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경영의 출발점, 아직도 사장님인가요 [경영칼럼]

2023. 4. 29. 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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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경영이 글로벌 추세지만, 중소기업이 국제적인 요구 수준을 맞추기는 쉽지 않다. 특별한 해법을 찾기도 힘든데,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면 도태될 수밖에 없다는 위협만 넘쳐난다. ESG 경영은 ‘지속 가능한 지구’를 위해 인류가 지금 무엇인가 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 결국 인류 생존을 위협하는 칼날로 돌아올 것이다. 바꿔 해석하면 기업만이 ESG를 고민하고 책임질 문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지구 환경 훼손의 주범은 문명 발전을 통해 편익과 풍요를 추구해온 인류 전체다. 편익 소비의 주체인 개인, 생산의 주체인 기업, 정책과 방향의 결정 주체인 국가가 공동으로 책임져야 할 문제다. 기업 구성원은 개인으로서의 책임과 기업인으로서의 책임을 동시에 갖는다. 이를 염두에 두고 ESG 경영을 다시 이해해보자.

환경(E)은 에너지다. 자원 조달과 소비, 제품 생산, 오염물 폐기물의 발생과 처리 등 기업 활동의 전 과정은 탄소 배출로 귀결되는 에너지 소비 과정이다. 최적의 자원, 최저의 에너지로 동일한 제품을 생산하고 소비할 수 있다면 ESG 경영은 물론 원가 품질 생산성 등 전통적인 기업 경쟁력이 필연적으로 강화된다.

과거와 달라져야 하는 것은 개인의 참여다. 기업의 경영 이익과 목표 달성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이 맡은 영역에서 스스로 책임 아래 최적의 자원 소비, 최고의 효율과 품질을 유지하는 게 ESG형 생산 방식이자 미래 지향의 ‘새로운 일하는 방식’이다.

사회적 책임(S)은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와 공헌이다. 기업 ESG 평가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기도 하다. 지역 사회의 기대는 생활 방식, 문화, 국가의 발전 수준 등에 따라 다양하다. ‘기업이 어떤 기여 활동을 했는가’가 아니라 ‘지역 사회에 필요한 공헌을 했는가’를 일률적인 기준으로 평가할 수 없다. 지역 사회에 무엇이 필요한지를 잘 아는 사람은 지역 사회의 일원이기도 한 기업 구성원이다. 이들이 자율적이고 자발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하는 사회적 활동은 지역 사회 요구와 일치될 것이다.

거버넌스(G)는 개념 자체가 약간 복잡하다. 지배구조 투명성이라고도 하고, 준법 경영, 윤리 경영 등 다양한 용어로 해석된다. 본질은 경영 의사 결정 과정에서 비윤리적이고 비도덕적이며, 반사회적인 의사 결정이 이뤄지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갖췄느냐다. 다만 이사회를 통한 의사 결정이 모든 것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치명적인 거버넌스 문제는 제도가 아니라 실행에서 발생해왔다. 경영 현장에서의 거버넌스는 부정행위, 차별, 갑질, 성희롱, 직무의 태만과 유기, 산업재해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났기 때문이다. ESG 경영의 요체는 기준이 아니라 실행이다. 실행의 주체인 기업 구성원은 강력한 ‘ESG 자산’이다. 구성원 모두가 담당 현장에서 에너지를 줄이고, 원부자재를 아끼고, 보다 나은 품질과 생산성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핵심이다. 전통적인 현장 혁신 활동은 품질 관리를 기반으로 삼은 전 직원 참여의 소집단 활동이었다. ESG를 지향하는 소집단 활동은 실천이 가능한 강력하고 효과적인 ESG 경영의 출발점이다.

김기홍 가온파트너스 대표
[본 기사는 매경이코노미 제2206호 (2023.04.26~2023.05.02일자)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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