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 하기 귀찮은데”...국민 10명 중 9명 밀키트 사봤다

진욱 매경이코노미 인턴기자(economy03@mk.co.kr) 2023. 4. 28.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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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연합뉴스)
코로나 팬데믹을 기점으로 발생한 밀키트 열풍이 엔데믹에 접어든 현재까지도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27일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전국 소비자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에 따르면 89.5%가 밀키트 제품을 구매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밀키트 제품을 판매하는 곳이 많아졌다는 응답(90.3%)과 이를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많아진 것 같다는 응답(87.4%)도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밀키트의 대중화가 체감될 정도라는 뜻이다.

특히 50대에서 밀키트 구매 경향이 가장 높게 나타나 업계를 놀라게 했다. 과거 50대는 집에서 요리하는 비중이 높은 세대로 여겨져왔지만, 이번 설문에서는 63%가 식사 준비 부담을 줄이고자 밀키트를 구매한다고 응답했다. 그 밖에는 ▲20대 48.2% ▲30대 51.5% ▲40대 56.8% 순으로 나타났다.

식품업계에서는 밀키트가 자취생, 1인 가구 비중이 높은 20대 중심의 소비를 예상, 엔데믹이 다가오면서 부진할 것으로 예상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등 고강도 방역수칙이 해제되면 소비자들이 외출에 나서면서 외식 수요가 살아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보다 먼저 일상을 회복한 미국 시장에서는 소비자들의 외출이 늘어나면서 밀키트 시장의 성장세가 급감했다. 전년 대비 성장률이 2020년에는 69%를 기록했으나, 2021년에는 18%를 기록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현상에 식품업계에서는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국내 시장에서 변수가 된 것으로 보고 있다.

시간적 비용이 적고 재료 낭비가 없는 점을 고려하면 가격 면에서 합리적이라는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실용성과 경제성을 모두 인정받는 만큼 한동안 밀키트 수요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 밀키트 구매 이유를 조사해본 결과 ▲시간 활용에 도움이 된다(93.4%, 동의율) ▲식재료 부족 시 오히려 경제적(87.9%) ▲식재료 낭비를 줄일 수 있어(84.4%) 등의 응답이 높게 나타났다. 다만, ▲(유명 식당의 밀키트라도) 매장에서 먹는 것과는 차이가 있고(81.1%, 동의율) ▲일회용품 소비가 많아질 수 있다(73.8%) 등의 우려를 표시하는 응답도 있었다. 그럼에도 이번 설문에 참여한 응답자들의 85.5%가 향후 밀키트를 구매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아울러 ‘집밥’에 대한 인식이 변화한 것도 밀키트 수요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조사됐다. 과거에는 집에서 꼭 밥을 해 먹어야 한다거나, 직접 건강한 식재료로 요리하는 것을 선호했으나 최근 인식이 크게 변화됐다. 앞선 엠브레인 설문에서는 소비자 10명 중 7명이 집에서 꼭 요리를 해먹을 필요는 없다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밀키트 시장의 향후는 ‘합리적인 가격’에 달릴 것으로 전망됐다.

설문에서 소비자의 90.3%가 ‘최근 물가 상승으로 밀키트 가격 또한 인상될 것 같다’고 응답했는데 이 경우 ‘아무리 인기가 많았던 밀키트라 하더라도 수요가 감소할 것’이라는 의견이 74.4%를 기록했다.

한 식품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밀키트 제품군 확대와 프리미엄화를 통해 충성 고객을 확보하려 노력 중이지만, 고물가 시대에는 결국 가격이 최종 변수”며 “일반 식자재를 사는 것보다 저렴하다는 인식이 뚜렷해야 수요가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진 욱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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