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속 저하? 구위와 마음은 더 강해진 마무리 3년차 KIA 정해영

김효경 2023. 4. 29. 0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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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타이거즈 마무리 정해영. 김효경 기자

생각만큼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구위와 마음가짐은 더 강해졌다. KIA 타이거즈 클로저 정해영(22)이 든든하게 마운드를 지키고 있다.

KIA는 2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LG 트윈스와의 경기에서 4-3 승리를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10승 11패를 기록한 KIA는 승률 5할대를 눈 앞에 뒀다.

정규시즌 한 경기라지만 분위기는 뜨거웠다. 주말을 맞아 시즌 첫 잠실 원정을 찾은 KIA 팬들과 선두를 질주한 LG 팬들 2만2695명이 경기장을 거의 꽉 채웠다. 중반부터 비가 내렸지만 마지막까지 관중석을 지킨 관중이 더 많았다. 경기도 치열했다. 3-3으로 맞선 채 연장전 승부를 벌였다.

김종국 KIA 감독은 연장 10회 마운드에 마무리 정해영을 올렸다. 어떻게든 경기를 잡겠다는 의지였다. 정해영은 벤치의 믿음을 저버리지 않았다. 10회 말 1사 이후 신민재에게 안타를 맞고 2루 도루를 내줬지만, 실점 없이 막았다.

LG전 승리를 지킨 뒤 포옹하는 주효상-정해영 배터리. 연합뉴스

이창진의 희생플라이로 리드를 잡은 11회에도 선두타자 서건창에게 안타를 허용했으나 박해민을 1루 파울플라이로 잡았고, 홍창기의 2루수 직선타로 더블플레이를 이끌어 승리를 지켰다. 2이닝 2피안타 무실점으로 시즌 2승을 기록했다. 시즌 평균자책점은 3.72에서 3.08로 내려갔다.

KIA 동료들은 정해영을 포옹하며 "수고했다", "고생했다"는 칭찬을 쏟아냈다. 빗줄기가 굵어 로진을 몇 번이나 바꿔야할 만큼 쉽지 않은 상황에서의 등판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끝까지 집중해 승리를 지켰다. 정해영은 "10회는 (제구가)괜찮았는데, 11회는 스트라이크가 안 들어가더라. 칠 테면 치라는 마음으로 던졌고, 수비 정면으로 볼이 향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해영은 "(10회를 던진 뒤)코치님께서 '끝났다. 그래도 긴장을 늦추지 말라'고 해서 준비했다. 사실 선두타자 안타를 맞아서 힘들었다"며 "앞서는 상황이나 동점 상황이나 점수를 안 줘야 하는 건 똑같아서 부담은 비슷하다"고 했다. 이어 "두산전(8일, 1과 3분의 1이닝 2실점 구원승)에서 멀티 이닝을 던지다 안 좋았던 기억이 있다. 오늘로 좋은 기억만 생각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LG는 최근 활발한 주루플레이를 펼치고 있다. 정해영은 "경기 나오기 전에 전력분석을 할 때부터 LG가 잘 뛰고, 도루 시도가 많으니 견제가 많아도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견제를 너무 많이 한 것 같다"고도 했다.

KIA 마무리 정해영. 연합뉴스


정해영은 2년 연속 30세이브를 올렸다. 하지만 올 시즌 출발이 불안했다. 구속이 생각처럼 올라오지 않아 팀 승리를 날리기도 했다. 지난 시즌 패스트볼 평균은 시속 144.6㎞였으나 올해는 141.2㎞에 머무르고 있다. 그래도 김종국 감독은 "우리 팀 마무리 1순위"라며 정해영에 대한 신뢰를 이어갔다.

정해영은 "구속을 솔직히 신경쓴다. 구속이 안 나오는 걸 인정하고 다른 패턴으로 타자들과 싸워야 한다고 생각한다. 보시다시피 정상적이진 않고, 밸런스를 찾아가는 중이다. 수비들이 많이 도와줬다. 지금은 내 투구에 대한 만족감보다는 팀을 위해 막는다는 생각"이라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그래도 구위는 분명히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정해영은 "구위가 되니까, 잘 맞아도 수비 정면으로 향하는 것 같다. 구위가 좋아진 것이 도움이 되는 듯하다. 수비도 많이 도와준다"고 했다.

2020년 입단한 정해영은 2년 만에 클로저를 맡으며 주축 선수로 성장했다. 그만큼 자신의 부진이 신경쓰인다. 정해영은 "너무 많이 미안하다. 평소 내 컨디션이라면 좀 더 편안하게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봤을텐데 미안한 마음이 크다. 모든 형들, 코치님들이 내 걱정을 많이 해주신다. 특히 (양)현종 선배도 걱정해준다. 형들이 생각보다 나를 신경써준다는 걸 알았다. 내가 찾아가는 거니까 영상을 보면서 답을 찾아가고 있다"고 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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