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도 반했다"…미운오리서 백조된 메타 [GO WEST]
2. 인텔, 사상 최악 분기 실적…"오히려 좋아"
3. 연일 하락하는 국제유가…정유주 실적은?
[한국경제TV 박찬휘 기자]
<앵커>
글로벌 경제와 증시, 기업에 대해 깊이 있게 분석하는 'GO WEST' 시간입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와 함께 하겠습니다.
전날 빅테크 기업들의 호실적에 힘입어 미국 증시가 모처럼 급등세를 보였습니다.
<기자>
네. 빅테크들이 잇따라 호실적을 발표하면서 3대 지수 모두 큰 폭으로 상승했습니다.
간밤 미국 증시 상승의 주역은 페이스북의 모기업인 메타 플랫폼스였습니다.
메타는 전날 장 마감 이후 실적발표에서 올해 1분기 매출이 286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 늘었다고 발표했는데요.
페이스북 광고 매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나면서 4분기 만에 매출이 증가세로 돌아섰습니다.
주당순이익은 1년 전보다 줄어들었지만, 시장 예상치를 상회했습니다.
메타의 수잔 리 CFO(최고재무책임자)는 "1분기에 중국 기업들이 광고를 많이 한 것이 매출 증가에 크게 기여했다"고 밝혔는데요.
중국 기업들이 해외 거주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페이스북에 광고 지출을 늘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에 대해 시장에서는 메타가 중국 리오프닝의 수혜를 입었다고 분석했습니다.
메타는 향후 실적 가이던스에 대해서도 2분기 매출이 시장 예상치를 뛰어넘는 295억~320억 달러를 기록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앵커>
간밤 메타의 주가가 52주 신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기자>
네. 지난해 주가가 폭락하며 미운 오리로 전락했던 메타가 최근 가파르게 반등하면서 백조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간밤 호실적 발표에 힘입어 14% 가까이 급등했는데요.
최근 메타의 주가 흐름부터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앞서 메타는 지난 2021년 11월 잘하고 있던 SNS(소셜네트워크 서비스) 사업을 제쳐 두고 사명을 '메타 플랫폼스'로 바꾼 뒤 메타버스 사업에 올인했는데요.
이후 메타버스 열기가 식은 가운데, 광고 매출도 급감하면서 주가 폭락이라는 아픔을 겪었습니다.
그러나 메타는 지난해 11월 이후 다시 반등하기 시작했는데요.
올해에만 100% 가까이 오르며 지난해 2월 이후 14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에 따라 한때 20위권 밖으로 밀려났던 시가총액도 6,120억 달러를 기록하며 7위까지 치고 올라왔습니다.
<앵커>
월가에서는 메타에 대해 어떻게 보고 있나요?
<기자>
네. 월가에서도 메타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거두고 있는데요.
메타를 담당하는 월가 전문가 57명 가운데 42명이 매수 의견을 제시했습니다.
이들의 평균 목표주가는 228달러인데요. 현재가 대비 4% 가량 낮습니다.
이는 간밤 메타의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면서 월가가 제시한 목표주가를 뛰어넘었기 때문인데요.
이에 따라 월가에서는 메타에 대한 목표주가를 잇따라 상향하고 있습니다.
씨티그룹은 메타의 새로운 목표주가로 315달러를 제시했는데요.
지금보다 32%의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이 밖에 JP모건은 305달러,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300달러를 제시했습니다.
월가 전문가들은 메타가 향후 AI(인공지능) 사업 부문에서 큰 성장을 거둘 것으로 평가했는데요.
모건스탠리는 "메타가 앞으로 더 많은 오픈소스 모델을 개발하고 효율성을 개선하게 될 것"이라며 "AI 산업의 선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실제로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CEO(최고경영자)는 실적 발표 자리에서 "메타는 수년간 AI와 메타버스 사업에 집중해 왔다"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앵커>
깜짝 호실적을 발표한 메타와 달리, 실망스러운 실적을 발표한 기업도 있었습니다.
