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기운 받으러 달려와”…함평 나비축제와 함께 등장한 140억 황금박쥐상

황희규 2023. 4. 29.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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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박쥐 상을 보러 서울서 달려왔습니다. 100억원이 넘는다는 얘길 들어서인지 신비로운 느낌마저 드네요.”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함평나비대축제 개막과 함께 선보인 황금박쥐상은 오는 5월 7일까지 공개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지난 28일 오후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서 만난 박정자(67)씨가 한 말이다. 황금박쥐상은 전시관 인근 함평엑스포공원에서 열린 ‘2023 함평나비대축제’의 개막과 동시에 일반에 공개됐다. 이날 전시관은 황금박쥐상을 보기위해 전국서 몰려온 관람객으로 북적였다. 최근 금값이 오르면서 황금박쥐상 가치가 계속 오르기 있기 때문이다.

“하루 1000명 찾아”
황금박쥐를 본 관람객들은 휴대전화 카메라로 사진찍기 바빴다. 최근 뉴스를 보고 목포에서 왔다는 김동민(46)씨는 “최근 직업을 바꿨는데 황금박쥐를 보면 좋은 기운을 얻을 것같아 왔다. 실제로 보니 사진보다 더 멋있고 화려해 좋은 일만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황금박쥐상은 나비축제장 인근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전시됐으며, 입장료 없이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오전 9시에 문을 연 전시관은 관람객 수를 세지는 않지만, 나비축제만큼이나 인기가 많다고 한다. 이 상은 나비축제가 열리는 5월7일까지 구경할수 있다. 전시관측은 "28일 하루만 1000명정도 온 것 같다"고 했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함평나비대축제 개막과 함께 선보인 황금박쥐상은 오는 5월 7일까지 공개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28억원 들여 제작
1999년 함평군 대동면 고산봉 일대서 황금박쥐(붉은박쥐)가 집단 서식한 사실이 확인됐다. 황금박쥐는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포유류 1급에 속하며 천연기념물 제452호다. 함평군은 이를 관광 상품화하고자 2008년 28억원을 들여 제작했고, 15년이 지난 현재 가치는 5배나 올랐다. 함평군 관계자는 “금값 상승으로 현재 140억원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황금박쥐상은 순금(24k) 162㎏, 순은 281㎏ 등으로 만들어졌다. 가로 1.5m, 높이 2.1m 크기의 은으로 된 원형 고리 안에 금으로 된 황금박쥐 4마리가 날갯짓을 하고 있고, 중앙 상단에 크고 작은 황금박쥐 2마리가 날개를 활짝 펼치고 있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함평나비대축제 개막과 함께 선보인 황금박쥐상은 오는 5월 7일까지 공개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강화유리에 CCTV만 10대
140억원 가치에 맞게 보안도 철저하다. 황금박쥐상은 철제셔터와 유리문, 철제셔터 등 3중 문을 통과해야 실물을 볼 수 있다. 여기에 더해 3㎝ 강화유리 안에 보관돼 있고, 전시관 내외부에는 폐쇄회로(CC)TV 10대가 설치돼 있다. 강화유리는 망치로 쉽게 깨지지 않으며, 3중 문 중 하나라도 강제 개방을 시도하면 경보음이 울린다고 한다. 경보음과 함께 곧바로 보안업체와 경찰서에 자동으로 실시간 통보되면서 철통 보안을 자랑하고 있다.

140억원으로 추정되는 ‘황금박쥐상’이 전시된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의 모습. 함평나비대축제 개막과 함께 선보인 황금박쥐상은 오는 5월 7일까지 공개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도둑들, 경보음에 ‘화들짝’
황금박쥐상을 노린 간 큰 절도범도 있었다. 2019년 3월 15일 인적이 드문 새벽 시간대에 3인조 절도범은 황금박쥐를 노리고 생태전시관에 침입을 시도했다. 준비한 절단기로 셔터 자물쇠를 끊고 셔터를 50㎝가량 들어 올리던 중 경보음이 울리자 그대로 달아났다. 온라인에서 만나 범행을 공모한 이들은 달아난 지 54일 만에 모두 붙잡혔다. 당시 황금박쥐상의 시세는 85억원에 달했다.

보험료만 매년 2000만원
황금박쥐상은 제작 이후 상시 개방을 했으나, 관람객이 많지 않아 적자가 계속됐다. 이후 매년 5월 나비축제와 10월 국향축제 기간에만 공개됐다. 함평군은 매년 황금박쥐상 작품 보험료로 예산 2000만원을 지출하고 있으며, 접근성이 좋지 않은 등의 이유로 상설 개관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군 관계자는 “올해를 목표로 축제가 열리는 엑스포공원으로 옮기는 사업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남 함평군 황금박쥐 생태전시관에 ‘황금박쥐상’이 전시돼 일반에 공개하고 있다. 함평나비대축제 개막과 함께 선보인 황금박쥐상은 오는 5월 7일까지 공개된다. 프리랜서 장정필

함평=황희규 기자 hwang.heegyu@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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