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대통령실, 전광훈에 전화 부탁? 정치적 원·하청관계냐"

'노동절에 민주노총 막아달라고 연락받았다' 주장... "대통령실, 누가 어떤 협의했는지 밝혀야"

[이경태 기자]

▲ 잇단 정치 개입 발언으로 물의를 빚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오는 29일 자신이 주최하는 집회를 앞두고 대통령실로부터 연락이 왔다고 주장했다.

더불어민주당이 "다음 달 1일 노동절을 맞아 민주노총 주최 집회를 막아달라는 대통령실의 요청을 받았다"는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의 주장에 대통령실의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권칠승 수석대변인은 28일 오후 서면 브리핑에서 "전광훈 목사가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대통령실이 노동절날 민주노총의 반국가행위를 막아달라'고 (자신에게) 부탁했고, '걱정 말고 미국에 잘 다녀오시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며 "전광훈 목사가 국민의힘에 '내 통제를 받아야 된다'고 큰 소리 칠 수 있었던 뒷배가 대통령실이었나"라고 반문했다.

또 "김재원 최고위원의 '전광훈 목사 우파통일' 발언, 김기현 대표의 전당대회 지원 요청, 전 목사를 비판한 홍준표 대구시장의 상임고문 해촉까지 그 이유를 짐작하게 한다"고 꼬집었다.

무엇보다 권 수석대변인은 "전 목사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이는 민주주의 훼손과 국정농단에 다름 아니다"라며 "전광훈 목사와 국민의힘의 밀월관계는 수차례 드러난 바 있지만, 대통령실이 배후에 있다면 이는 정말 충격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그는 "전광훈 목사의 대통령실 통화 발언은 대통령실과 전광훈 목사가 '정치적 원·하청 관계'에 있음을 의심할 수밖에 없게 한다"며 "그동안 전광훈 목사가 안하무인으로 설쳐도 국민의힘이 소극적으로 대응할 수밖에 없었던 것도 대통령실이라는 뒷배가 작용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통령실은 누가 누구의 지시에 따라 전광훈 목사에게 전화를 했는지, 무엇을 협의하고 지시했는지를 국민 앞에 명명백백하게 밝혀야 한다"며 "민주당은 전광훈 목사의 대통령실 발언을 매우 심각하게 받아들이며, 진상을 파헤쳐 엄중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밝혔다.

한편, 전 목사는 지난 25일 본인 유튜브 채널에 게재한 영상에서 민주노총 주최 노동절 집회를 "선제 타격" 하기 위해 오는 29일 광화문광장에서 '주사파 척결 국민대회'를 연다면서 대통령실의 연락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전 목사는 이와 관련, "오늘 아침에 일찍 대통령실로부터 전화를 받았다"면서 "'대통령께서 미국을 가신다. 목사님 반드시 저 민노총 세력을 막아주세요. 노동절날 반국가행위를 목사님 외에는 막을 사람이 없습니다'라고 (대통령실에서) 전화가 왔다. 내가 '걱정하지 마시고 미국에 잘 다녀오시라. 반드시 대한민국은 우리가 지켜낼 것이다'라고 답했다"고 주장했다(관련기사 : 전광훈 "대통령실서 민주노총 막아달라 전화왔다" 주장 https://omn.kr/23pqp).

▲ 전광훈 목사가 지난 17일 오전 서울 성북구 장위동 사랑제일교회에서 ‘전국민 국민의힘 당원가입운동’을 벌일 것과 함께 총선 관련 공천권 폐지, 후보 경선 등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