<기자>
네. 반도체 기업 인텔입니다.
인텔은 1분기 실적 발표에서 분기 기준 4조 원에 달하는 사상 최악 손실을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매출은 11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36% 급감했고, 주당순손실은 0.04달러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매출은 지난해 1분기부터 다섯 분기 내리 감소했는데요.
전 세계 PC(개인용 컴퓨터) 수요 감소로 반도체 재고가 쌓이면서 판매량이 줄어든 것이 이유였습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1분기 전 세계 PC 출하량은 전년 대비 30% 급감했습니다.
<앵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강세를 보였습니다. 이유가 무엇인가요?
<기자>
네. 간밤 인텔은 정규장에서 2.79% 올랐고, 장 마감 이후 실망스러운 실적 발표에도 불구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5% 가까이 급등했는데요.
이미 시장에서는 인텔의 실적 악화를 어느 정도 예상하고 있었고, 또 이번 1분기를 끝으로 향후 실적이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인텔의 팻 겔싱어 CEO(최고경영자)가 직접 나서, 반도체 재고 소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는데요.
겔싱어 CEO는 간밤 실적 발표 이후 컨퍼런스 콜에서 "예상대로 재고 조정이 크게 진행되면서 PC 시장에서 안정성이 향상되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습니다.
또한 이에 더해 최근 구조조정 등 비용 감소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는데요.
이에 따라 올해 약 30억 달러의 비용을 줄이고, 오는 2025년에는 최대 100억 달러까지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앵커>
월가의 분석은 어떤가요?
<기자>
네. 겔싱어 CEO가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긴 했지만, 아직 월가에서는 보수적인 입장입니다.
월가에서 인텔을 담당하는 전문가 43명 가운데 29명이 중립 의견을 제시했는데요.
전문가들은 앞으로 인텔이 엔비디아와 AMD 등 경쟁업체와의 경쟁에서 얼마나 자리를 지켜내는지, 또 얼마나 점유율을 확보하는지에 달렸다고 말합니다.
AMD는 CPU(중앙처리장치) 시장에 진출하면서 인텔의 시장 점유율을 빼앗고 있고, 엔비디아는 AI 분야에서 인텔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인텔이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설계) 부문에서 적극적으로 사업을 확장하면서 삼성전자와 TSMC와도 경쟁 구도를 형성한 상황입니다.
<앵커>
네. 오늘은 정유주가 실적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요.
올들어 국제유가가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정유주 실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옵니다.
<기자>
네. 먼저 오늘 실적을 발표하는 셰브론과 엑슨모빌의 1분기 실적 전망치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셰브론은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10%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주당순이익은 소폭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엑슨모빌도 살펴보겠습니다. 1분기 주당순이익은 전년 대비 25% 증가하는 반면, 매출은 전년 대비 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두 기업 모두 지난해 2분기 이후 실적이 둔화됐고, 이번 1분기에도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지난해 러시아-우크라이나 사태로 12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70달러대까지 하락한 것이 주요했는데요.
실제로 월가 전문가들은 두 기업에 대해 대부분 중립 의견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국제유가 흐름이 중요해 보입니다.
국제유가가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고 있는데, 올해 전망은 어떤가요?
<기자>
네. WTI(서부 텍사스산 원유)는 간밤 3거래일 만에 반등했지만 여전히 연초 이후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WTI는 지난달 OPEC(석유수출국기구)의 대규모 감산 예고에 큰 폭으로 올랐지만, 은행 리스크가 발생하면서 다시 하락한 바 있습니다.
이후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며 상승을 억누르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올해 국제유가가 65달러에서 80달러 사이 박스권 내에서 제한적으로 움직일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반기 경기 침체 우려 속에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다음달 OPEC이 예고한 감산 시행으로 공급량이 줄게 되면 지금 가격에서 균형을 이룰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앵커>
네. 잘 들었습니다. 글로벌콘텐츠부 박찬휘 기자였습니다.
박찬휘 기자 pch8477@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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