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5년간 무료 결혼식’ 신신예식장 대표 별세…그가 남긴 소원은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경남 창원에서 55년간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1만4000쌍 부부를 결혼시킨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백씨는 아버지의 예식장 일을 돕기 위해 대학 시절 사진학을 전공했으며, 최근에는 신혼부부들의 더 멋진 결혼식을 위해 옥상과 바닥 등을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들 부부 얼마나 잘 사는지 찾아보러 떠나겠다”
경남 창원에서 55년간 무료 예식장을 운영하며 1만4000쌍 부부를 결혼시킨 백낙삼씨가 투병 끝에 28일 별세했다. 향년 93세.
백씨 부인 최필순(83)씨는 이날 연합뉴스와 통화해서 “남편이 지난해 4월 과로로 쓰러져 병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았고 1년 투병 끝에 오늘 숨졌다”고 밝혔다.
고인은 지난 1967년부터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에서 신신예식장을 운영하며 신혼부부에게 예식장 공간 사용과 의복 대여, 메이크업 등을 모두 무료로 제공해왔다. 고객 대부분은 결혼식 비용을 마련하기 어려운 신혼부부였고, 이들은 최소한의 사진 촬영 값만 내고 식을 올렸다.
백씨는 오랜 선행으로 2021년 LG 의인상을 받았고, 윤석열 대통령도 대통령 후보 시절이던 2022년 1월 14일 신신예식장을 찾아 백씨를 만났다.
앞서 고인은 2021년 10월 13일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록’에 출연해 무료 결혼식 봉사를 하게 된 사연을 공개했다. 과거 백씨는 중앙대 교육학과에 입학했으나 집안의 사업이 망하며 졸업을 1년 앞두고 학업을 그만두게 됐다. 그러던 중 가족들은 백씨만 남기고 야반도주를 했고, 홀로 남은 그는 길거리 사진기사 등을 하며 돈을 벌었다.
백씨는 사진 한 장에 20원씩 받아 모은 돈으로 2층짜리 철근 콘크리트 건물을 사들였다. 그는 “건물로 무엇을 할까 하다가 나처럼 돈 없어 결혼을 못 하고 애태우는 분들을 위해 결혼식 열어주고 나는 사진값만 받으면 되겠다고 생각해서 이 일을 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는 “1967년 6월 처음에 무료 예식을 시작할 땐 사진값만 받고 다른 것은 일체 무료였다. 그러다가 2019년에 국민훈장 석류장을 받았다. 이게 ‘정부에서 채찍질하는가 보다’ 해서 그때부터 사진값도 안 받고 있다”고 말했다.
백씨는 방송에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를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1977년도에 이 예식장에서 결혼했다는 분한테 전화가 왔다. 당시에는 형편이 너무 좋지 않아 아무런 보답도 못하고 왔는데 지금은 부자 소리를 듣고 있으니 돈을 보내고 싶다고 하더라”며 “그래서 내가 너무 고마워 눈물이 앞을 가린다고, 앞으로 사회에 더욱 봉사하면서 살겠다고 답장을 보냈다”고 말했다.
백씨는 인터뷰를 마치며 100살까지 예식장을 운영하고 싶다는 소원을 남겼다. 그는 “100살이 되면 내가 결혼시켜 준 신혼부부 전화번호가 적힌 장부를 배낭에 넣고 전국 일주를 하고 싶다. 이들 부부가 얼마나 잘 사는지 찾아보러 떠나겠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신랑, 신부들이 서로 자기 집으로 오라고 야단”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신신예식장은 아들 백씨가 계속 이어나갈 예정이다. 백씨는 아버지의 예식장 일을 돕기 위해 대학 시절 사진학을 전공했으며, 최근에는 신혼부부들의 더 멋진 결혼식을 위해 옥상과 바닥 등을 거액을 들여 리모델링한 것으로 전해졌다.
나경연 기자 contest@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임창정 부부, 1조 기념 ‘조조파티’도 참석” 내부고발
- ‘부산 모녀’ 살해한 50대 여성에게 무기징역 선고
- “니하오…” 아시아계 조롱한 이탈리아 여대생 3명, 결국…
- 日산케이 “기시다, 윤석열 본받아야” 이례적 평가 왜?
- 열 살도 안된 의붓딸 상습 성폭행 한 40대 징역 10년
- 가수 박혜경 “임창정, 투자 권유 안 했다…나도 손해 봐”
- 대소변 둘러쌓인 탑골공원… ‘분뇨의 성지’ 된 이유는
- “바빠! 꺼져!” 경비원 치고 달아난 오토바이 배달기사
- “이거 수상하다 했는데”… SG발 폭락 당국은 왜 미리 몰랐나
- 졸리 만난 김건희 “인권·동물권·환경보호” 대화 [국빈만찬 포착]