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 아열대 생약 재배…‘생약 주권’에 한 걸음 성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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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약으로 의약품 등을 만들 수 있는 국가 역량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010년 10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채택한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제공국의 생약을 이용해 의약품을 만든 국가는 제공국에 일종의 로열티인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생약의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를 제주도에 개관한 것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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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 생약으로 의약품 등을 만들 수 있는 국가 역량이 여느 때보다 중요해지고 있다. 2010년 10월 유엔환경계획(UNEP)에서 채택한 ‘나고야의정서’에 따르면 제공국의 생약을 이용해 의약품을 만든 국가는 제공국에 일종의 로열티인 금전적·비금전적 이익을 공유해야 한다. 자국에 많은 종의 생약이 재배될수록 의약품을 개발하는 데 드는 비용을 줄일 수 있는 것이다.
생약이라 하면 흔히 한약재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 의약품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대표적으로 독감치료제로 잘 알려진 ‘타미플루’가 팔각회향으로,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는 ‘개똥쑥’을 원료로 개발됐다. 생약은 의약품 원료 이외에도 건강기능식품·화장품 등으로도 활용된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은 자국의 생물자원을 새롭게 발굴·확보하는 일에 몰두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8일 생약의 중요성과 보존의 필요성을 국민에게 알리는 복합문화공간 ‘생약누리’를 제주도에 개관한 것도 이 때문이다. 1층엔 생약표본실을 마련해 대한민국 약전에 수록된 300여점의 생약을 전시했다. 1937년에 생약표본 4종(사인·초두구·강활·맥아)와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종인 천산갑·사향 등을 직접 볼 수 있다.
특히 지구온난화로 인해 제주도는 아열대기후로 변모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제주도는 3~11월의 평균 기온이 10도 이상이었단 점을 감안하면 이미 아열대기후에 속하는 셈이다. 식약처는 생약누리가 있는 MFDS 국립생약자원관 제주센터 내에 동남아 지역에서만 나던 생약을 재배해 ‘생약 주권’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제주센터를 포함한 3개의 국립생약자원관 중 옥천센터(1992년)는 온대성, 양구센터(2001년)는 고산성 생약자원 관리를 담당한다. 식약처 관계자는 “지금 세계 각국은 자국의 생물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무한히 경쟁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우리나라는 다양한 기후에서 자라는 생약을 두루 확보할 수 있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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