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도 천년사 편찬, 내용도 절차도 틀렸습니다
[이완우 기자]
지리산 운봉고원의 바래봉에서 제27회 철쭉제가 4월 22일 시작되어 5월 21일까지 30일간 개최된다. 올해는 날씨가 따뜻하여 바래봉의 철쭉이 지난해보다 이르게 바래봉 기슭에 피었다. 4월 25일 이슬비 내리는 아침에 바래봉을 탐방하며 철쭉을 감상하였다.
운봉고원은 고려 말에 왜구의 침입을 이성계 장군이 중심이 되어 물리친 역사적인 고장이다. 왜구와 전투 장소인 황산대첩지와 황산대첩의 승전을 기록한 비석이 있는 황산대첩비지를 방문하였다. 황산대첩비지에서는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전라도 천년사> 편찬의 식민 사관에 의한 역사 왜곡을 홍보하는 시민단체의 활동이 있었다.
<전라도 천년사>, 문제 있습니다
고려시대인 1018년에 현종(992-1031)은 전라도라는 지명을 처음 사용했다. 전북, 전남과 광주광역시 등 호남권 3개 광역자치 단체는 2018년 전라도 이름 천년을 기념하기 위해 자랑스러운 <전라도 천년사> 역사 편찬을 선언하였다. 그런데 <전라도 천년사> 편찬은 일제 식민사관을 끌어들이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 운봉 황산대첩비지, 전라도 천년사 편찬 정상화를 위한 전라도민연대의 홍보 활동 |
ⓒ 이완우 |
남원을 기문국으로 표기하면 안 된다는 '기문국 논란'은 2021년에 가야 고분군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 과정에서도 나왔다. 문화재청이 가야 고분군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서에 남원 고분군 정치체 명칭을 '기문국'으로 기재했다가 가야역사바로세우기남원시민단체 등의 문제 제기를 받아들여 '운봉고원 일대의 가야 정치체'로 수정한 바 있다.
<전라도 천년사>는 선사시대의 고인돌이나 벼농사 재배 등의 유구한 주체적인 역사는 기술을 외면하거나 생략하였으며, 만경강 유역의 전북 익산과 전주가 마한의 중심지라고 기술하는 등 객관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사항이 많아 친일 사학자들이 소설을 썼다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편집 내용 공개 검증에는 소극적인 편찬위원들
▲ 운봉 황산대첩비지, 전라도 천년사 편찬 정상화를 위한 역사 토론 |
ⓒ 이완우 |
방대한 분량의 책 내용을 단 2주에 검토하고 의견을 제출하라는 것도 타당하지 않다. 무엇보다 공람 의견서를 이메일로 담당자에게 제출하라는 것보다는 공람 의견 자유게시판 등을 개설하여 누구나 지금 무슨 의견이 제시되는지 실시간 확인이 가능해야 한다.
전라도천년사는 213명의 집필진이 참여하였고, 34권 13559쪽으로 엮은 대규모 사업이다. 집필진과 편집진의 정보 공개가 차단된 상태에서 공개적인 문의나 질문과 답변을 제대로 할 수 없는 투명하지 않은 상황이다.
▲ 운봉 황산태첩비지 앞 제방, 전라도 천년사 편찬 정상화를 위한 홍보 활동 |
ⓒ 이완우 |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 전라도 역사서의 편찬은 민족의 과거, 현재, 미래를 책임지는 엄중한 일이다. <전라도 천년사> 편찬의 해당 자치단체들은 내 지역 역사 주권을 확실히 지키는 책임과 의무를 잊지 말아야 한다.
▲ 서울시 은평문화원에서 남원 운봉공원 황산대첩비지를 역사 탐방하는 관광객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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