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노사 임단협 난항 예상…13% 인상 vs 경기 급락
포스코그룹이 노사 간 임금·단체 협상에 들어가면서 파열음을 예고하고 있다.
한국노총 금속노련 포스코노동조합은 28일 오후 5시 포항제철소 정문 앞에서 임·단협 출정식을 열었다. 이날 출정식에는 김성호 위원장과 노조 조합원, 포스코 그룹사 연대, 김동명 한국노총 위원장, 김만재 금속노련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노조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포스코노동조합은 오랜 기간 휴면노조 상태를 지속해오다 2018년 비상대책위원회가 만들어지면서 활동을 재개했다”며 “변화를 갈망하는 조합원들이 대거 가입하며 ‘포스코를 다시 위대하게’라는 슬로건을 건 새 집행부가 탄생해 그 어느 때보다 조합원의 관심과 기대가 큰 상태”라고 밝혔다.
올해 노조 측 요구안은 ▶기본급 13.1% 인상 ▶조합원 대상 자사주 100주 ▶성과 인센티브(PI) 제도 신설(목표 달성 시 200%) ▶중식비 인상(12만→20만원) ▶하계휴가 및 휴가비 신설 (휴가 5일 및 휴가비 50만원) ▶정년 연장 및 임금피크제 완전 폐지 등 총 21가지다.
본격적인 협상 전이긴 하지만, 노조가 요구한 임금 인상률만 놓고 보면 사상 최고 수준이다. 여기에 ‘스톡그랜트(Stock grant·회사 보유 주식을 임직원에 무상으로 나눠주는 보상 방식)’와 비슷한 성격으로 노조원 1인당 자사주 100주씩 지급을 주장하고 나섰다.
파격적인 요구의 배경에는 이달 초 최정우 포스코홀딩스 회장을 비롯한 포스코그룹 임원진 28명이 고액의 스톡 그랜트를 수령한 것과 관련이 있다. 최 회장은 1812주(약 6억7000만원)를 받았다. 공시 상에는 28명의 임원만 받은 것으로 나타나 있지만, 비상장사인 포스코 임원 수십 명도 스톡그랜트를 받았다. 사실상 포스코홀딩스와 포스코의 임원 대부분이 주식을 받은 셈이다.
이와 관련 김성호 노조위원장은 “태풍 힌남노 수해 복구가 한창인 지난해 12월, 조합원들은 뻘밭에서 피땀을 흘리고 있을 때 경영진들은 스톡그랜트, 즉 무상주식 지급 결의가 있었다”라며 “최정우 회장과 임원의 연봉이 수직 상승할 때 우리(직원)의 연봉은 하락했다. 그런 중에도 비상경영을 선포하고 허리띠를 졸라매기를 강요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한편 포스코그룹에서는 지난 10일 황경로 포스코 2대 회장 등 일부 그룹 원로들이 현 임원진에 대한 스톡그랜트 지급을 비난하는 성명을 내는 등 내홍이 계속되고 있다. 익명을 원한 포스코그룹 관계자는 “사내·외의 동요가 커지면서 어떤 식으로 이 문제가 해결될지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수기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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