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추행 논란' 달라이 라마... "악의적 편집에 의한 왜곡" 재반박
[박성우 기자]
▲ 최근 인도 소년에게 자신의 혀를 빨라고 말한 영상이 공개돼 성추행 파문이 일었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제14대 달라이 라마 측이 공식 영상을 통해 해당 영상이 중국 공산당의 악의적인 편집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
ⓒ 달라이 라마 페이스북 |
최근 인도 소년에게 자신의 혀를 빨라고 말한 영상이 공개돼 성추행 파문이 일었던 티베트의 정신적 지도자인 제14대 달라이 라마가 해당 영상이 악의적인 편집에 의해 왜곡됐다며, 배후에 중국 공산당 측이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달라이 라마의 공식 한국어 페이스북 계정에는 해당 논란에 대해 반박하는 17분짜리 영상이 게시되었다. 같은 날 유튜브 '달라이라마한국어' 계정에도 '논란의 진실'이라는 제목으로, "티베트 문화와 전통, 역사에 대한 이해가 필요합니다"라는 설명과 함께 이 영상이 업로드됐다.
영상 속에는 달라이 라마를 '성하'라고 지칭하는 자칭 티베트인이 등장한다. 그는 "달라이 라마 성하께서 어린 인도 학생과 나눈 순수하고 장난기 넘치는 만남을 매도하기 위해 영상을 악의적으로 편집하고, 조작한 바이러스성 영상을 보는 것은 매우 당혹스럽고 가슴 아픈 일"이라며 "티베트 문화에서 이마를 맞대고 입맞춤을 하는 것은 친밀함과 정신적 유대를 표현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한 그는 "우리의 독특하고 고유한 관습과 믿음 때문에 서로에 대한 사랑은 일상의 일부로서 끊임없이 상기된다. 낯선 사람을 맞이하기 위해 팔을 뻗고 고개를 숙이는 것부터 우정의 표시로서 친구의 어깨를 만지고 공공장소에서 손을 잡거나 존경의 표시로 혀를 내미는 행동을 할 수 있다"며 달라이 라마의 행동이 티베트의 고유한 관습이라고 밝혔다.
해당 발언과 동시에 영상은 유명 영화배우 브래드 피트가 출현한 영화 <티벳에서의 7년>에서 티베트 사람들이 혀를 내밀며 인사를 하는 장면을 보여줬다.
"낯설게 보일 수 있지만 티베트 삶의 방식... 조부모가 손주 놀리곤 했다"
영상 속 인물은 "오늘날에는 이런 관행이 시대에 맞지 않고 낯설게 보일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이는 우리 사회 규범이자 사회적 행동이다. 이것이 우리를 티베트인으로 정의하며 우리의 삶의 방식"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우리 티베트 문화에서는 어른들, 특히 가진 것이 많지 않은 조부모들은 예를 들어, 어린 손주가 사탕이나 용돈을 달라고 하면 조부모는 애정을 표현하기 위해 물물교환을 하자고 말한 다음 농담이나 수수께끼로 손주들을 놀리곤 했다"면서 "'나의 혀를 먹으렴', 이 말은 내가 너에게 모든 것을 주었으니 내게 남은 건 혀 밖에 없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는 사탕이나 돈은 얻지 못하지만 인생, 사랑, 가족에 대한 아름다운 교훈을 얻는다"면서 "'성하를 안아 보아도 되겠느냐'고 한 소년에게 성하가 다정하게 한 일이 바로 이것이다. 소년에게 티베트 가정에서 아이들이 받는 똑같은 애정과 친절을 베푸신 것"이라며 달라이 라마의 행동이 티베트의 전통에서 비롯된 행동이라 주장했다.
"달라이 라마의 종교적 영향력 견제하려는 왜곡"... '중국 배후' 지적도
한편 영상 속 인물은 문제가 된 영상이 악의적으로 편집되었다며 "한 달도 더 전에 발생한 일이 영상으로 나도는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질문한다.
그는 지난 3월 23일 달라이 라마가 몽골의 영적 지도자인 칼카 제쭌 담빠 린포체의 10번째 환생자를 공식적으로 승인한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몽골인 6백여 명과 5천 명이 넘는 승려들이 참석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이 행사는 불교의 확산을 통제하고 저지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해 온 중국 공산당을 크게 분노하게 했다. 이 행사는 현재 정치 일선에서 퇴임한 달라이 라마가 여전히 티베트를 포함한 여타 불교 국가에서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었기에 그들을 자극할 수 있는 소지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중국 공산당은 당 규정을 근거로 불교 지도자를 선출하는 데 집요하게 집착하고 있다. 그리고 차기 달라이 라마 역시 중국 공산당의 축복을 받으며 선출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15대 달라이 라마를 선택하는 문제에 과도하게 집착하고 있다"면서 "이 행사가 있은 지 일주일 후, 이 영상 클립이 등장했다. 티베트와 성하에 대한 여론을 왜곡하기 적절한 시기"라며 사실상 이번 논란의 배후에 중국이 있다고 주장했다.
해당 영상의 말미에는 달라이 라마와 인도 소년과의 만남을 찍은 약 2분짜리 무편집 전체 영상이 공개되어 있다.
지난 4월 초, 2월28일 인도 한 행사장에서 촬영된 영상이 온라인에서 뒤늦게 회자되며 성추행 논란이 일었다. '부적절한 행동'이라는 비판이 거세게 일자 달라이라마 측은 공식 성명을 통해 사과의 뜻을 전했다. 달라이라마는 티베트 망명 정부의 정신적 지도자로서, 중국 정부의 압박을 피해 인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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