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차로 학생치고 그냥 간 버스…갈길 먼 우회전 일시정지

강주희 2023. 4. 29. 13:00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지난 21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은 직진 방향 신호가 빨간불이면 무조건 '일시 멈춤' 해야 하지만 현장에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서는 버스가 교차로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고 우회전하다가 중학생을 그대로 치고 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A씨는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인데도 우회전하면서 일시 정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2분에 1대 꼴로 단속돼 현장에선 혼란 계속

지난 21일 도로교통법 시행규칙 계도기간이 종료되면서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는 차량은 직진 방향 신호가 빨간불이면 무조건 '일시 멈춤' 해야 하지만 현장에선 혼란이 계속되고 있다.

최근 경기 김포시에서는 버스가 교차로에서 일시 정지하지 않고 우회전하다가 중학생을 그대로 치고 가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하기도 했다.

지난 27일 경기 김포경찰서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혐의로 70대 버스 기사 A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A씨는 지난 17일 오전 8시8분께 김포시 한 사거리에서 버스를 몰고 우회전하다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중학생 B양(12)을 치고 달아난 혐의를 받는다.

우회전 일시정지 위반 차량에 대한 본격 단속을 앞둔 21일 서울역 인근 건널목에 우회전 일시정지 관련 안내 팻말이 부착돼 있다. 사진=강진형 기자aymsdream@

버스에 치인 B양은 머리 등을 다쳤고, 병원에서 전치 3주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색인데도 우회전하면서 일시 정지를 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A씨는 경찰에 "(버스 바퀴가) 돌부리에 걸린 줄 알았다"며 "사람을 친 줄은 모르고 계속 운행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규칙에 따르면 운전자는 전방 차량 신호가 빨간불일 때 일단 멈춰야 한다. 이후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없으면 서행하며 우회전할 수 있다. 보행자가 있으면 보행자가 완전히 횡단보도를 건넌 뒤 우회전할 수 있다.

전방 차량 신호가 초록색일 때는 서행하며 우회전할 수 있다. 다만 이때도 전방 횡단보도에 보행자가 있으면 일단 멈춰야 한다. 우회전 신호등이 있는 경우에는 신호에 따라 운행하면 된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바뀐 시행규칙을 지키지 않거나 아예 법이 바뀐 줄 모르는 경우도 있다. 지난 24일 서울 은평경찰서가 구파발역 앞 사거리에서 우회전 일시 정지 특별 단속을 40여분간 한 결과, 단속에 걸린 차량은 2분에 1대꼴이었다. 3개월의 계도기간을 거쳤음에도 여전히 우회전 시행규칙을 지키지 않는 사람이 많은 것이다.

운전자들 사이에서는 우회전 규칙이 상황에 따라 즉각적으로 대응하기엔 애매하고 복잡하다는 토로도 나온다. 전방 신호와 보행자의 유무에 따라 진행 방식이 다르고, 규칙 자체가 단순하지 않다 보니 헷갈릴 때가 많다는 것이다. 우회전 시 차량이 마주치게 되는 횡단보도가 2개인 점도 언제 어디서 규칙을 지켜야 하는지 헷갈리는 부분이라는 이야기가 나온다.

이에 대해 정의석 도로교통공단 안전교육부 교수는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우회전의 대원칙은 "우선적으로 보행자를 보호하게 되기 때문에 보행자 위험이 있으면 무조건 일시 정지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회전 시 마주치는)두 번째 횡단보도는 기존과 똑같다. 보행자 신호와 상관없이 보행자가 없으면 우회전하고, 보행자가 있으면 보행 신호와 상관없이 무조건 일시 정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강주희 기자 kjh818@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