톰 포드가 톰 포드를 떠난다
톰 포드가 자신이 설립한 브랜드 톰 포드를 떠납니다. 2010년 톰 포드 여성 컬렉션을 론칭한 이래로 지금까지 약 13년간의 여정을 뒤로한 채 톰 포드는 그의 이름을 내건 마지막 컬렉션을 공개했는데요. 벨벳 리틀 블랙 드레스부터 스팽글 라운지 수트, 레오파드 재킷까지, 컬렉션은 ‘톰 포드’ 하면 곧장 떠오르는 관능적인 피스들로 가득한 모습입니다. 모두 역대 컬렉션을 통틀어 톰 포드가 가장 사랑했던 아이템들로만 구성되어 있죠.
한편 그의 작별 소식과 함께 공개된 영상에는 앰버 발레타, 칼리 클로스, 조안스몰스, 카렌 엘슨 등 톰 포드의 뮤즈와도 같았던 모델들이 대거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길게 늘어선 유리 벽 속 자신의 옷을 걸친 채 포즈를 취하는 모델들을 바라보며 걷는 톰 포드의 뒷모습은 마치 그가 브랜드에 마지막으로 고하는 작별 인사를 연상케 하죠.
생 로랑의 디자이너와 구찌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거쳐 2005년 자신의 이름을 딴 브랜드 톰 포드를 세우기까지, 패션 신에 굵직한 획을 그으며 셀 수 없이 많은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어 온 톰 포드. 하지만 지난해 11월 에스티 로더 그룹이 톰 포드를 28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그는 이번 컬렉션을 마지막으로 톰 포드를 떠나게 되었습니다.
오늘날까지도 다양한 분야에서 수없이 오마주 될 정도로 아이코닉한 ‘톰 포드의 구찌’라는 고유명사를 탄생시키기부터 영화 〈녹터널애니멀스〉로 73회 베니스 국제 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하기까지, 그는 장르를 넘나들며 ‘톰 포드’라는 확실하고 대체 불가한 수식어를 남겼죠. 아직 그의 뒤를 이을 후임자는 정해지지 않은 상태. 과연 어떤 이가 혜성처럼 나타나 ‘아무개의 톰 포드’라는 새로운 역사를 펼쳐나갈지 기대가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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