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 찍은 ‘반포 원베일리’ 펜트하우스, 돌연 계약 취소된 사연은?

‘집값 띄우기용 허위 거래’ 의혹에
“사유 생겨 취소 후 재신고한 것”

올 초 100억원에 입주권이 계약된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펜트하우스 거래가 최근 돌연 취소되면서 ‘집값 띄우기용’ 거래였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지만 이내 ‘재신고’를 위한 취소였던 것으로 파악되면서 집값 띄우기 의혹은 일단락됐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월 16일 100억원에 계약서를 쓴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200㎡ 35층 펜트하우스 매매 거래가 4월 19일 취소됐다. ‘해제 사유 발생’을 이유로 계약이 3개월 만에 무효가 된 것이다.

서울 서초구 반포동 ‘래미안원베일리’ 공사 현장. (윤관식 기자)

래미안원베일리는 신반포3차와 경남아파트를 통합 재건축하는 2990가구의 대단지 아파트로, 2021년 일반분양됐다. 일반분양가는 3.3㎡당 평균 5653만원으로 역대 최고 가격이었는데도 1순위 청약에만 3만6000여명이 몰리며 인기를 끈 바 있다. 올 8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가 한창이다.

이번에 계약이 취소된 면적대는 래미안원베일리에서는 처음 거래된 펜트하우스였다. 100억원을 돌파했다는 상징성에 당시 정부의 부동산 규제 완화 정책인 1·3 대책이 발표된 직후였던 만큼 주춤했던 강남권 부동산 시장이 반등하느냐는 기대 섞인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이런 상징성 있는 초고가 아파트 거래가 돌연 취소되자 일각에서는 애초에 해당 매매 거래가 집값 띄우기용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다만 서초구청과 신반포3차 조합의 말을 종합해보면 해당 거래는 재신고 요건이 발생해 취소 후 재신고한 건이라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거래 취소’는 아니었다.

래미안원베일리 실거래 신고 내역. (서울부동산정보광장 홈페이지 캡처)

실제로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200㎡ 같은 아파트는 거래가 취소된 이후 다시 실거래 신고가 이뤄졌다. ‘취소 후 재신고’는 계약서에 잘못된 내용을 기입했거나 세부사항이 변경되는 등 계약 요건에 변동이 생긴 경우 가능하다. 구체적으로는 ▲매수자 추가 ▲관계지번 추가 ▲실제거래금액, 계약일, 매도·매수인의 성명이나 주민등록번호 변경 ▲중개사사무소 추가 등이 필요한 경우에는 거래를 해제한 후 재신고해야 한다.

통상 계약서를 쓴 뒤 수개월 지난 시점에 잔금을 건낼 때 세부정보를 다시 확인하는 과정에서 이런 오류가 발견되다 보니 여느 단지에서도 취소 후 재신고가 빈번하게 이뤄진다는 게 일대 중개업계의 설명이다. 해당 거래를 허위 거래로 보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문제의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200㎡ 매매 거래는, 매수자가 4월 24일 잔금을 치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래미안원베일리 전용 200㎡ 펜트하우스는 일반분양에는 포함되지 않았던 조합원분으로 방 5개, 테라스 4개, 욕실 3개를 갖춘 평형이다. 단지 전체에 2가구만 지어졌으며 조합원에는 59억645만원에 분양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