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핵공유는 아니지만, 한미 이견 없다…워싱턴 선언 중요"

박현영, 김한솔 2023. 4. 28.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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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니얼 크리텐브링크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왼쪽에서 둘째)와 에드가드 케이건 백악관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 국장이 27일(현지시간) 국무부 청사에서 브리핑을 하고 있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윤석열 대통령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확장억제 강화를 위해 채택한 '워싱턴 선언'을 미국은 "사실상의 핵공유는 아니다"라고 본다고 백악관 고위당국자가 밝혔다. 하지만 한·미가 이 선언에 대해 이견을 가진 것은 아니라고 이 당국자는 설명했다. 또 워싱턴 선언은 한미 간 확장억제를 한층 강화하겠다고 선언한 중요한 조치이며, 한국인의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에드가드 케이건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동아시아 오세아니아 담당 선임 국장은 27일(현지시간) 한국 특파원단 브리핑에서 '한국 정부는 워싱턴 선언을 사싱살 핵공유 협의(defacto nuclear sharing arrangement)라고 설명하는데, 미국 정부가 동의하는 설명인가'라는 질문에 "그냥 매우 직설적으로 말하겠다. 우리는 이 선언을 실질적인 핵공유 협의(effective nuclear sharing arrangement)로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날 브리핑은 윤석열 대통령의 국빈방문이 마무리되는 시점에 한미 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대니얼 크리텐브링크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가 마련했다.

케이건 국장은 "우리는 이것을 한국과 미국 간 파트너십과 동맹(관계)을 상당히 강화하는 것으로 본다"며 발언을 이어갔다.

케이건 국장은 "우리는 이것이 북한의 매우 공격적인 무기 시험과 언사에서 비롯되는, 북한이 제기하는 위협 같은 너무 분명한 도전에 대응하는 매우 중요한 방법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우리는 이것을 확장억제에 대해 파트너 간 더 긴밀한 관계를 맺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초반부터 양국 정부가 다른 견해를 가진 건가'라는 후속 질문에 케이건 국장은 "나는 그것에 대해선 반박(push back)하고 싶다"고 말했다. 케이건은 "우리는 한국 동료들과 폭넓은 논의를 했다. 우리 관점에서 설명하자면, 우리는 매우 중요한 결과(very significant implications)를 가진 핵공유를 봐왔다"고 설명했다.

케이건 국장은 이 선언이 무엇이냐가 중요하지, 이 선언이 무엇이 아니라는 데 초점을 맞춰서는 안 된다고도 했다. 케이건 국장은 "중요한 것은 이것이 무엇이냐(what this is)라고 생각한다"면서 "이것은 우리 양국 정부가 매우 민감한 현안을 논의할 때 더 협력할 수 있고 더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 매우 중요한 걸음"이라고 말했다.

케이건 국장은 "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선언이 아닌 것(what it isn't)에 대해서는 논하고 싶지 않다"면서 "우리 입장에서 이 선언은 매우 중요한 단계이며, 우리는 매우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케이건 국장은 "바이든 대통령은 이 선언이 한국에 대한 자신의 약속과 한국인들의 우려를 다루는 것, 이 두 가지를 모두 반영하는 매우 중요한 단계라고 정말 진심으로 믿는다"고 전했다. "동시에 우리가 매우 긴밀하게 협력하는 방식으로 일하겠다는 윤 대통령의 약속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질문의 성격에 대해 조금 더 반박하자면, 이번 주 국빈방문에서 나와야 할 크고 분명한 메시지는 미국과 한국은 그 어느 때보다 더 조율돼 있고(aligned) 단합돼 있다(unified)는 것"이라며 "그래서 그런 부분에 초점을 맞추려고 하면 실수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기자가 '양측이 같은 생각을 하고 있는지(on the same page) 확인하고 싶은 것'이라고 재차 질문하자 케이건 국장은 "우리 입장은 미국과 한국 사이에 이것이 무엇인가에 대한 광범위한 이해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전날 바이든 대통령과 윤 대통령의 공동기자회견 발언을 언급하며 "지도자의 말"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핵공유를 어떻게 정의하느냐'는 후속 질문에 케이건 국장은 "핵공유에 대한 정의가 있지만, 나는 거기까지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면서 "우리 입장은 한반도에 핵무기를 다시 들여오는 게 아니라는 점을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 그것은 우리에게 매우 매우 중요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케이건 국장은 "우리 입장에서 핵공유에 대한 정의는 핵무기 통제(control of weapons)와 관련됐는데, 이것(워싱턴 선언)으로는 그렇게 되지 않는다는 점을 매우 매우 분명히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이 그것(핵공유)을 어떻게 정의하는지에 대해서는 내가 말할 수 없지만, 우리의 정의로는 (핵공유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워싱턴 선언이 한국 내 높은 자체 핵무장 지지 여론을 완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케이건 국장은 "이 선언은 미국이 한국에 약속한 확장억제에 대한 매우 강력한 재확인"이라며 "우리 목적은 한국 국민의 우려를 완화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일각에서는 '충분하지 않다'고 말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한다. 하지만 한미동맹의 역사와 양국이 함께 이룬 성취를 돌아보면 이 선언은 정말 의미가 상당하다"고 말했다.

케이건 국장은 "난 이 선언이 무엇인지에 대해 초점을 맞추고 싶다. 이것은 한국과 더 협의하고, 더 많은 정보를 공유하며, 더 민감한 논의를 많이 하고, 한반도와 주변에 미국 전략자산의 가시성을 증진하겠다는 약속"이라고 강조했다. 한미가 협력할 수 있는 능력을 크게 강화하고 노력을 조율할 수 있게 해준다는 것, 또 동맹의 진화에 있어 중요한 단계라고 말했다.

미국은 미국 대통령이 직접 한국에 제공하는 확장억제를 강화하겠다고 공언한 데 의미를 부여했다. 크리텐브링크 차관보는 "대통령급에서 한국의 안보에 대한 미국의 철통같은 공약을, 그리고 서로의 안보에 대한 공약을 재확인했다. 그건 엄청나게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앞서 한국 정부는 정상회담 성과를 설명하면서 워싱턴 선언이 사실상의 핵공유 효과를 갖는다는 해석에 초점을 맞췄다. “우리 국민이 미국과 사실상 핵을 공유하면서 지내는 것처럼 느끼게 될 것”(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이라는 설명도 나왔다.

워싱턴=박현영 특파원 park.hyu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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