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마지막 토요일, '개구리의 날'을 아시나요?
[장재완 기자]
▲ 유수지 청개구리 |
ⓒ 이경호 |
매년 4월 마지막 토요일은 '세계 개구리 보호의 날(SAVE FROGS DAY)이다. 개구리 및 양서류의 보전을 위해 2008년부터 지정되어 올해로 15년째를 맞는다. 올해는 4월 29일이다.
개구리의 날을 맞아 대전충남녹색연합은 28일 논평을 내고 "무관심과 방치로 개구리가 도로에서 죽어간다"며 "양서파충류 보호와 서식지 보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개구리는 양서류로 물과 뭍을 오가는 생물종이다. 인간에게 질병을 옮기는 해충을 잡아먹고 상위 포식자에게는 먹이원이 되는 등 생태계 중간자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특히, 기온 변화에 민감해 계곡산개구리, 큰산개구리, 청개구리 등은 기후변화 생물지표종으로 지정되어 있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지난 2월부터 양서파충류 주요 산란지인 대전 유성구 방동저수지, 대덕구 읍내방죽, 동구 세천저수지 사방댐, 서구 갑천자연하천구간 습지 등을 모니터링하고, 그 결과를 개구리의 날을 맞아 발표했다.
그 결과 모든 지역이 큰산개구리와 두꺼비가 우점종으로서 산란지로 이용하고 있었다. 또한 계곡산 개구리, 옴개구리, 무당개구리, 도롱뇽 등도 일부가 산란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양서파충류가 생명을 이어가기 위한 길이 죽음의 문턱을 넘나드는 길로 변해가고 있다는 게 대전충남녹색연합의 우려다.
특히, 유성구 방동저수지는 차량으로 인한 로드킬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지적이다. 서식지인 산장산에서 산란지인 저수지 내 습지로 이동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일반도로를 지나야 하는데, 도로 위에는 차량에 눌린 두꺼비 사체가 헤아릴 수 없이 많이 발견됐다는 것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유성구청에 생태통로 조성을 제안했지만, 운전자에게 조심해달라는 주의 현수막만 설치했을 뿐이다. 현재 방동저수지에는 107억 원을 투입한 '방동 수변공간 여가기반 조성사업'으로 수변데크, 음악분수, 주차장 등을 조성하고 있다. 하지만 야생생물의 생명을 보호하려는 최소한의 노력인 생태통로는 관심 밖이라는 지적이다.
이들은 또 대덕구 읍내방죽 역시 두꺼비 로드킬이 심각하다고 밝혔다. 두꺼비가 계족산에서 방죽으로 이동하려면 도로를 가로지르고 공영주차장을 지나쳐가야 하는데 이때 로드킬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덕구청에 생태통로 조성을 제안했지만, 역시 로드킬 주의 현수막과 표지판을 설치했을 뿐, 생태통로 조성 및 야생생물 보호구역 지정은 추후 추진하겠다는 답변만 내놓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대전충남녹색연합은 대전시의 적극적인 대처를 주문했다. '대전광역시 자연환경보전 조례'에 따르면, 시는 개체수 감소 생물종에 대해 보호종으로 지정할 수 있고, 보호종에 대해서는 서식지역 분포 현황, 감소 원인 분석, 보호 및 복원 등 보전계획을 포함한 보호대책을 수립·시행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보호종의 서식지를 야생·동식물 보호구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 대전 동구 세천저수지 사방댐 개구리사다리 사진 |
ⓒ 대전충남녹색연합 |
동구 세천저수지의 경우에는 큰산개구리가 산란 후 서식지로 돌아가는 길이 단절되어 있어 이동통로를 제안한 결과 개구리사다리가 설치됐다. 하지만 대전시 공원관리사업소에서 예산문제로 효과가 낮고 적합한 재질이 아닌 것으로 제작해 큰산개구리가 개구리사다리를 통해 이동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서구 갑천자연하천구간 습지는 매년 양서파충류들이 안정적으로 산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습지 구간에 불법점유 밭농사가 진행되고 있고, 농약에 의한 하천오염 및 야생생물의 생명을 위협하고 있어 강력한 단속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대전충남녹색연합은 "양서파충류 산란지 모니터링을 통해 야생생물 보호를 담당하는 행정기관의 소형 야생동물 보호에 대한 무관심과 서식지 보전을 방치하는 행태를 다시 한 번 확인했다"며 "양서파충류 보호와 서식지 보전을 위해 행정기관이 지속적이고 현실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시행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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