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굽는타자기]직업을 위협하는 건 AI가 아니라 동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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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는 반란을 일으킨 복제인간들을 형사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추격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이 영화 속에서 복제인간인 프리스(대릴 한나)가 한 말은 최근 챗GPT 때문에 시작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논쟁 그 자체를 보여준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가져올 현실적인 우려는 인간의 직업에 관한 것이다.
혹자들은 생성형 AI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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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에 대한 개괄적인 소개, 생성 AI가 몰고 올 미래 담아
리들리 스콧 감독의 1982년 작 ‘블레이드 러너’는 반란을 일으킨 복제인간들을 형사 데커드(해리슨 포드)가 추격하는 내용을 담은 영화다. 이 영화 속에서 복제인간인 프리스(대릴 한나)가 한 말은 최근 챗GPT 때문에 시작된 생성형 인공지능(AI)에 대한 논쟁 그 자체를 보여준다. 프리스는 자신을 탄생시킨 과학자 세바스찬(윌리엄 샌더슨)을 만나 이렇게 말한다.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
최근 ‘사피엔스’의 유발 하라리 등 세계적인 석학들이 AI 발전 속도에 우려를 표하며 개발을 늦출 것을 제안했다. 인류의 역사에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기술임에도 우리가 알 수 없는 속도로 발전하고 있어서다. 터미네이터나 매트릭스와 같은 인류를 멸망시킬 AI가 나올 수도 있다는 우려도 있다.
챗GPT는 생각을 할 수 있을까. 표준국어대사전은 생각을 이렇게 정의한다. 1. 사물을 헤아리고 판단하는 작용. 2. 어떤 사람이나 일 따위에 대한 기억. 3. 어떤 일을 하고 싶어 하거나 관심을 가짐. 또는 그런 일. 4. 어떤 일을 하려고 마음을 먹음. 또는 그런 마음. 5. 앞으로 일어날 일에 대하여 상상해 봄. 또는 그런 상상. 6. 어떤 일에 대한 의견이나 느낌을 가짐. 또는 그 의견이나 느낌. 7. 어떤 사람이나 일에 대하여 성의를 보이거나 정성을 기울임. 또는 그런 일. 8. 사리를 분별함. 또는 그런 일.
챗GPT는 확률과 통계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이다. 통계상 가장 높은 확률인 말을 선택해 알려준다. 확실히 학습된 정보가 아니라면 이상한 말이 나올 확률이 높다. 자의적인 판단도 할 수 없다. 그저 통계를 말해줄 뿐이다. 한글에 있어 유독 오류가 많은 것은 학습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학습을 한다 해도 잘못된 답을 하는 빈도를 줄일 수 있을 뿐 완벽해질 수는 없다. 1, 2번 정의에 부합하는 행동이 챗GPT의 한계다. 강정수, 김이라, 배진범, 서수영, 성영아, 이현정, 임현근이 공저한 ‘챗GPT와 오픈AI가 촉발한 생성 AI 혁명’에서는 이렇게 설명한다. "헛소리까지 모방하고 학습한 언어모델이 챗GPT다. 인간의 말과 글 대부분은 불특정하고 모호하고 다목적적이다. 따라서 챗GPT가 설득과 선전 및 선동을 구별하고 출처의 신뢰성을 스스로 판단해 사실만을 전달하도록 발전시키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챗GPT와 같은 생성형 AI가 가져올 현실적인 우려는 인간의 직업에 관한 것이다. 혹자들은 생성형 AI로 인해 많은 사람이 직업을 잃을 것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미드저니 등 이미지를 만들어주는 AI로 인해 일러스트레이터 등이 직업의 위협을 느끼고 있는 게 어느 정도 사실이긴 하다. 하지만 이 책에서 설명하듯 인간에게 위협은 AI 그 자체가 아니라 AI를 나보다 더 잘 다루는 동료다. 생성형 AI를 얼마나 잘 다룰 수 있느냐가 앞으로는 능력의 척도 중 하나가 될 것이다. 이것은 증기기관, 컴퓨터, 스마트폰과 같은 도구(tool)의 혁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이것을 이용해 글을 쓰고 검색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일상에서 더 많이 활용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IT 업계 최고의 화두는 메타버스(확장 가상세계)였다. 하지만 지금은 메타버스의 인기가 확 식어버렸다. 챗GPT가 메타버스처럼 거품일 수 있을까. 아니라고 본다. 메타버스는 훌륭한 플랫폼이긴 했으나 삶을 바꿀 대단한 도구는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챗GPT는 다르다. 내가 챗GPT를 잘 다루지 못한다는 사실에 공포를 느낄 날이 머지않았다.
생성 AI 혁명|강정수 외 | 더퀘스트 | 328쪽 | 1만9000원
이근형 기자 gh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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