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만사] ‘에코거지’ 시대, 잃지 않으려면… “주주환원 강한 가치투자가 핵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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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부서장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엄덕기 매니저를 잇는 가치투자계 '적통'이다.
다만 김 부서장은 가치투자에는 타고난 '반골기질'이 필요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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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한번쯤 ‘인생 한방’을 꿈꾼다. 지난 3년여간 열린 유동성 파티는 여기에 기름을 부었다. 자산가격의 급격한 상승과 함께 ‘벼락거지’가 속출했다. 최근 등장한 ‘에코거지’는 벼락거지의 변주다. 올해 들어 450% 넘게 오른 2차전지 테마종목 에코프로 그룹주를 갖지 못한 개미들의 자조 현상이다. 단기 고수익을 향한 열망과 맞물려 나만 대세에서 소외된 것 같은 불안감을 뜻하는 ‘포모증후군’도 고개를 들고 있다.
하지만 쉽게 얻으면 쉽게 잃는 법이다. 김기백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 부서장은 과열·쏠림 현상에는 피해자들이 더 많았다고 설명했다. 그는 28일 인터뷰에서 “과거 화장품, 바이오 종목에서 보듯 과열·쏠림현상은 반복돼왔다. 지금은 2차전지로 모습만 바뀐 것”이라면서 “화장품, 바이오 종목에서 본 손실은 잘 이야기되지 않는다. 단순히 쫓아가는 투자로는 충분한 누적수익을 취하기 어렵다”라고 진단했다.
오히려 지속가능한 수익을 위해서는 가치투자가 필요하다고 김 부서장은 강조했다. 그가 정의하는 가치투자란 “본인이 판단한 기업가치와 시장에서 평가받는 가격을 완전히 구분해 투자하는 것”이다. 당장은 저평가된 종목이더라도 가격이 제 가치를 찾을 때까지 기다리는 투자란 뜻이다.
김 부서장은 가치투자의 대가로 꼽히는 이채원 라이프자산운용 이사회 의장, 엄덕기 매니저를 잇는 가치투자계 ‘적통’이다. 누구나 알 만한 대형주보단 소외되고 저평가된 중소형주 발굴에 주력한다. ‘금융 노가다’도 필수다. 지난 10년간 진행한 기업미팅만 2500번, 관리가능 종목들은 700개에 이른다. 2016년, 2019년, 2022년 중소·일반형 주식형펀드에서 수익률 1위도 두루 기록했다.
김 부서장은 거시환경이 바뀐 현시점이 가치투자의 적기라고 설명했다. 그는 “지금은 3고(고금리·고물가·고환율) 여파에 과잉 유동성이 해소돼 기업의 자금조달이 어려워진 시기”라면서 “하지만 자기자본으로 경영하는 기업은 흔들리지 않는다. 현금이 왕인 세상, 시가총액 대비 순유동자산 가치가 풍부한 기업들이 재평가받는 환경이 온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주주환원에 적극적인 기업을 주목할 것을 권했다. 곳간이 풍부할수록(수익·순유동자산가치가 높을수록) 주주에게 돌려줄 여력도 많다는 설명이다. 그는 “행동주의펀드, 일반주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정부도 배당절차 개선안 마련하는 등 기업에 주주환원을 촉진하고 있다”라면서 “기업 곳간을 향유할 때까지 주주환원 요청은 지속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김 부서장은 가치투자에는 타고난 ‘반골기질’이 필요하다고 했다. 공포와 탐욕을 이겨내고, 대세와 반대로 의사결정을 내려야하기 때문이다. 이에 투자 초보들은 자신의 기질을 먼저 테스트해보라는 조언이다. 그는 “초기 3년 동안 원금을 고정시켜보라. ‘물타기’를 지양하고 늘리지도 줄이지도 않는 것이다”라면서 “시장의 업다운을 경험하며 리스크 관리를 배우고 자신의 투자기질을 확인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 heyj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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