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진아, 되게 신나": 송혜교부터 박은빈까지, 백상 여성 수상자들의 소감 모음.zip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한 화제작들의 각축전이 예상됐던 제59회 백상예술대상이 막을 내렸습니다. 특히 영화 〈헤어질 결심〉, 넷플릭스 오리지널 〈더 글로리〉, ENA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등 여성 중심 서사의 작품들이 수상권에서 큰 관심을 받았죠.
역시 영화 부문에서는 〈헤어질 결심〉이 3관왕을 차지했습니다. 영화 대상, 영화 감독상, 영화 여자최우수연기상을 수상했어요. 지난해부터 유수의 시상식 여우주연상을 휩쓸었던 탕웨이는 백상 트로피를 품에 안은 채 "2011년도에 〈만추〉라는 영화로 백상 시상식에 왔다. 지금은 2023년도이다. 또 같은 토끼의 해"라며 백상과의 인연을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의 모든 영화인, 한국 관객과 팬, 백상 심사위원진과 박찬욱 감독, 정서경 작가 등 스태프진과 박해일 및 배우진에게도 감사의 뜻을 밝혔어요. 이날 해외 스케줄로 시상식에 서지 못한 박찬욱 감독 대신 영화감독상을 대리수상하기도 한 탕웨이는 "여러 나라에서 많은 연출자들이 혼신의 힘을 다하고 있다. 저도 그 중 한 사람이라는 것을 자랑스럽게 여긴다"라는 수상 소감을 대신 전했습니다.
지난해 작지만 큰 돌풍을 일으킨 영화 〈다음, 소희〉도 3관왕이었습니다. 여자 신인연기상, 각본상과 특별부문 GUCCI IMPACT AWARD상의 주인공이 됐거든요. 전주 콜센터 현장실습생이 세상을 등질 수밖에 없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그 죽음의 진실을 추적하는 형사 유진(배두나)의 고군분투를 다룬 작품입니다.
이날 정주리 감독은 "많은 분들이 저희 영화를 보고 현실 속에 '유진'이 없어서 슬프다고 이야기했다. 하지만 현실에는 끊임없이 취재하던 기자들이 계시고, 가슴 아픈 시간을 계속 살아내고 계신 유가족분들이 계신다. 그분들이 저희 영화에 유진이 되어주셨다"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낯설고 위험한 형식의 영화를 만들 수 있도록 무한한 영광을 준 배두나 배우에게 너무 고맙다. 더욱 열심히 영화를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쓰며 영화를 만들겠다"라고 했습니다.
드라마 부문에서는 〈더 글로리〉의 강세가 뚜렷했습니다. TV드라마 작품상을 비롯해 극 중에서 신들린 열연을 펼친 송혜교와 임지연이 각각 TV여자최우수연기상, TV여자조연상을 가져갔습니다. 먼저 〈더 글로리〉의 박연진 캐릭터로 상을 받은 임지연은 "박연진은 저에게 도전이었고 실패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라며 "연기가 아직도 두려운 저는 언제나 좌절하고 매번 자책만 하는데 그런 생각들이 가끔 '나는 불행한가?'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 때가 있었다"라고 털어놨습니다.
또 "그래서 오늘은 존경하는 선배님과 동료들 앞에서 제 자신에게 말해주고 싶다. 연진이로 사느라 너무 고생했고 너도 충분히 잘 해내고 있다고. 멋지다 연진아”라고 말했습니다. 〈더 글로리〉의 스태프와 배우들, 최근 공개열애를 시작한 이도현에게도 고마움을 표현했고요.
자리에 함께 한 〈더 글로리〉 팀의 축하 속에 무대에 오른 송혜교는 “나 상 받았어 연진아, 나 지금 되게 신나”라고 드라마 명대사로 말문을 열었습니다. "정말 받고 싶은 상이었다"라며 울먹이던 그는 특히 김은숙 작가에게 감사했는데요. KBS 2TV 〈태양의 후예〉에 이은 두 번째 작품이 또 한 번의 영광이 됐다는 설명이었죠.
대망의 TV대상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박은빈에게 돌아갔습니다. 호명되자마자 눈물을 쏟은 박은빈은 드라마를 대표해 자신이 상을 받은 것 같다며 겸손한 모습을 보였어요. 이어 "어린 시절 제가 배우라는 꿈을 포기하지 않는다면, 언젠가 대상을 받을 수 있는 어른이 되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그 꿈을 이루게 해 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우영우를 마주하기로 마음먹기까지 시간이 꽤 필요했다. 배우로서 우영우를 어떻게 표현하느냐에 따라 누군가에게는 큰 상처가 될 수 있을 것 같아 많이 두려웠다"라고 고백한 그는 "처음으로 스스로의 한계에 맞닥뜨릴 때가 있어서 좌절들을 딛고 마침내 끝낼 수 있어 다행인 작품이었다"라고 했죠.
마지막으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가장 좋아하는 대사는 ‘제 삶은 이상하고 별나지만 가치 있고 아름답습니다’라는 것"이라며 "영우를 통해 이 이야기를 전할 수 있어 기뻤다. 나는 알아도 남들은 모르는, 남들은 알지만 나는 알지 못하는 이상하고 별난 구석들을 영우에게 배웠다. 영우의 발걸음을 오래도록 간직하고 싶다"라고 소감을 맺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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