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워싱턴 선언, 불가피한 선택… 정부 바뀐다고 바뀔 문제 아냐"(종합)

배경환 2023. 4. 29. 0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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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골자로 만들어진 '워싱턴 선언'에 대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의무와 함께 한국 정부도 독자 핵 개발을 하지 않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겠다는 의무가 담겨 있다는 얘기로 "정부 담당자가 바뀐다고 해서 효력이 바뀔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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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케네디스쿨서 韓 대통령 최초 연설 및 대담
조세프 나이 교수와 대담 통해 '워싱턴 선언' 의미 부여
"대한민국, 핵무장 기술 기반 있지만 단순한 문제 아냐"
미국을 국빈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보스턴 인근 하버드대학교 케네디스쿨에서 '자유를 향한 새로운 여정'을 주제로 연설한 뒤 조셉 나이 교수와 대담하고 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핵협의그룹(NCG) 창설'을 골자로 만들어진 '워싱턴 선언'에 대해 "더 이상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말했다. 미 행정부의 의무와 함께 한국 정부도 독자 핵 개발을 하지 않고 NPT(핵확산금지조약)를 존중하겠다는 의무가 담겨 있다는 얘기로 "정부 담당자가 바뀐다고 해서 효력이 바뀔 문제는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미국 보스턴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연설을 마친 뒤 조세프 나이 하버드대 석좌교수 및 청중과의 대담에서 워싱턴 선언으로 인한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악화될 가능성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

북한 핵개발이 고도화되고 유엔안보리 상임이사국의 결의에 위반한 행위에 대해서도 안보리 이사국들이 협조를 하지 않은 탓에 핵위협이 구체화되고 위협적이 됐다는 배경을 꺼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한국뿐 아니라 일본과 미국도 함께 노출돼 있어 거스를 수 없는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얘기다.

'워싱턴 선언이 사실상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는 나이 교수의 질문에는 "워싱턴 선언은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하는 선언이 결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오히려 북한의 핵보유를 부정하고, 북이 핵을 보유하는 것을 국제사회에서 불법 행위로 규정하고 대응하는 시스템"이라며 북한의 핵보유를 인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핵확산금지조약을 준수할 것이라는 한국 정부의 입장도 재차 분명히 했다. 윤 대통령은 한국 내 독자 핵무장 여론에 대한 학생의 질문을 받고 "핵을 보유할 때 포기해야 할 다양한 가치와 이해관계가 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에도 독자 핵무장 여론이 있다. 북한이 미사일 위협을 고도화할 때마다 그 주장이 힘을 얻는다"며 "대한민국은 핵무장을 하겠다고 마음을 먹으면 빠른 시일 내, 빠르면 1년 내에도 핵무장을 할 수 있는 기술 기반도 있다"고 부연했다. 단순한 기술 문제가 아닌 만큼 복잡한 정치적, 경제적 문제도 엮여 있다는 논리다.

우리나라 현직 대통령으로는 하버드대에서 처음 연설에 나선 윤 대통령은 이날 수차례 '자유'를 언급하며 불법과 독재, 전체주의를 비난했다. 윤 대통령은 "민주주의는 진실과 자유로운 여론 형성에 기반하는 것"이라며 "허위 선동과 거짓 뉴스가 디지털, 모바일과 결합해서 진실과 여론을 왜곡하는 일이 다반사가 됐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민주주의가 흔들리고 자유가 위협받고 있다는 주장으로, "최근에는 AI 기술이 상황을 더 심각하게 만들기도 한다"고 우려했다. 해결책으로 윤 대통령이 내놓은 것은 '용기'와 '연대'로 "자유의 열망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의 강력한 연대, 국제적 연대도 필요하다"고 부연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도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침공이 1년이 넘었다. 국제법을 위반한 침공으로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자유와 인권이 무참히 짓밟았다"며 "다른 나라의 자유를 무시하는 '힘에 의한 현상 변경 시도'는 국제사회가 용기 있고 결연한 연대로서 대응해야 한다"고 밝혔다.

북한을 언급한 것도 이같은 이유에서다. 윤 대통령은 "북한의 불법적인 핵무기 개발과 핵 협박은 한반도뿐만 아니라 주변국, 나아가 세계의 평화와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고 있다"며 "이러한 전체주의적 태도는 필연적으로 북한 내 참혹한 집단적 인권 유린 상황을 초래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이들이 민주 세력, 인권운동가로 위장하고 있다는 지적도 내놨다. 윤 대통령은 "이들을 늘 경계하고 속지 말아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자유에 대한 확고한 철학과 신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보스턴=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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