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과 소금] 다음세대 부흥, 이것이 답이다
다음세대 부흥은 한국교회의 큰 관심사다. 교회에 청소년들이 없다고, 교회학교가 사라져 간다고 걱정한다. 어떻게 해야 많은 청소년이 예수 잘 믿고 신앙생활 잘할 수 있을까. 이를 위해선 다음세대에 대한 편견부터 버려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아이들은 신앙적으로 미숙하다는 편견이다. 그래서 교회에 나오게 하려면 맛있는 것을 주거나 재미있는 것을 줘야 한다고 여긴다. 또는 대부분 친구 따라 교회에 온다고 생각한다. 친구의 영향력이 상당하다고 판단한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어릴 때 교회 문턱을 넘나들면 나중에 하나님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한다. 이 말은 어릴 때는 하나님을 만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 이기용 신길교회 목사가 수년째 진행하는 중고등부 연합수련회에 간 적이 있었다. 당시 이 목사가 서산성결교회 담임이던 때라 몇 년 됐다. 그때 눈길을 끌었던 것이 대예배당 입구에 붙은 지정 좌석표였다. 아이들의 명찰 색깔에 따라 좌석이 지정됐다. ‘저녁 집회 1층 바닥 초록, 1층 장의자 분홍, 2층 노랑.’ 이런 식이었다. 처음에는 아이들이 앞자리에 앉지 않으려고 해서 배정한 줄 알았다. 하지만 그 반대였다. 수련회에 참가한 청소년들이 맨 앞자리에 앉으려고 식사까지 거르자 주최 측이 내놓은 특단의 대책이었다.
수련회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없었다. 레크리에이션도 없었다. 워십밴드도 없었고 유명 강사도 없었다. 먹는 것은 하루 세끼가 전부였고 잠은 예배당 바닥에 깐 매트에서 잤다. 새벽, 오전, 저녁 예배가 순서의 전부였고 찬양, 설교, 기도뿐이었다. 그런데 아이들 눈빛이 달랐다. 목이 터져라 “아멘”을 외쳤고 뜨겁게 통성기도를 했다. 예배 후 인터뷰를 한 학생은 “학교 친구들의 구원을 위해 한 알의 밀알이 되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청소년들이 신앙적으로 잘 모를 거다? 천만의 말씀이다. 신학은 모를지 몰라도 신앙은 다르다. 아이들도 성령 받으면 다르다. 이 목사는 “청소년들도 성령 받아야 한다”라는 주제로 매년 수련회를 열고 있다. 결론적으로 지금 아이들에게 필요한 것은 재미, 유익, 먹거리가 아니라 성령이다.
또 다른 편견은 아이들을 위한 고품격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아이들 문화에 맞는, 더 나아가 세상을 능가하는 무언가를 통해 아이들과 소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80년대 90년대를 그리워하며 그런 말도 한다. “이전에는 교회 문화가 세상 문화를 앞섰고 그래서 아이들이 교회로 왔다. 그런데 지금은 세상의 문화 수준이 훨씬 높아서 아이들이 교회에 안 온다. 교회의 문화 수준을 높여야 한다.”
현상은 맞는다. 자본을 앞세운 세상이 여러 면에서 교회를 앞서고 있다. 하지만 세상에는 없고 교회에만 있는 게 있다. 바로 예수다. 세상의 어떤 것을 가져와도 비교할 수 없는, 생명 구원 희망 비전 미래 축복인 예수가 있다. 세상과 비교해 가장 강력한 경쟁력이다. 다른 거 필요 없다. 청소년들에게 예수만 만나게 하면 세상에 아무리 좋은 게 있다고 해도 멀리 달아나지 않는다.
학생신앙운동(SFC)이 2020년 교회 출석 청소년 1753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다. 여기에서 청소년들은 교회학교가 성장하지 않는 이유로 ‘학생의 개인적 요인’(31.3%)을 1순위로 꼽았다. 2위는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인식’(19.3%), 3위는 ‘교회 학교 프로그램의 흥미 없음’(14.8%) 순이었다. 또 청소년들이 교회에 출석하는 동기에 대해 ‘나의 신앙 때문’이 74.3%로 가장 많았다. 이어 부모님, 친구, 교회 담당 교역자, 교회 담당 선생님 순이었다. 청소년의 신앙은 외적 요인보다 내적 요인에 크게 좌우된다는 의미다.
다음세대 부흥을 위한 많은 대안이 있지만 결국에는 청소년 개인이 성령을 받고 예수를 만나야 한다. 전도했으면 성령 받게 해야 한다. 그렇게 할 때 다음세대가 부흥한다. 더 나아가 한국교회도 다시 부흥하는 역사가 일어날 것이다.
전병선 미션영상부장 junb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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