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관, 부채 15% 늘어 역대 최대...한전·가스공사 재무악화 탓

나상현 2023. 4. 28.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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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47개 공공기관의 부채가 88조원가량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늘어난 부채의 4분의 3은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을 요금에 반영하지 못한 한국전력공사·한국가스공사의 부채였다. 공공기관 정규직 직원의 평균 연봉은 7000만원을 기록하면서 최고치를 기록했다. 기획재정부는 28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2년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시’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해 공공기관의 부채는 670조원으로 전년(582조4000억원)보다 87조6000억원(15.0%) 늘었다. 역대 최대다. 부채비율(자본 대비 부채)도 174.3%를 기록해 전년보다 22.5%포인트 높아졌다.

자료: 기획재정부

늘어난 부채의 73% 정도가 한국전력과 한국가스공사에서 나왔다. 지난해 한전의 부채는 192조8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7조원 늘었다. 가스공사는 52조원의 부채를 기록해 전년보다 17조5000억원 증가했다. 원자재 가격 상승에 따른 구입 비용 증가분을 전기ㆍ가스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지난해 사채를 대규모로 발행한 것이 원인이 됐다. 공공기관 부채비율도 2021년 151.8%에서 지난해 174.3%로 22.5%포인트 올랐다.

지난해 공공기관 당기순손익 역시 전년보다 24조4000억원이 감소해 13조600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이 역시 한전과 가스공사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의 영향이 컸다. 공공기관 자산 규모는 1054조5000억원으로 전년보다 88조4000억원(9.1%) 증가했다. 주요 공공기관의 설비ㆍ투자자산의 확대 등이 영향을 미쳤다.

한전과 가스공사를 제외하면 재무구조는 크게 개선된다. 공공기관의 부채는 같은 기간 23조1000억원(5.8%) 늘어나는 데 그치고, 부채비율은 오히려 130%에서 128.0%로 2.0%포인트 감소한다. 당기순이익도 한전ㆍ가스공사를 빼고 계산하면 9조3000억원 이익으로 전환된다.

한편 지난해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만5000명으로 전년(2만7000명)보다 5.9%가량 줄었다. 공공기관 신규 채용은 2020년부터 3년째 줄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공공기관 총정원은 44만5000명으로 전년보다 약 7000명 증가했다. 기재부는 앞서 정부의 건전 재정 기조에 따라 공공기관 정원을 1만2000명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이는 올해부터 단계적으로 반영될 예정이다.

지난해 공공기관 기관장 및 정규직 직원의 평균 보수는 각각 1억8500만원과 7000만원이었다. 공무원의 임금인상률은 1.4%로 나타났다. 복리후생비 총액은 전년 대비 2.6% 증가한 8675억원이었다. 1인당 복리후생비는 188만원으로, 전년과 유사한 수준이었다.

세종=나상현 기자 na.sanghye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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