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G發 폭락 사태 '일파만파'…벼랑 내몰린 투자자 신뢰 [심층 분석]
[한국경제TV 조연 기자]
<앵커> 무더기 하한가 속출 사태 이면에 주가조작 세력이 개입됐다는 의혹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개인투자자들의 실망과 분노가 커지고 있습니다.
증권부 조연 기자와 함께 자세한 더 살펴보겠습니다.
조 기자, 이번 사태 주가조작으로 무게가 기운 모습입니다.
이번 주가 폭락 사태의 원인을 무엇으로 봐야 겠습니까?
<기자> 주가조작의 지능화, CFD로 보여진 빚투의 역습 등이 주요 원인으로 제기되고 있는데요. 결국 그간의 상승세라든지, 신뢰도 측면에서 우리 증시에 큰 타격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이번 사태의 8개 종목들 이름만 들어도 아는, 실체가 있는 탄탄한 중형주들입니다.
종목들의 공통점은 유통주식 수가 적어 주가조작 세력의 타겟이 됐는데요.
앞서 보신 것 처럼 이 종목들은 무려 3년에 걸쳐 조금씩 주가가 상승한 반면, 이 기간 이 기업들의 실적이나 사업 측면에 있어 펀더멘털 측면의 큰 호재가 없었습니다.
통상 주가가 특별한 이유없이 급등하면 거래소가 해당 상장사에게 미공개 정보를 묻지 않습니까.
그런데 이번 사태의 경우 단기간이 아니라 주가 오름세가 천천히 진행되다 보니, 시장의 경고를 보내야 할 한국거래소도 이상을 감지하지 못했습니다.
또 사태를 키운 원인으로 지목되는 CFD의 경우 거래소의 모니터링 대상이 아니라고도 답했습니다.
<앵커> CFD가 거래소 모니터링 대상이 아닌 이유는 뭔가요?
<기자> CFD는 장외파생상품이기 때문입니다. 거래소는 장내 매매에 대한 데이터만을 집계하고 있고요. 장외파생상품 자료 집계에 대한 법적 근거도 없습니다.
사모의 영역이긴 하지만, 일종의 감독의 사각지대라는 지적이 제기됩니다.
투자주체를 알기 어렵고, 증권사 명의로 거래가 발생하기 때문에 이상 매매를 감지하기도 어렵습니다.
또 개인투자자들이 종목에 투자할 때 신용융자 같은 경우 해당 주식의 비중이 어느정도인지 확인할 수 있지만, CFD 잔고는 어느 정도인지 파악이 불가능합니다.
이번 사태를 통해 CFD 관련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금융당국은 일단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살펴보겠다는 입장입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CFD 악용 우려 알고 있다"면서 "현실화된 우려는 아니지만, 공시나 정보의 투명성 측면에서 지켜봐왔고, 고쳐야 할 부분 있다면 고치겠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일단 금융당국과 검찰이 주가조작 의심 세력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섰고 출국금지 조치도 바로 진행했는데, 왜 사전에 잡아내지 못했느냐 비판이 나옵니다.
금융당국은 사전에 인지하지 못한 건가요?
<기자> 일각에서 연초부터 인지한 것 아니냐라는 논란이 일었지만, 일단 김주현 금융위원장은 주가조작 의심 혐의 인지한 것은 최근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효율적으로 신속히 처리하는 것"이며, 금융위와 금감원, 거래소, 검찰 합동 대처하겠다는 입장인데요.
금융위 자본시장조사단과 검찰은 주가 폭락 사태와 연루된 일당에 대한 압수수색 진행했는데요. 투자컨설팅업체의 서울 강남구 사무실과 명의로 된 골프업체, 식당 등이 대상입니다.
확보된 압수물을 분석한 뒤 관계자들을 차례로 조사하겠다는 계획입니다.
파장이 커지자 이복현 금감원장은 시장 전체의 신뢰를 훼손하는 불공정거래에 대해서는 관용없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사태 뿐 아니라 최근 과열 현상을 빚은 2차전지주를 비롯한 시장의 가짜뉴스, 불공정거래를 모두 살펴보겠다는 겁니다.
송민화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불공정거래 엄정 대응"...다 알고 있었다는 금융당국
<앵커> 이번 사태 속 의구심을 키우고 있는 또 하나는 바로 다우데이터입니다. 폭락한 8개 종목 중 하나인데요.
다우키움그룹의 김익래 회장이 주가 급락 이틀 전 시간외거래로 보유지분을 처분하면서 논란이 되고 있죠?
<기자> 네. 이번 주가조작 사태의 중심에 서 있는 인물, 라덕연 투자전문업체 대표가 주가 폭락의 발단이 김익래 회장의 블록딜이라고 주장했습니다.
CFD 반대매매도 키움증권이 발단이라고 주장했고요.
이에 키움증권 측은 라 씨의 주장을 전면 반박하고 나섰습니다.
주식 매도 시기가 공교롭게 맞물린 것 뿐이라는 입장인데요.
이 내용은 박승완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회장님은 예언가?…키움證 "100% 우연"
<기자> 리포트에서 보셨지만 키움증권 측은 "라 대표와 김익래 회장 사이 일면식도 없다"며, "연루 가능성이 단 0.1%도 없다는데 직을 걸겠다" 이렇게 단언했습니다.
황 대표의 발언이 개인투자자들의 의혹 섞인 시선들을 다소 잠재우긴 했지만, 오늘 시장에서 키움증권의 주가는 장중 한때 5%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뿐 아니라 김영민 서울도시가스회장도 주가 급락 직전 보유주식 일부를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김영민 회장은 지난 17일에 역시 시간외매매 방식으로 보유지분 10만주를 매도, 약 457억원 가까이 현금화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이번 주가조작 세력에 투자했다는 의혹을 받은 아난티그룹 측은 "일체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만규 아난티 대표는 "부친인 이중명 전 회장은 현재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으며, 이번 사건으로 자산을 모두 잃고 두문불출하고 계신다"며, 이중명 전 회장의 개인적인 이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앵커> 조 기자, 이번 정부가 숙원과제로 추진하는 것 중 하나가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입니다.
이번 사태가 한국 증시의 신뢰도를 낮추진 않을까 우려되는데요.
<기자> 물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에서 한국 증시가 요구됐던 부분은 외국인 투자자를 위한 시장 접근성 부분이 큽니다.
하지만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코리아 프리미엄'으로 바꾸기 위해서는 투명하고 신뢰할 수 있는 시장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우선이자 기본입니다. 원론적이지만 달리 다른 답이 없죠.
이번 사태가 유래없는 방식으로 긴 시간을 통해 이뤄졌던 만큼 또 다른 작전세력이 존재하진 않을까 투자자들이 불안을 지울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주가조작범에 대한 처벌 수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요.
결국 이번 사태에서도 최종 피해자는 개인투자자들입니다. 투자자들을 지키는 환경과 제도 개선을 위한 노력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조연 기자 ycho@wowtv.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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