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초고가 희귀질환 치료제…"높은 생산성 확보해야 성공 가능해"
'바이오 파운드리' 깅코 바이오웍스
베자드 마흐다비 시니어 부사장
"의약품 역량 끌어올려 매출 원가 넘는
치료 효능·생산성 확보 가능해"
세포·유전자 치료제(CGT) 등 최첨단 바이오 기술의 발전은 우리에게 그동안 치료할 생각도 하지 못했던 난치성 질환의 치료가 가능한 혁신적 성과를 가져오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20억원·35억원 등 집값을 훌쩍 뛰어넘는 상상 이상의 높은 가격이 매겨지면서 이 같은 CGT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고 있기도 하다.
베자드 마흐다비 깅코 바이오웍스(Ginkgo Bioworks) 시니어 부사장은 28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MIT 산학협력프로그램(ILP)의 공동 개최로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 호텔에서 열린 ‘MIT-코리아 콘퍼런스'에서 이 같은 난제를 깅코가 해결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마흐바디 부사장은 깅코의 사업에 대해 '8000파운드(약 3.6t)의 코끼리를 바이오리액터에 넣는 것이라고 표현했다. 이는 미국에서 관용적으로 쓰이는 '방 안의 800파운드 고릴라'를 변용한 것이다. 영향력이 너무 세서 다른 이들은 전혀 고려하지 않고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경우를 뜻하는 관용어다. 앞서 피터 마크스 FDA 생물의약품 평가·연구소장은 초고가 CGT를 이에 빗대며 효과가 확실하게 뛰어남에도 너무 높은 가격 때문에 상업적 사용을 거두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그런 만 마흐다비 부사장은 새로운 모달리티(치료 접근법)이 출현했을 때 실제 '산업'이라고 불릴 정도로 성장하기 위해서는 질, 양, 가격이라는 요소를 뛰어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즉, 산업화를 위해서는 치료 효능 개선을 하는 한편 제조 가능성(생산성)을 높이고, 가격 경쟁력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기존에는 약 20년마다 3개 정도의 모달리티가 추가됐다면 앞으로는 그 속도가 더욱 빨라질 것"이라며 "훨씬 더 선진적이고, 복잡한 환경에서 작용하게 될 것인 만큼 장인 수준의 제조 공정과 함께 시장 선점을 위해 가장 먼저 제품을 출시하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의약품의 역량을 끌어올림으로써 매출원가(COGS)를 훨씬 뛰어넘는 치료 효능과 생산성을 확보해내는 플랫폼을 만들어나가고 있다고 마흐바디 부사장은 언급했다.
이 같은 깅코의 기술의 핵심은 '바이오 파운드리'다. 생물학에 공학적 개념을 도입함으로써 생명 정보, 유전자 등 생물학적 구성요소를 이용해 마치 조립하듯이 생명체를 설계할 수 있게 하는 기술이다. 이 과정에서 설계(Design)-제작(Build)-시험(Test)-학습(Learn)의 'DBTL'을 계속 반복 순환하면서 고속·고처리량으로 실험·제조 공정을 짜나가는 게 바이오 파운드리의 개념이다. 이 같은 깅코의 바이오 파운드리 기술은 모더나의 코로나19 백신 개발에 도입되면서 신속한 개발이 가능케 했던 원동력으로 평가받기도 했다. 깅코는 이외에도 노보 노디스크, 바이오젠, 로슈, MSD(미국 머크) 등 제약·바이오 기업은 물론 농업, 화학 등 바이오 관련 다양한 산업 영역에서 협력을 진행하고 있다.
마흐바디 부사장은 이 같은 신속 개발을 위해서는 후보 물질 발굴(discovery) 과정을 빼놓아서는 안 된다고도 강조했다. 그는 "통상의 바이오 제조 과정은 발굴과는 분리돼있지만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며 "아무리 효능이 높더라도 실제로 대량 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위해서는 후보물질 파악과 공정 개발이 함께 이뤄져야만 한다"고 설명했다.
'파운드리'라는 용어가 가장 많이 쓰이는 반도체 업계에서는 파운드리가 위탁생산(CMO)을 뜻한다. 하지만 깅코의 사업 영역은 이와는 사뭇 다르다. 마흐다비 부사장은 "우리는 직접적으로 상업 약물을 생산하지 않는다"며 "의약품 등 바이오 제품을 원활히 잘 생산할 수 있는 기술과 플랫폼을 개발해내는 업체"라고 전했다.
마흐바디 부사장은 CAR-T 치료제 개발 사례를 들면서 깅코의 노하우를 통해 통상 14일 정도 걸리는 CAR-T 치료제 제조 과정을 보다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3세대 CAR-T 기준 변수에 따라 약 100만개 정도의 조합이 이뤄지는데 이 중 무엇이 적합한지를 파악하는 과정을 약 이틀 정도면 만들어낼 수 있게 된다고 설명했다. 또한 백신 등 개발 과정에서 쓰이는 효소(enzyme)에 대해서도 공정을 최적화해 생산 효율을 10가량 끌어올림으로써 실제 생산 설비 확보를 위한 투자 면에서도 자본을 더 줄일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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