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자치 내실화에 기여”…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 활성화 방안 모색
한국지방자치학회 고향사랑기부제특별위원회(이하 ‘특위’)가 지난 4월 21일 오전 제1차 간담회를 개최했다.
특위는 2023년 1월 1일부터 시행된 고향사랑기부제의 활성화 방안 모색을 목표로, 지방자치 분야 국내 전문가들이 모인 ‘한국지방자치학회’가 구성한 위원회이다. 특위 초대 위원장은 목원대학교 행정학부 권선필 교수가 맡았고, 학계·법조계·언론계·지자체 담당자 등 각계각층의 전문가 10여 명이 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간담회는 권선필 위원장의 ‘고향사랑기부제 모금 활성화 방안’과 함보현 위원(법률사무소 생명 대표변호사)의 ‘고향사랑기부제의 제도적 문제점 및 개선방안’ 발제와 정법모 위원(부경대학교 국제지역학부 교수)과 김희선 위원(광주광역시 동구청 기획예산실 인구정책계장), 이상범 위원(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정책연구실장) 순으로 지정토론이 진행됐다.
“현재의 고향사랑기부제는 한마디로 흥행 실패”라는 일침으로 포문을 연 권선필 위원장은 흥행 실패의 원인을 “제도의 불완전성, 규제 덫, 준비 및 역량 부족, 온라인 시스템 취약” 4가지로 압축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으로 법 개정, 규제 개혁, 민간 플랫폼 개방, 역량 강화를 제시했다. 현행 제도는 일선 지자체 공무원의 과도한 업무부담으로 인해 민간과 협력하지 않고는 풀어나감에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포지티브(Positive) 규제에서 네거티브(Negative) 규제로의 전환”을 제시한 함보현 위원은 제도 운용의 주체가 지자체인데 이들의 행위를 규제 중심으로 명문화한 현재 법령은 정비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자치법규에서 세부 사항을 정할 수 있게 위임사항 범위 확대, 고향사랑기부금 기부 절차 및 결제 수단의 간소화, 민간 플랫폼 이용이 가능한 실질적인 지원체계 구축, 지역 현안과 정책을 반영할 수 있는 서비스 제공 등을 제안했다.
이후 지정토론이 진행된 자리에서 정법모 위원은 “권 위원장께서 ‘흥행 실패’라고 하셨는데, 과연 정부가 흥행을 위한 의지가 얼마나 있었는지도 의문”이라며 함 위원의 법령 정비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또한 향후 제도개선을 통해 지자체 주도의 모금환경이 만들어졌을 때를 대비한 민간 주체의 발굴과 명확한 역할 분담의 필요성, 지자체별 기금운용심의위원회 구성원 내 주민자치조직 등 참여를 통한 민관협력형 성과관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김희선 위원은 “행정은 법령에 근거하여 사무를 추진하는데 일을 하다가 계속 벽에 막히는 느낌”이라며 “법령 문구의 모호성으로 인한 해석의 여지가 존재하고 업무를 추진하다 보면 여러 금지 조항으로 적극적인 업무추진에 제동이 걸리는 상황이다. 정책을 집행하는 일선 현장의 입장이 조금 더 고려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이상범 위원은 “지자체 담당자와 이해관계자들의 고향사랑기부제에 대한 이해가 높아졌는데, 규제 중심으로 운영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며 현행 제도 운영의 한계는 “행정안전부가 지자체의 요구를 따라가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지금이라도 고향사랑기부제의 목적을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소멸 대응으로 설정하고, 활성화를 위해 민간참여를 열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이날 사회를 본 김대호 위원(로컬그라운드 이사)은 “고향사랑기부제는 일본의 고향세를 벤치마킹한 제도인데, 고향세의 장·단점을 고려하지 않았던 것 같다”고 말하며 “고향세 초기 시행착오로 인한 실패와 성공 사례가 이미 존재하는데 왜 한국에서 다시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지, 민간 플랫폼 활용하지도 않는데 왜 벌써 경쟁과 과열을 걱정하는지, 제도를 살려서 지방소멸을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게 아닌지 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특위는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매월 월례 간담회를 추진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국회의원실과 공동 간담회, 자치단체장 릴레이 인터뷰, 지자체 담당 공무원 일본 연수 추진, 권역별 순회 토론회 개최, 한국지방자치학회 하계 학술대회 세션 운영, 국제포럼, 대토론회 등을 연내에 추진할 계획이다.
권선필 위원장은 “고향사랑기부제가 당초 취지와 목적을 잘 살릴 수 있도록 특위를 중심으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함으로써 지방자치의 내실화에 기여하겠다”고 밝히며 간담회를 마무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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