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찌, 다시 경복궁에서 패션쇼 연다…그들이 이곳 택한 이유 [더 하이엔드]
드디어 한다. 구찌의 패션쇼 이야기다. 구찌가 오늘 오는 5월 16일 서울 경복궁에서 '2024 크루즈 패션쇼'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경복궁에서 행사 준비를 다 해놓고, 바로 전날 이태원 참사가 벌어져 무산된 바로 그 쇼의 올해 버전이다.
구찌는 당시 경복궁 안팎에 행사 준비를 다 해놓은 상황에서 쇼를 취소했다. 행사 취소로 구찌가 입은 손해가 상당할 것이라는 것은 쉽게 짐직할 수 있다. 쇼 현장 뿐아니라 쇼를 콘텐트 삼아 전개하려고 준비했던 광고·마케팅 활동을 전부 취소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쇼는 개최 여정이 쉽지 않았다. 이 외에도 쇼 직전 브랜드를 오랜시간 탑 브랜드의 자리에 올려놓았던 디자이너 알레산드레 미켈레가 구찌를 떠난다는 소식도 들려왔다. 미켈레가 오지 않는 소식에 웅성거림이 있었지만, 그래도 경복궁이라는 상징적 공간에서 그것도 혁신의 아이콘 '구찌'가 여는 쇼에 대한 기대가 컸다. 결국 국가 애도 기간을 지키기 위해 쇼는 취소됐고, 이를 위해 한국을 찾았던 마르코 비자리 구찌 글로벌 회장 겸 CEO는 문화재청과의 향후 3년간 경복궁의 보존 관리 및 활용을 위한 후원 협약만 맺고 떠났다.
그런데 구찌가 다시 해냈다. 장소도 똑같은 경복궁이다. 이번 쇼는 구찌가 1998년 국내 첫 플래그십 매장을 오픈한지 선보인 지 25년 만에 의미 있는 이정표를 세운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주 무대는 경복궁 근정전. 조선 시대 왕실의 주요 의식 및 외국 사신 환영 행사가 열렸던 공간이다.
구찌는 이번 패션쇼를 통해 "한국 문화유산의 아름다움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마르코 비자리 회장은 “서울의 첫 플래그십 부티크 오픈과 함께 시작된 한국과의 여정에서 구찌는 지난 25년 간 지역인재 교육 지원 및 문화유산 보존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와 유대감을 형성해왔다. 세계적 건축물인 경복궁을 통해 한국 문화 및 이를 가꿔 온 한국 국민과 연결되는 놀라운 경험을 할 수 있다. 예컨대 서울과 피렌체, 이탈리아와 한국은 지리적으로는 멀지만 경이로움을 창조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런 점이 구찌가 경복궁에서 패션쇼를 개최하고자 하는 이유이다. 과거를 기념하고 미래의 영감을 받을 수 있는 이곳에서 구찌 2024 크루즈 컬렉션을 선보일 수 있는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고 전했다.
구찌는 지난해 문화재청과의 협의를 통해 향후 3년간 경복궁의 보존 관리 및 활용을 위한 후원을 약속했다. 이를 통해 세계적 문화유산 및 창의적 랜드마크를 전 세계에 알리는 활동을 해왔다. 뉴욕의 디아미술재단,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 피렌체 피티 궁전의 팔라틴 갤러리, 프랑스 아를의 프롬나드 데 알리스캉, 로마의 카피톨리노 박물관 등에서 패션쇼를 진행한 바 있다.
윤경희 기자 anni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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