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농장 아저씨가 AV배우 만나다니" 신동엽 '19금 방송' 논쟁

'TV 동물농장' 진행자인 방송인 신동엽. SBS 방송 캡처

20년 넘은 SBS 장수 프로그램 'TV 동물농장'(이하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에 진행자 신동엽에 대한 하차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 일본의 성(性) 산업을 조명하는 넷플릭스 '19금' 콘텐트에 출연해 동물농장 같은 가족 예능에 적합하지 않다면서다. 이에 일부 네티즌들은 "하차 요구는 과하다"며 맞서고 있다.

최근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에는 "성인방송 진행자 신동엽의 동물농장 하차를 요구한다"는 항의 글이 잇따르고 있다. 신동엽이 지난 25일 넷플릭스에서 공개된 프로그램 '성+인물: 일본편'의 MC를 맡았다는 이유에서다.

이 프로그램은 일본의 성 산업과 문화을 다뤘다. 제작진은 "평소 궁금했지만 알 수 없던, 미지의 영역인 성인 문화와 관련된 다채로운 담론을 나눌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고 설명했다. MC인 신동엽과 가수 성시경은 일본 성인물에 출연한 AV(Adult Video) 배우들을 인터뷰하고, 성인용품과 성인 VR방을 체험했다.

프로그램이 공개되기 전부터 국내 일부 네티즌 사이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AV가 국내에서는 불법이라는 점을 지적하면서 "부적절한 콘텐트"라는 의견을 냈다. 이런 비판 여론은 방영 이후 보다 거세졌고, 신동엽의 동물농장 하차 요구로까지 번지는 모양새다.

갑론을박 벌어진 'TV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 홈페이지 캡처

동물농장 시청자 게시판에 신동엽의 하차를 요구하는 첫 글이 올라온 건 성 인물이 공개된 바로 다음날이다. 한 네티즌은 "MC의 격을 다시 고려해주시기 바란다"는 제목의 게시물을 26일 올렸다.

그는 이 글에서 "국민MC로 불리는 분이 왜 그런 프로그램에 참여했는지 알 수가 없다"며 "프로그램 선택은 연예인 자신의 개인적인 선택이겠지만 공중파에 그것도 가족 프로그램의 대표 격인 동물농장의 MC로 있는 건 보기 불편하다"고 적었다.

또 다른 네티즌들도 이를 옹호하면서 "왜곡된 성문화를 홍보했다" "둘 중 하나만 노선을 확실히 정했으면 좋겠다" "온 국민이 즐겨보는 프로그램 MC인데 어린이·청소년에게 자극적인 요소를 익숙하게 받아들이게 하는 계기가 될 것 같아 꺼려지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

신동엽의 하차 요구에 일부 네티즌들은 부당하다며 맞서고 있다. 한 네티즌은 "동물농장에서 AV배우 데려다가 인터뷰했나"라며 "19금 성인방송에서 AV배우랑 인터뷰한 게 뭐가 문제인가"라고 썼다.

"특정 페미니스트 사이트에서 좌표 찍고 게시판을 공격하고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밖에 "신동엽 응원한다" "'SNL'은 되고 '성+인물'은 안 되나" "유교국가도 아니고 시대착오적 발상 그만하라" 등의 반응을 보였다.

김지혜 기자 kim.jihye6@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