게 일치하지 않았던 게 너무 많았다. 그러던 중 영화를 보는데 정확히 표현이 되는 지점이 있더라. 그래서 연기를 하게 시작해야겠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상했다.
독립영화, 단편영화에 80편 가까이 출연한 그. 윤종석은 "찍으면서 느끼는 건데 유난히 재밌는 건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자유로움이 있다. 가장 큰 매력이다. 모든 걸 다 해볼 수 있는 예술의 산물 같은 곳이라 저에게는 뜻깊다"고 말했다.
대중에게 어떻게 보이길 바라냐고 묻자 "다양한 작품을 구애받지 않고 여러 개를 도전하면서 그 과정을 잘 밟아나가는 것을 여실히 보여줄 수 있는 배우로 봐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윤종석은 시청자들에게 "어떤 일이든 1년간 지속적인 관심을 갖는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근데 스무 개가 넘는 시리즈, 2달 반이 가까이 되는 작품을 끝까지 함께 해주신 마음이 너무 공감되고 이해된다. 함께 봐주셔서 감사드리고 이 작품이 오랫동안 마음을 위로받을 수 있는 작품이 되길 바란다. 나중에 봐도 괜찮은 작품이 되었길 바라는 마음"이라며 웃었다.
'청춘월담'은 윤종석에게 어떤 작품으로 기억될까. "보통은 '청춘'이라는 키워드가 앞에 있으니까 집중할 텐데 저는 '월담'이라는 키워드를 좀 더 생각해 보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한다. 모든 인물은 상식적으로 월담을 한다. 모든 인물들은 장애물을 극복한다. 누구나 다 극복할 수 있는 것은 해낼 수 있는 거니까 용기를 얻는 작품이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사진=H&엔터테인먼트, tvN 방송화면
이예진 기자 leeyj0124@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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